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공수처, 김형준-박수종 뇌물 의혹 수사 착수

2021년 07월 13일 17시 35분

뉴스타파가 <죄수와 검사> 연속 보도를 통해 폭로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와 박수종 변호사의 뇌물 수수 및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공수처는 최근 서울 중앙지검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이첩받았고, 검토 끝에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고발인인 죄수 K에게 통보했다. 

피의자에게 금품 향응 제공받은 검사… 검찰은 ‘불기소’

뉴스타파는 <죄수와 검사> 첫 번째 시즌에서, 지난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장이었던 김형준 부장검사가 피의자였던 박수종 변호사로부터 천만 원 상당의 향응과 4천만 원의 현금을 받았으나 당시 김형준 부장검사를 수사한 대검찰청은 이를 무혐의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죄수와 검사] ⑥ 검사출신 전관 '박재벌' 금융 범죄 덮였다.)
지난 2015년 박수종 변호사는 미공개정보이용 주식거래와 공시의무 위반 등 여러 건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감원의 출석 조사 요구를 받았지만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사건이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으로 넘어가자 그제서야 출석 조사를 받았다. 당시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였다. 박수종 변호사는 김형준 부장검사와 수시로 통화하고 자주 술을 마시는 사이였다. 박수종 변호사는 서울 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당일에도 김형준 부장검사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 이후 김형준 부장검사가 고교동창 스폰서인 죄수 K 사건에 연루돼 위기에 처하자 박수종 변호사는 돈을 빌려주고 내연녀의 입막음을 하고 언론 보도를 막으려고 시도하는 등 김형준 부장검사를 여러 경로로 도왔다. 
박수종 변호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대검 특별감찰팀은 수사를 벌여 김형준 부장검사를 기소했다. 그러나 대검이 기소한 김형준의 혐의에는 박수종으로부터의 뇌물 수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고교동창 스폰서, 즉 죄수K로부터 받은 뇌물 혐의만 기소만 기소한 것이다. 왜 두 사람의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를 기소하지 않았냐는 뉴스타파 질의에 대해 대검은 “관련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고, 그 밖의 수사 무마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한 바 있다. 김형준 전 검사가 돈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은 맞지만 사건을 봐준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공수처가 김형준 박수종 두 전 검사의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5년 만에 밝혀질까

뉴스타파 보도 직후인 2019년 10월 죄수 K는 김형준과 박수종 두 사람을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관련 기사 : "검사와 피의자 간 뇌물 덮었다" 스폰서 김 씨 경찰에 고발) 경찰은 1년 가량의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두 사람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사실상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다가 8개월 만인 지난 달 중순이 되어서야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최초 고발 1년 9개월 만에 공수처 수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고발인인 죄수 K는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해달라고 여러 차례 검찰에 요구해왔다. 이번 공수처의 수사 착수로 “돈과 향응을 받은 것은 맞지만 수사 무마 정황은 없었다”는 2016년 당시 대검의 판단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인 박수종의 금융 범죄 혐의를 무마하는데 다른 검사들의 관여가 없었는지에 대해서 공수처가 들여다볼지도 관심거리다. 뉴스타파는 박수종 변호사의 통화기록을 입수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던 주진우 검사 등 검사 여러 명이 박수종 변호사가 수사를 받던 시점을 전후해 수시로 통화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죄수와 검사]⑧ '박재벌' 통화내역, 청와대 그리고 22명의 검사들)
김형준과 박수종의 뇌물 혐의를 경찰에 고발한 죄수 K의 변호인은 “공수처 출범 이후 수차례 이첩 요청을 했음에도 고발한지 2년이 다 되어서야 이첩 및 입건한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 공수처의 출범 목적대로 수사와 공소유지가 잘 되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