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투자활성화 대책, 책임은 투자자 몫?
2014년 08월 22일 22시 56분
지난 달 18일, '리포-시저스'라는 한 외국인 투자 컨소시엄에 인천 영종도 카지노 설립을 위한 사전 허가가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인 자본에 의해 카지노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허가 과정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업체를 도왔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2년에 걸친 '영종도 카지노 허가 작전'을 해부한다.
비상경제대책회의 -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 발표
청와대는 이날,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리포-시저스, 카지노 설립 MOU 체결
같은 날, 리포-시저스라는 외국 업체는 영종도 개발 총괄 시행업체인 미단시티개발과 카지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기정사실로 한 내용이었다. 외국자본이 이 내용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명박 대통령, 사전심사제 독촉
이후 내수활성화 토론회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사전심사제'를 빨리 도입하라며 문화부 장관을 질책했다.
정부, 사전심사제 도입 입법예고
지식경제부는 이틀 뒤, ‘사전심사제’가 포함된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개정안을 서둘러 입법예고했다.
이명박 대통령 옆 미단시티개발 부사장
입법예고 기간에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또다시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을 독촉했다. 대통령 옆에는 영종도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는 미단시티개발 임원이 앉아있었다.
사전심사제 시행령 의결
한 달 뒤, 국무회의에서 ‘사전심사제’ 시행령이 의결됐다. 미단시티개발은 카지노 사업 부문의 토지와 운영권을 카지노 컨소시엄 투자자인 리포 그룹에 모두 매각했다.
사전심사제에 부정적인 문화부
새로 임명된 유진룡 문화부장관은 카지노 ‘사전심사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리포-시저스, 사전심사 탈락
문화부는 카지노 사전심사를 청구했던 두 업체 모두에게 탈락을 통보했고 ‘사전심사제’를 아예 공모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하고 공모제 관련 입법예고까지 했다.
그렇게 ‘사전심사제’를 둘러싼 논란은 정리되는 듯 했다.
'카지노 지원체계 마련' 정부 핵심과제로
그런데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카지노는 또다시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로 떠오른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 지원체계 마련'이 정부 핵심과제로 선정되었다.
'카지노 리조트 건설 시급' - KDI 보고서
이어 11월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카지노 리조트 건설이 시급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리포-시저스, 사전심사 재청구
‘사전심사제’를 공모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입법예고까지 한 상황이었지만 리포-시저스는 다시 ‘사전심사제’ 방식으로 심사를 청구했다.
문화부, 리포-시저스에 사전심사 적합 통보
그리고 지난달 18일, 문화부는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에 카지노 건설을 허가했다.
심사 신청 거절당한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
그러나 지난 해 박근혜 정부 초기 리포-시저스와 함께 사전심사를 신청했다 탈락한 또 다른 해외 자본 유니버셜 엔터테인먼트는 문화부로부터 전혀 다른 입장을 전달받았다.
법이 공모제로 전환될 때까지 사전심사 신청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니버셜 엔터테인먼트는 심사 신청도 하지 못했다. 리포-시저스가 사전 심사를 신청했을 당시 문화부의 입장과는 완전히 달랐다.
유진룡 문화부 장관은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결과적으로는 특혜일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지만 자세한 답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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