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국민의힘 김현아 후보 '허위사실 유포 조사' 착수

2024년 02월 29일 14시 00분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국민의힘 김현아 예비후보(경기도 고양정, 20대 국회의원)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신고가 접수된 지 나흘 만이다. 경기도 고양시일산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28일) 김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신고자 A씨에게 연락해 신고 내용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선거법 제272조의2(선거범죄의 조사등)에 따른 조치다.
앞으로 선관위는 당사자 소명 및 사실 관계 확인을 거쳐 수사의뢰나 고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는 '후보자나 후보가 되고자 하는 자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당선 이후에라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이 취소된다. 

존재하지 않는 '경찰 무혐의' 발언하다 선관위 신고당한 김현아 전 의원

지난 24일, 김 후보의 최측근이자 2022년 대선 때 김현아 당협위원장이 이끄는 경기도 고양정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였던 A씨는 '김현아 후보가 기자회견과 SNS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신고 요지는 "2022년에 경찰이 김현아 후보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혐의 처리한 사실이 없는데, 김 후보가 기자회견 등에서 경찰이 2년 전에 무혐의 처분을 한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A씨의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 검증한 바 있다.(관련 기사 : 한동훈이 공천 막은 김현아 전 의원, 허위사실 유포로 선관위에 신고당해) 확인결과, 2022년에 김현아 후보가 고소·고발당했다가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끝낸 사건은 '공직선거법' 및 '사기' 혐의뿐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시민단체가 고발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경찰이 계속해서 수사를 해왔고 현재도 검찰이 수사 중이다.
정리하면, 김 후보는 다른 사건들에 대한 경찰 무혐의를 '정치자금법 무혐의'로 뭉뚱그려 말했던 것이다.
지난 23일 단수공천 취소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는 국민의힘 김현아 후보. (출처:연합) 

뉴스타파 보도 후 말 바꾸기 시작한 김현아 전 의원...라디오에서도 거짓말했나    

뉴스타파 보도 후 김현아 후보는 기존의 '전부 무혐의' 주장을 '일부 무혐의', '대부분 무혐의'라며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지난 27일 KBS1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제 사건은 일부 경찰에서는 무혐의가 결론이 지어졌고, 또 정치자금법에 있어서는 아직 기소가 된 것도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 후보가 "정치자금법 사건을 경찰이 이미 무혐의 처리했다"고 말해온 것과는 배치된다. 아래는 지난 23일 김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 중 일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때 공천받지 못한 자들이 제가 불법 당협사무실을 운영하고, 운영회비를 강제로 걷고, 부당한 공천을 했다고 고소·고발했지만 이에 대해 경찰은 모두 무혐의·불송치 결론을 내렸다.

지난 23일 김현아 국민의힘 예비후보 기자회견 내용 중 일부
김 후보는 본인 사건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앵커 질문에는 "경찰이 모든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라고 말한 뒤 앵커가 "모든 혐의에 대해서요?"라고 되묻자 "네, 그런데 이제 고발인을 바꿔서 정치자금 문제로 또 고발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고발된 혐의 및 날짜, 고발인을 기준으로 보면 ▲정치자금법(2022년 4월, 시민단체) ▲공직선거법(2022년 6월, 당협 청년위원장) ▲사기(2022년 6월, 당협 청년위원장)로 시민단체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고발이 가장 앞선다. 고발인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도 없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모든 혐의에 대한 무혐의'를 강조하면서도 교묘하게 허위사실 유포를 피하려 애썼지만, 결과적으로는 날짜를 뒤바꿔 허위사실을 말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신고자 A씨는 "온국민이 듣는 지상파 라디오에서까지 경찰에 고발된 시점을 바꿔서 말하는 등 여러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추가로 선관위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종철 : 그렇군요. 그런데 공천이 걸려 있는 이 시점에 지금 다시 얘기되고 있는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이거는 어떤 내용인지, 지금 왜 이 시점에 또 불거진 건지 좀 설명을 해 주세요.
● 김현아 : 먼저 2022년에 지방선거 때 지역의 공천 문제를 놓고 제게 불만을 가진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분들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니까 저를 불법 당협 사무실을 운영했다, 또 대가성으로 밀실 공천을 했다. 또 운영회비를 강제로 거뒀다면서 경찰에 고발 고소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혐의에 대해서 경찰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 전종철 : 모든 혐의에 대해서요?
● 김현아 : 네, 그런데 이제 고발인을 바꿔서 정치자금법 문제로 또 고발이 됐어요.

○ 전종철(진행자) :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제 당 입장에서는 제가 보기에는 그러니까 뭐 우리는 공천이 민주당과 다르다 이런 거를 또 보여주고 싶은 측면도 있고 어쨌든 클리어 안 됐기 때문에 이렇다 해서 만약에 최종 결론이 좀 의원님이 원하지 않는 결론이 나는 경우도 지금 좀 가정을 하고 계세요?
● 김현아 : 저는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글쎄요, 당이 얘기하신 공천의 논리로 보면 저는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제 사건은 일부 경찰에서는 무혐의가 결론이 지어졌고 또 정치자금법에 있어서는 아직 기소가 된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재판 중에 있지도 않고요. 그런데 공천 신청한 분들 중에서 수사받고 있는 사람이 저 말고도 많을 겁니다. 그렇죠? 정치를 하다 보면 송사 논란에 얽히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콕 집어서 김현아만 안 된다? 저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김현아 후보의 방송 발언 (KBS1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2024.2.27)
제작진
취재봉지욱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