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H 외과,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기록 작성 않아...특별대우"

2019년 03월 20일 19시 35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뉴스타파에 증언한 H성형외과 전직 간호조무사는 이 병원이 이부진 관련 진료, 투약 기록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김민지(가명)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H성형외과는 환자 차트나 예약 기록 등에 이부진 사장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프로포폴 투여 날짜와 용량 등을 기재하는 ‘장부’는 다른 환자들에게 투여한 량을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이 성형외과가 엄격하게 작성해야 하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멋대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이부진 사장, 병원 직원용 주차장-출입구 통해 병원 VIP실 출입”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프로포폴 주사를 상습적으로 맞은 장소로 의심되는 H성형외과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예약을 신청하면, 직원들이 확인 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환자들을 진료·관리하는 구조다. 예약 없이 찾아오는 환자는 진료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병원에서 10개월 동안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제보자 김민지 씨는 “이부진 사장은 일반 환자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반 환자들이 거치는 일반적인 예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장과 직거래를 하는 식으로 H성형외과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사장이 원장님에게 바로 전화를 해 예약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원장님이 성형외과 총괄실장에게 이부진 사장의 예약 소식을 알려주면, 실장님이 이를 다시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얘기가 전달됐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이름은 병원에서 관리하는 예약리스트에 없었습니다.

김민지(가명) H성형외과 전 간호조무사

이부진 사장은 성형외과에 들어갈 때도 일반적인 통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병원 직원 전용 주차장을 이용해 바로 건물 3층에 위치한 H성형외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김 씨는 또 “이부진 사장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바로 성형외과로 올라온 뒤 접수 데스크를 거치지 않고 VIP 관리실로 직행했다”고도 주장했다. VIP 관리실 또한 일반 환자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라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취재진은 김 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H성형외과를 직접 찾아가 봤다. 그리고 김 씨의 증언처럼 일반 환자들이 드나드는 건물 중앙의 출입구 외에도 건물 옆면의 별도 주차장을 통해 H성형외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는 사실, 실제로 이 문을 통해 H성형외과 원장 등 극소수의 병원 직원이 출입한다는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H성형외과의 구조는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디귿자’ 모양을 띄고 있다. 병원이 있는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오른쪽 복도 끝에 일반 환자들이 사용하는 접수실과 상담실이 있고, 왼쪽 복도 끝에 수술실과 회복실, VIP관리실 등이 있는 구조다. 김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직원 주차장, 엘리베이터 경로를 통해 외부인의 눈에 띄지 않고 바로 VIP 관리실로 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 외경

“H성형외과, 이부진 진료 투약 기록 남기지 않고, 프로포폴 관리대장도 조작”

김민지 씨는 H성형외과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게 다량의 프로포폴을 투약한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른 환자들의 투여량을 뻥튀기 하는 방식으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A 환자에게 10ml의 프로포폴이 투여됐다면, 이를 15ml 내지는 20ml로 높여 장부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프로포폴 장부’를 조작했고, 이렇게 부풀린 기록으로 이부진 사장에게 투약한 프로포폴 투여량 흔적을 없앨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H성형외과의 업무기록 어디에도 이부진 사장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 즉 마약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성형외과 뿐 아니라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의료기관은 의무적으로 환자 투약 경위 등을 자세히 적은 관리대장을 기록, 보관해야 한다. 마약류 관리를 전산화 하기로 한 2018년 5월 이전에는 각 의료기관에서 작성한 이 ‘관리대장’을 토대로 지자체 보건소가 마약류 사용 실태를 점검했다.

마약류취급자와 법 제4조제2항제6호 및 이 규칙 제5조에 따라 마약류 취급의 승인을 받은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의한 기록을 작성·비치하여야 한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시행규칙 제21조

따라서 김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H성형외과는 마약류 관리대장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셈이 된다.

김 씨는 “이부진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입막음도 상시적으로 계속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H성형외과 총괄실장이 평소 “이부진 사장 프로포폴 상습 투약 관련 얘기를 밖에서 하고 다녔다가 해코지라도 당하면 어떻게 하냐”는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H성형외과 총괄실장 “이부진, 보톡스 맞으러 왔다” 주장…이후  ‘취재 거부’

▲ 취재진의 취재 요청을 거부하는 H성형외과 원장 유 모 씨

취재진은 김 씨의 증언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병원 관계자들에게 연락하고 찾아갔다. 유 모 H성형외과 원장, 제보자인 김민지 씨와 함께 근무했던 성형외과 총괄실장 신 모 씨 등이었다.

먼저 신 씨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부진 사장이 H성형외과에 드나든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병원방문 목적이 “프로포폴이 아닌 보톡스 시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차례 만남 이후 신 씨는 모든 취재를 거부했다.

유 모 원장 역시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해당 의혹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취재진과의 수차례 만남에서 “인터뷰를 거부한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2016년 경 제보자 김민지 씨와 H성형외과에서 같이 근무했고,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직원 2명도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만 전했다.

취재 강혜인 강민수
촬영 신영철
편집 정지성 김은
CG 정동우
디자인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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