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부정선거 확인하려고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점검 했을까?
2024년 12월 20일 17시 25분
민간인 불법 사찰 비선 보고와 지휘 체계를 잘 알고 있는 진경락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과장이 수감됐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찰의 제일 윗선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진 전 과장을 면회했던 한 한나라당 의원은 "제일 위에 어른이 직접 챙기고 있다"며 진 과장을 달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11년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로 수감된 진 전 과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자 옥중 폭로를 고민할 당시 여러 면회객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에서 확인됐다.
당시 진 과장은 당시 한나라당 강성천 의원이 면회온 자리에서 "사건의 전모를 밝히면 이명박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강 전 의원은 "제일 위에 어른이 직접 알고 챙기고 있다"며 진 전 과장을 달래는데 급급했던 정황이 당시 면회 녹취록에 담겨있다.
이처럼 진 전 과장의 압박이 시작되자 공교롭게 당시 최종석 행정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수시로 진 과장을 면회하거나 그의 가족들에게 변호사비와 생활비를 전달하는 일이 일어났다.
진 전 과장은 또 당시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실명을 밝히며 청와대 민정라인이 사찰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면회 온 지인들에게 수시로 언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지난 9월 대법원 확정 판결로 파면된 진 전 과장을 직접 만나 이같은 수감 당시 발언의 취지를 물었지만 진 전 과장은 할 말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강 전 의원도 당시 두 차례 면회를 간 사실은 시인했지만 “제일 위에 어른 챙기고 있다”는 발언을 했던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이와함께 MB 정부 시절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차관이 "이 대통령 의지로 지원관실을 만들어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말한 발언록도 입수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사찰 조직 설립과 활동에 관여하거나 사전에 인지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언이다.
뉴스타파는 수만 쪽에 달하는 검찰과 법원의 민간인 사찰 관련 수사 및 재판 기록를 입수해 분석했는데 이가운데 진경락 전 과장의 자필 진술서와 수감 당시 면회록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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