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1년 10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600여 명의 언론인과 함께 프로젝트 결과물을 차례로 보도합니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트러스트,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홍콩)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 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지난 2014년 3월 27일, KBS 9시뉴스는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변에 있는 호화별장을 홍콩의 한 회사와 함께 사들였다고 단독 보도했다.
매입 가격은 480만 달러인데, 매입 시점인 2007년 4월 당시에는 개인의 해외부동산 투자한도가 3백만 달러로 이 회장 혼자선 살 수 없었지만 홍콩 회사가 절반이 넘는 돈을 내 공동으로 매입할 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홍콩 회사의 이름은 폴렉스(Polex) 디벨롭먼트.
KBS는 이 회사의 홍콩 이름은 보아발전유한공사, 주소는 SM의 국내외 공연사업을 담당하는 홍콩소재 계열사와 똑같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에스엠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1년, 뉴스타파 취재진이 전세계 14개 역외 서비스 제공 업체에서 유출된 ‘판도라페이퍼스’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폴렉스와 이수만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문서를 대거 발견했다.
폴렉스를 관리한 홍콩 소재 한국계 회계법인 일신과 일신기업컨설팅에서 나온 자료다. 일신 내부 문서에 따르면 폴렉스는 차명 이사와 주주 등을 내세웠으나 별도의 문서를 통해 이수만을 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로 지정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운영권도 이수만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에스엠 측은 폴렉스는 이수만 회장의 부친 이희재 씨가 국내에 예치했던 40여 억 원을 홍콩으로 반출해 설립한 부동산 투자목적의 법인이며, 이 회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말리부 부동산은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미국 연예산업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에 네트워킹 또는 홍보 목적의 고급 주택이 필요하게 됐다”며 “이를 위해 당시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해외자산과 아버지 이희재 씨의 해외 자산으로 말리부 소재 부동산을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환당국에도 적법하게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수만 회장과 폴렉스의 말리부 별장 매매 과정은 많은 의문을 남긴다. 일신 내부 문서를 토대로 말리부 별장 매매의 전말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