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심사기준, 투자자 요구로 완화

2014년 04월 08일 16시 39분

이번 영종도 카지노 허가 과정에서 문화부가 당초 발표했던 투자자 심사 기준이 중간에 크게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가 신용등급을 반드시 해외 신용평가사에서 받도록 한 지침을 국내 신용평가사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이 때문에 문화부가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부의 급박한 사전심사제 도입, 그리고 문화부의 지침 완화 덕분에, 결과적으로 리포&시저스는 카지노 허가라는 특혜를 받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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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4일, 문화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카지노 투자자 심사 지침을 행정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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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3주 뒤인 9월 28일, 문화부는 관보를 통해 최종 심사 지침을 고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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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지침을 비교해보면 내용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예고한 지침에는 투자자가 신용 등급을 반드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 S&P, 피치)에서 받도록 돼 있었지만, 최종 결정된 지침에는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도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됐다. 사실상 심사기준을 완화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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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는 처음 지침을 만들 때 신용등급 심사 기관을 해외 신용평가사로만 한정한 것이 단순한 실수, 혹은 행정 착오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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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종도 카지노 개발을 추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측은 이 지침이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고 말했다. 당시 문화부는 민감한 카지노 허가를 민원처리 방식으로 다루는 사전심사제에 부정적이었다. 이 때문에 사전심사를 하더라도 그 과정을 엄격하게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문화부가 심사 기관을 해외 신용평가사로 한정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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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가 이처럼 엄격한 심사 지침을 발표하자 인천경제청은 문화부 앞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뉴스타파가 박원석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인천경제청의 공문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외에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도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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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은 이 의견 제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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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8일 사전심사제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후, 결국 문화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요구대로 국내 신용정보회사가 평가기관에 포함되도록 내용을 바꿔 최종 지침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처음 예고한 지침이 단순한 행정 실수였다고 밝혔지만 카지노 업체의 편의를 위해서 지침을 바꿨다는 점 또한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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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은 문화부의 심사 지침이 변경된 뒤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 적격 등급인 BBB-를 받아 우리 정부에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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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달 18일, 문화부는 사전심사제를 통해 리포-시저스에게 사실상 카지노 사업권을 내줬다. 국내 첫 외국인 카지노 투자자가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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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에 속해있는 시저스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해외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로부터 투기등급인 CCC+ 등급을 받은 상태다. 실적이 안 좋고 재무구조도 취약하다는 이유다. 해외에서는 투자 부적격 평가를 받은 자본이 국내에서는 투자 적격으로 턱걸이해 카지노 사업을 따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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