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쌍용차 노동자들이 세상에 묻는다

2013년 05월 10일 09시 17분

<앵커 멘트>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해오던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170일 만에 내려왔습니다.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외치면서 15만4천 볼트 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몸을 실었지만 얻은 것은 정치권의 약속 위반과 아픈 몸이었습니다.

울분의 현장을 뉴스타파가 들어왔습니다.

15만4천 볼트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바로 그곳에서 오늘 남편이 내려오는 날입니다.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그를 기다리는 또 다른 이들이 있었습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입니다.

건강악화로 내려오게 된 복기성씨. 몸을 가누기도 힘듭니다. 송전탑 위에서의 농성 171일만입니다.

[복기성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건강 악화로 내려오게 돼서 죄송합니다. 몸 추스르고 이 땅에 헐벗고 고통받고 억울하게 죽어가는 비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상균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 “이 사회가 갑자기 갑과 을의 관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사실 다 아시지 않습니까. 이 시대의 갑과 을이 그런 언론의 뉴스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그런 현상들이 아니라 해마다 잘려도 잘린다고 말도 못하고 일터에서 쫓겨나는 십 만이 넘는 해고노동자들과 이제 신분 차별을 넘어서 노예로 고착화되고 있는 천 만 비정규직의 절규들이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닐까요.”

한상균, 복기성. 4년 동안 싸워온 쌍용차 해고자인 그들의 막다른 선택이 송전탑이었습니다.

쌍용차 노동자 2646명을 내보내는 과정은 폭력적이었습니다.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진압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해고 이후 2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해고자들은 거리와 광장에서 외쳤고 목숨을 건 단식도 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이라 믿으면서 15만 볼트 송전탑에 몸을 실었습니다. 작년 11월 20일 새벽입니다.

“강풍에 천막이 불안합니다.”

살을 에이는 듯 한 추위 속에서도 그들은 웃었습니다. 반드시 이루어 내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복기성] “25일 성탄절에는 꼭 이전에 내려와서 다같이 크리스마스 파티 했으면...”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의 약속이 실현될 때까지는 차라리 죽을지 언정 결코 내려오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해가 바뀌고 겨울이 왔습니다. 농성 116일째인 지난 3월 15일. 문기주 정비지회장은 건강 악화로 송전탑을 내려옵니다. 그들은 세상을 향해 다시 절박하게 외쳤습니다.

[복기성]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죽어나가지 않고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 삶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해 주십시오.”

그렇게 송전탑에서의 171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9일 복기성씨 마저도 건강이 악화돼 결국 송전탑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겨울이 가고 계절은 바뀌었지만 그러나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한상균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 “박근혜 대통령과 이 나라 국회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김정우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지부장] “어떤 행동을 해야 이 소외된 노동자들이, 죄 없는 노동자들이 살 수 있을까, 라는 그런 궁리만이 가득합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우리를 향해 묻습니다. 이제 더 무엇을 해야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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