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6회] 강정특집 1탄 일상화된 국가폭력

2012년 03월 03일 07시 03분

경찰관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제압합니다. 체포가 시작되자 주민들의 항의도 격렬해집니다. 실신하는 사람이 나오고 경찰도 넘어집니다. 험악해지는 상황을 진정시켜야 할 현장 지휘관은 취재진을 향해서도 욕설을 하고 거친 행동으로 위협합니다.

[경찰]
(왜 체포하시는 거예요?)
“왜 (경찰을) 폭행합니까?”
(누구를 폭행했어요?)
“지랄하고 있네.”
(지금 뭐라고 그러셨어요?)
“지금 치우라고 했어요. 이건 내 얼굴이야. 내 얼굴.”

지난해 9월 구럼비 해안 출입이 차단된 이후 마을 주민과 성직자, 외부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작은 배를 타고 구럼비를 드나들었습니다. 경찰은 담이나 철조망을 넘어 구럼비에 들어가는 경우는 체포까지 하면서도 포구에서 배를 타고 접근하는 것은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공사 구역이 아닌 바다에서의 시민 통행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면허를 내 준 구역이 정확히 어디까지에요?)
“그건 (면허구역) 아니죠. 강정포구인데.”

그러나 이날 처음으로 경찰이 포구에서 배를 띄우는 것을 원천봉쇄했습니다. 범법행위를 예방하는 차원이라는 군색한 이유를 내놨습니다.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범죄 예방 예비 차원에서 (통제)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주민과 이른바 활동가들이 배를 띄우려고 하자 병력을 추가 투입해 이들을 제압했고. 격렬히 항의하는 경우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중에 몇 척의 배가 바다로 나가려고 하자 오도가도 못하도록 해상에서 고립시키는 위험한 작전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뉴스타파 취재진을 태운 배도 약 30분 간 해상에서 끌려 다녔습니다.

(저 여기 취재 나온 기자인데 말씀은 해주셔야죠. 지금 어떤 사유로 저희가 (끌려) 가는 거예요?)

[제주해경 서귀포 파출소장]
(제가 30분 이상 묶여 있으면서...)
“어디 묶여 있었어요? 묶여 있는 거 아니죠. 그건 묶여 있는 거 아니고.”
(30분 이상이었는데 그게 묶여 있는 게 아니에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됐습니다. 저는 대응 안 하겠습니다.”

결국 이날 강정포구에서만 마을 주민 4명과 활동가 1명 등 모두 5명이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범법행위를 예방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주민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죄라는 무거운 혐의로 체포하고 말았습니다.

[강성원 강정마을 주민]
“이게 강정마을 하나의 부두입니다. 2종 어항입니다. 어항인데 이게 전쟁터로 변해버렸다고요.”

경찰은 주민들이 불법행위를 하기 때문에 법에 따라 법집행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범권용(?) 남용으로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이곳에서는 몇 년 전 설치된 공연장을 해군측이 시공사를 통해 철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거 사유물입니다. 당신들이 함부로 손댈 수 없습니다. (철거) 하려면 (집행) 영장을 가져 오시오.”

당시 주민과 활동가들은 행정대집행 절차를 지키지 않은 불법철거라고 항의했고 해군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주민과 활동가 14명을 체포했습니다. 혐의는 집시법 위반. 불법집회를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철거 대상물은 해군이 구럼비 해안 매립허가권을 얻기 전에 설치된 사유물이기 때문에 비록 해군의 관리권을 인정하더라도 철거는 계고장 발송과 집행영장 제시 등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신용인 변호사 제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설령 그게 불법으로 설치됐다 하더라도 그거 철거하기 위해서는 행정대집행을 해야 돼요. 갔더니 사람들이 막 체포당하고 있더라고요. 불법집회래요. 이게 말이나 되냐. 무슨 이게 집회냐. 이건 완전 불법 체포다. 문제 있다, 제기했더니요. 저도 불법 집회했다고 체포하더라고요.”

경찰이 불법은 방조하고 불법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연행했다는 비판을 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집회가 되고 안 되고는 여러분들이 나중에 따지세요. 법정에서.”

특히 주민들의 항의를 집회로 인정하더라도 해산 명령에 따른 사람까지 체포한 사실은 경찰의 입장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당신들 정말 미쳤어? 해산한다고.”

경찰의 현행범 체포 사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에서 일어난 체포 사례를 정리한 현황입니다. 체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곳은 구럼비 해안이고 체포 사유는 절반 이상이 경범죄였습니다.

구럼비가 출입금지 지역이 아니라는 주민들 주장에 따르면 구럼비 출입은 범죄 성립이 안 됩니다.

서귀포시의 최근 공문에도 구럼비 해안에 대한 출입금지 조치가 내려진 일이 없다고 적혀있습니다. 군이 이미 관리권을 확보했으므로 출입금지 구역이 맞다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구럼비 출입은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현행범 체포 대상이 안 되는 수준의 경범죄이기 때문에 불법집회가 공사 방해 등 다른 혐의가 없을 경우 체포할 수가 없습니다.

구럼비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검찰에 체포돼 검찰 기소로 정식 재판까지 받은 한 성직자는 넉 달 반이 걸려서야 체포 사유가 아니었음을 겨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도현 수사 2011년 10월 4일 구럼비 미사 참여 후 체포]
“죄목이 뭐냐. 집시법 위반이에요. 그래서 재판을 받았던 거죠. 재판 받는 과정에서 집시법은 또 빠져 버려요. 경범죄 처벌로 10만 원 선고 받았습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또 다른 공권력 남용 사례는 폭력적인 물리력 행사입니다. 실제로 영화평론가 양**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한 경찰관부가 체포에 저항하던 양씨를 주먹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폭행이 명백하고 당사자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됐음에도 수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해당 경찰관부는 상급기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1차 해산 명령을 발하겠습니다.”

불법집회라며 해산 명령을 하고는 나가지 못하게 가두기도 합니다.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우리 병력들, (참가자) 나가지 못하게 다 막아.”
체포지시는 제멋대로 이루어집니다.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잡아 넣어. 잡아 넣어. 밖에 나온 사람들 다 잡아 넣어.”

근거를 따지는 주민을 향해 경찰관부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말을 합니다.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집회라는 근거가 뭐냐?)
“집시법이다, 이놈아.”

언론취재를 방해하는 정도도 도를 넘었습니다.

[경찰무전]
“카메라 찍고 있는 기자들이 한 4~5명 정도 됩니다. 기자들을 한 명씩 동측으로 이동시켜...”

[서귀포 경찰서 경비대장]
(취재를 방해하시는 거예요?)
“취재 같은 소리 하네.”

대학생들이 철조망을 넘어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갑니다. 학생들을 막아선 이들은 해군입니다. 이때 군인들이 학생을 패대기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그동안 제재 없이 구럼비로 헤엄쳐 들어갔던 남성에게 해군 관계자가 말을 겁니다.

해군 : 어제 어디서 기도했어요?
송강호 : 못 들어가게 해서
해군 : 저기?

남성이 바다로 뛰어들자 대기하던 해군해양구조대들을 투입시킵니다. 포구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해상까지 쫓아간 대원들은 남성의 수영 도구를 벗기며 적극적으로 제재합니다. 멱살을 잡아 물을 먹이는 듯한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송강호 : 의도적으로 물을 먹이고 있습니다.

남성의 팔에 고정돼 있던 카메라에 한 대원이 지속적으로 폭행을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촬영됩니다.

[해군 SSU 대원]
“송강호씨, 진정하십시오. 해군 관할구역입니다.”

수중에서 폭행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수면 위에선 대원들이 남성에게 진정하라고 말하고 남성을 놀리는 듯 한 행동을 하는 섬뜩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던 해군 **팀은 남성의 호소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이들을 고소했지만 군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송강호 신학 박사 해군기지 불법공사 해양감시단]
“물속에선 폭행을 하면서, 물 밖에선 태연하게 진정하라는 얘기를 하는 약간 정신병자 같은 아주 이상한, 소름이 끼치는 행동을 했는데. 며칠 전에 군 검찰에서 이때 폭행을 한 사람이나 이것을 명령한 모든 사람들을 혐의 없음으로 처리를 했습니다.”

이 남성은 수중폭행 사건 몇 달 전에도 해군이 띄운 바지선에 오르려다 해군 장교로부터 걷어차이는 등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반대 행위의 불법성 여부와는 별개로 군이 과잉 대응했다는 지적에 대해 해군측은 조작과 왜곡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군기지 사업단 공보담당관]
“조작된 거예요. 조작된 거. ”
(동영상 보면 폭행 영상 있는데.)
“수중에서 우리가 뭐를 했다, 뭐를 했다. 동영상 편집력이 정말 뛰어나요. 앞뒤 다 자르고.”

반대 자체를 용인할 수 없다는 듯 무리한 법집행은 최근 더욱 심해졌습니다.

지난 1월 10일엔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기도행사를 하던 수녀 18명이 집단 연행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제주국제평화대회에 참석했다가 구럼비에 들어간 외국의 평화운동가들도 전원 연행됐습니다. 경찰의 연행은 그 대항이 주로 외부인에 집중돼 왔지만 최근엔 주민과 외부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연행의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올해 두 달 동안에만 연행자가 100여명이고 지난 2년 간 누적 연행자 수도 300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경찰의 강경대응과 연행자 급증은 조급해진 이명박 정부의 강행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이명박]
“정말 계속해서 빠르게 되는 게 좋겠다. 이게 자꾸 조금씩 늦어지면은 이것은 그 예산도 더 많이 들뿐만 아니라 이것은 효과가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올해 해군기지 예산을 거의 전액 삭감한 여야 합의정신에 위배됩니다.

바로 다음 날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개최되고 부임한지 두 달밖에 안 된 서귀포 경찰서장이 전격 교체됐습니다.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벌여온 한 시민단체에 대해 국정원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공안정부 조성의 신호탄이 아니라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 해 해군은 기지공사의 부대조건이었던 침사지 조성 등이 최근 완료됐다는 공문을 제주도에 보냈습니다. 제주도가 현장검증을 통해 이를 확인하면 해군은 곧바로 구럼비를 폭파해 해군기지를 기정사실 할 예정입니다.

아름다운 해안과 비옥한 땅이 인심 좋은 공동체와 어우러졌던 제주 강정마을에 잔인한 3월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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