사법정의

인천경찰청, 도 넘은 제 식구 감싸기

2015년 06월 15일 15시 04분

인천지방경찰청 보안과가 5월 21일 자 뉴스타파 보도, ‘간첩수사협조자, 보안경찰을 고소하다'를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뒤늦게 냈지만 지나친 ‘제 식구 감싸기’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경찰청 보안과는 지난 6월 12일 배포한 ‘해외출장(중국) 관련 보도에 대한 진상'이라는 보도자료에서 뉴스타파가 연출 화면을 실제 장면인 것처럼 왜곡해서 보도했으며 협조자에게 선물을 사오라고 요구했다는 보도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뉴스타파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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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보안과는 뉴스타파 보도 내용 가운데 경찰이 ‘000노래방(일명 KTV)에 출입하는 장면과 룸에서 대화하는 장면에 대해 협조자 K씨와 그 일행인 여성이 연출하여 촬영한 것을 마치 출장 경찰관과 여종업원이 대화하는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보안수사대 경찰관이 ‘협조자 K씨에게 시계와 가방을 사달라고 부탁하였으나, 전달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방송한 해당 내용은 ‘연출하여 촬영'한 것이 아니라 중국인 통역자와 KTV 종업원 간의 실제 전화 통화 내용이다. 인천경찰청 보안수사대 경찰관들이 협조자 김 모 씨에게 ‘한국말을 잘 하는 아가씨를 섭외해줄 것'을 요청하자 김씨가 부탁해 중국인 통역자가 KTV 종업원에게 한국말을 하는 여종업원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통화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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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계와 가방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협조자 김 모 씨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씨는 ‘이 모 경사의 요청으로 짝퉁 명품 가방을 사서 전달했으며 며칠 뒤 이 경사로부터 가방을 받은 여성 경찰관이 바느질이 마음에 안 든다며 교환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이 해당 경찰관과 이 경사로부터 가방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면서 해당 가방의 사진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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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를 낸 김상철 인천경찰청 보안과장(총경)은 가방을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취재진에게 답변했다.

인천경찰청 보안과는 보안수사대 경찰관들을 고소한 협조자 김 씨의 의도가 ‘악의적’이라며 “경찰관들의 명예회복과 정당성 확보를 위해 객관성 있는 인천지검에 김 씨를 무고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고소인인 경찰이 고소인인 협조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개인정보 조회의 불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인천경찰청 보안수사대 이 모 경사는 지난 5월 18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협조자 김 모 씨에 대해 조회한 결과 고소 건수가 많은 신뢰하기 힘든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소인인 이 경사가 경찰 전산망으로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본 것에 대해 당시 인터뷰에 동석한 인천경찰청 보안수사 1대장 윤주철 경정은 ‘고소인이 그동안 우리에게 제공한 증거들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이 들어 고소인에 대한 수사 단서를 얻기 위해 정상적인 결재를 거쳐 해당 정보를 조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고소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명백히 경찰 정보망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은 ‘형사사법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처리하거나 타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달서 인천경찰청 공보과장은 보안과 명의의 보도자료가 인천경찰청의 입장을 담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고소인인 협조자 김 씨는 감찰이나 검찰 수사가 종료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피고소인들이 소속된 인천경찰청 보안과가 사실과 다른 보도자료를 내놓을 뿐 아니라, 보안과를 제어하고 객관적인 감찰을 수행해야 할 인천경찰청이 이를 승인함으로써 ‘과연 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지 불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중순 협조자 김 씨가 인천 보안수사대 경찰관들을 고소한 뒤 인천경찰청 보안과는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기보다 직원들의 입장에서 제 식구 감싸기식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이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자료를 보도가 나간 지 20여 일이 지나서, 그것도 지방경찰청 명의가 아니라 해당 부서 명의로 내놓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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