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표 세일즈외교, 줄줄이 '꽝'
2015년 05월 14일 20시 05분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마다 현지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k-pop 행사나 교민과의 만남, 그 중심에 선 대통령의 모습을 우리는 익숙하게 보고 있다. 국내 언론은 이런 행사들이 현지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실은 대통령 순방에 맞춰 정부가 기획하거나 후원한 이벤트였다.
국내 여러 언론은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떠난 대통령이 지난 4월 25일, 브라질 패션쇼와 K-pop으로 구성된 문화 행사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다뤘지만, 행사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 KBS <박 대통령 “패션 한류도 중남미로 확산되길”…내일 귀국 ‘과제 산적’ (2015.4.26)>
▶ 뉴시스 <朴대통령, 브라질서 '패션+한류' 지원 나서 (2015.4.26)>
확인 결과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브라질 한국문화원(brazil.korean-culture.org)이 주최한 것이었다. 브라질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기획해서 진행한 것이다. 이 행사는 대통령님 순방 때문에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11월 프랑스 순방 기간 중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 드라마 파티' 역시 국내 언론들은 ‘봉주르꼬레'라는 한류 팬 단체가 기획한 행사라고 보도했지만, 문광부 소속 프랑스 한국문화원이 후원하고 공동으로 연 행사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 MBC 박 대통령, '문화외교' 집중… 프랑스 한류 팬 파티 참석 (2013.11.4)
국내 언론들은 대통령과 해외 교민들과의 만남 역시 매번 비중 있게 보도했지만 정작 형식적인 행사에 실망한 교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곳은 찾기 힘들었다. 유재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지난해 대통령 독일 순방 당시 재독 광부, 간호사 등 교민들과의 만남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정서가 많이 남아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대화 시간이 오히려 다른 전직 대통령들보다 짧았다. 기대와는 달랐다”고 말했고, 지선열 재스위스한인회 회장 역시 지난해 스위스 순방 당시의 교민과의 만남에 대해 “만남을 가진 시간은 너무 짧았기 때문에 질문 몇 가지 하고 가셨다. 교민들이 실망을 좀 많이 했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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