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주말만 버티래”...그들은 삼성의 승인을 기다렸다

2015년 01월 27일 20시 56분

꼭 2년 전 오늘 (1월 27일)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하청노동자가 동료와 급박하게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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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사고 당일 하청업체 노동자는 삼성에 밸브 교체를 두 번 건의했다. 하지만 삼성은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주말만 버티라고 지시했다. 당시 현장 근무 중이던 하청업체 직원은 동료에게 누출량이 점차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다급하게 알리고 있다. 밤 11시가 되자 내산봉투를 교체하고 있던 당시 하청업체 직원은 “온 몸이 가렵고 머리가 아프다”며 동료 직원에게 하소연한다. 분초를 다투던 시각, 작업 결정 권한이 없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삼성의 승인만을 기다렸다. 삼성은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두 번의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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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관련 형사재판 1심 판결문 가운데 당시 정황을 포착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을 확보했다. 삼성은 불산 누출이 최초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두 번의 교체 건의를 거절함으로써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결정적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후 10시간 만에 교체 수리 작업에 들어가지만 이 과정에서도 가동중지 권한을 가진 삼성은 전체 탱크 가동을 중지시키지 않은 채 무리한 수리를 강행한다. 이로 인해 수리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은 불산에 과다노출 돼 끝내 숨졌다.

1심 판결에서 삼성전자와 전무이사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작업 지시 권한이 있었던 삼성 측의 실무자인 부장과 대리, 사원 등 3명이 벌금 3백만 원에서 7백만 원을 선고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했던 하청업체는 일감이 떨어져 사실상 폐업 상태가 됐다. 사고 당시 부상당한 노동자들은 다른 하청업체로 직장을 옮기거나 작업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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