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7회] 강정특집 2탄_해군내부자료-군항으로도 문제많아

2012년 03월 10일 07시 07분

<기자>

이어도 인근 남방 해상로를 보호하고 해양주권을 지켜야 한다. 이른바 대양 해군론의 핵심내용이자 최근 해군이 내세우는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의 주요 근거입니다.

[이용걸 국방부 차관]
“제주도에서 만약에 출발하면 8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남방해역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건설이 되면... 해군기지를 만들어야겠다. 저희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대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국가안보와 우리 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지기 때문에 저희들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야 되겠다. 정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군은 기동 함대를 위한 해군기지가 제주도에 있어야만 남방 해상에 분쟁이 일어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 제주해군기지 홍보영상
“아름다운 우리의 남해 바다를 지키고 해양주권 침해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여 평화의 섬 제주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킬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해군 측의 주장대로 현재 건설 예정 중인 제주 강정 해안은 기동함대 기지로써의 입지조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일까. 뉴스타파 취재팀은 이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 지난 2009년과 2010년 작성된 해군의 내부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먼저 지난 2009년 해군본부가 작성한 강정 해군기지 기본 계획 보고서. 모두 6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 가운데 제 5장. 항만의 운항 안정성 평가 부분입니다. 항만 운영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선박 입출항시의 안정성을 조사한 내용입니다.

강정 해군기지에서 함정이 입출항 할 때 얼마나 안전한지 여부를 풍속과 조류 등 12개 조건에 따라 시뮬레이션 즉 모의실험을 한 결과를 상세하게 담고 있습니다. 대상 선박은 대형 함정과 대형 수송함. 현재 우리 해군의 주력 함정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크루즈 등 대형 민간선박은 물론 해군 함정이 입출항 할 때도 큰 어려움에 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대형 수송함이 출항하던 중 방파제에 부딪히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풍속 40노트. 즉 초속 20미터 가량의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대형 수송함이 출항할 경우 바람에 밀리며 남쪽에 설치한 방파제와 충돌한다는 것입니다.
제주 강정 해안의 밀물과 썰물 방향이 함정의 진행 방향과 수직으로 흐르기 때문에 입항할 때도 항로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따라서 이 해군 보고서는 대형 수송함의 경우 풍속 30노트, 즉 초속 15미터 이하의 비교적 약한 바람에서만 입출항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서귀포 일대 해역의 강한 바람 때문입니다. 서귀포 지역에서 지난 20년 동안 10분 간 평균 최대 풍속이 초속 15미터 이하인 경우는 연중 5개월뿐입니다. 따라서 해군이 이 보고서 대로라면 강정의 경우 1년 중 절반 이상은 대형 수송함의 입출항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군기지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강정기지의 20척 규모의 함대가 계류하고 특히 기동함대의 특성상 입출항시 빈번한 교차 항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적정 항로 폭을 250미터로 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군의 시뮬레이션 결과 풍속 40노트의 조건에서는 2척의 대형 수송함이 동시에 입출항을 시도할 경우 항로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교차 항행은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동시에 두 척의 함정이 입출항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으로 한 척의 함정이 입항, 또는 출항 할 때 다른 선박은 항구 주변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유사시에 신속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깁니다.

해군 전초 기지로써 남방 해상에 신속한 출동을 위해 제주 강정에 기동함대 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해군 측의 논리가 더욱 군색해지는 대목입니다.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그런 여러 가지 제약 요건으로 인해서 이어도에 빨리 도착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한다면 해군이 제주해군기지를 지어야한다고 하는 명분, 이유에 정면으로 반하는 그런 해군기지가 되어버리는 거죠.”

그렇다면 2009년 기본계획보고서에 나타난 이 같은 문제점은 개선됐을까. 해군본부는 정확히 1년 뒤 또 다른 시뮬레이션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시뮬레이션 대상은 2009년과 같이 대형함과 대형 수송함에 대한 입출항시 안정성 조사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실험의 조건은 크게 완화됐습니다. 2009년 당시 대형 수송함이 항로를 이탈하거나 방파제에 부딪힌 결과를 가져왔던 실험 조건들은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특히 강정 앞바다 항로 유지에 큰 영향을 주는 남서풍과 북동풍의 풍속을 2009년 40노트에서 2010년에 30노트로 낮춰 실험을 했습니다. 반면 입출항시에 예인선 두 척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실험조건이 추가됐습니다.

이처럼 풍속은 낮추고 군함을 예인선의 도움으로 입출항시키겠다는 조건을 추가해 실험환경을 훨씬 유리하게 만들었지만 입출항시의 안정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시뮬레이션 조사 결과 15만 톤 크루즈급 여객선이 정박한 상태에서 대형 함정이 출항할 경우 운항자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함정의 조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풍속과 풍향 등 12개 조건에 따른 입출항의 운항 난이도 조사에서도 두 개는 매우어려움으로 두 개는 어려움, 한 개가 다소어려움으로 나타난 반면 쉽다는 평가는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12개 실험조건 모두 입출항시 3천 마력 급 예인선 두 척이 대형함정과 대형 수송선을 끌어준다는 조건까지 들어갔지만 풍속 30노트의 상황에서 접안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2009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입출항시는 다른 함정과 만나지 않도록 단독으로 통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독자적인 입출항이 아닌 예인선 두 대까지 추가된 훨씬 유리한 조건의 출항이었지만 여전히 입출항에 불안 요소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입니다.

결국 해군보고서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서귀포 강정 지역의 경우 바람이 강하고 입지 조건이 좋지 않아 함정의 입출항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신속성과 기동성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강정이 해군기지로써의 입지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또 다시 입증한 셈입니다.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해상 수송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 그만큼 정당하다고 한다면 그것이 절박하다고 한다면 그런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항을 지으려고 하지 않겠죠. 그 얘기는 결국은 그런 기능이 떨어지는 항을 지어도 큰 문제가 없다, 라고 하는 얘기인 거고 그것은 그만큼 현재 제주 해군기지의 사업 목적이 그만큼 타당성이 없다, 라고 하는 것을 오히려 반증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해군본부가 작성한 내부보고서에서도 제주 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항구내 파도가 고요한 상태인 항내정원도 기준을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해군보고서는 그러나 개별 입출항 시뮬레이션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끝에 가서는 해군기지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정부가 1조 원 이상을 국민 혈세를 투입해 이른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이름으로 강행하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그러나 해군 스스로 작성한 기본계획보고서도 강정 해군기지가 민군 합동 미항은커녕 기동함대 기지로써의 기능이나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록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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