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감시

[국회개혁] 법원, "국회의원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 증빙서류 공개하라"

2018년 02월 01일 17시 52분

20대 국회의원들의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 증빙 서류에 대한 국회 사무처의 비공개 처분은 위법하다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왔다. 20대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 명목으로 정책자료집 발간과 정책연구 용역 등에 사용한 예산 집행 내역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유진현)는 2월 1일 뉴스타파가 <세금도둑잡아라> 등 3개 시민단체와 함께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회의원들의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급신청서, 계약서 등 지출 증빙 서류의 내용이  공개되더라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국회의원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공개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문 원문 보기 

재판부는 특히 입법 및 정책개발비를 지급받은 외부 연구자 개인의 성명, 소속, 직위도 함께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관련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예산의 투명한 사용과 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입법 및 정책개발비가 구체적으로 사용된 용도, 즉 연구 용역의 대가이거나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토론회, 공청회에 참여한 것에 대한 사례에 비추어 입법 및 정책개발비 수령인의 성명, 소속, 직위가 공개된다고 하여, 수령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계약자의 신분증과 통장사본 등 개인 정보의 공개는 제외하라고 밝혔다.

이번 1심 판결로 한해 132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는 20대 국회의원들의 입법 및 정책개발비의 상세한 사용실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입법 및 정책개발비는 국회의원 의정활동의 핵심인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발간과 정책연구 용역은 물론 각종 토론회, 간담회 등을 집행하는 데 쓰이고 있다. 의원 한 사람이 한해 최대 4,500만 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입법 및 정책개발비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제대로 공개된 적은 없다.

뉴스타파는 지난해부터 19대와 20대 국회의원들이 집행한 입법 및 정책개발비 예산 사용  실태를 추적해왔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표절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고 정책개발을 위해 전문가에게 맡겨온 정책연구에서도 표절 등 엉터리 정책연구가 확인돼 국민의 세금이 낭비됐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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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원의 공개 결정에 대해 국회 사무처 측은 “법원의 판결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 “판결 취지를 충분히 검토해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지금까지 국회는 각종 정보공개 소송에서 패소할 때마다 관련 정보를 즉시 공개하지 않고 항소, 상고를 거듭해왔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 관련 정보의 공개를 지연시키기 위한 ‘시간끌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뉴스타파와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 등 시민단체 3곳은 2017년 6월,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사용한 예산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 사무처에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 증빙 서류의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공개를 거부하자 지난해 9월 법원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당시 국회 사무처는 "영수증과 계약서에는 개인 정보가 많고,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야기하여 원활한 의정활동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관련 정보의 공개를 거부했다.

취재 박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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