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소파에서 잔 것이 수사관 부적격 사유? 엉터리 해임사유

2014년 05월 28일 00시 04분


뉴스타파는 지난 5월23일 군에서의 가혹행위를 폭로했다 오히려 불이익을 당한  공군 하사관 이 모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 씨는 당시의 고통으로 자살까지 시도했지만 공군은 여전히 지난 2월 내린 양성수사관 해임조치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취재결과 공군이 내세운 해임사유가 과연 납득할 만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군이 이 모 하사를 양성수사관에서 해임한 사유는 모두 4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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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근무 중 쇼파에 누워 취침하다 적발됐다.”

공군 측의 주장에 따르면 방범 활동 중인 수사관이 이 하사가 당직 근무 중 소파에서 자는 비위 행위를 적발했다고 한다.

이 하사는 당시 잠깐 눈을 붙였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소파에서 취침한 적은 없었고, 방범 활동 중이었다는 수사관은 만취상태였다고 주장한다.

“양성수사관 활동을 위해 영내 생활을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한 달 동안 본가에서 출퇴근 했다.”

공군 측은 이 하사가 독신자 숙소에서 거주하다 생활이 불편하다며 아무런 보고 없이 본가에서 출퇴근 한 것도 해임 사유에 넣었다.

이에 대해 이 하사는 정작 본가에서 출퇴근 하던 한 달 동안 선임 수사관들은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또한 영내 숙소에 거주하겠다고 한 것은 자신의 자발적인 선택이었고 양성수사관의 의무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허락없이 선임수사관의 이메일을 열람한 후 삭제하였다가 뒤늦게 적발됐다.”

공군 측은 5년 전 가혹행위 사건의 가해자가 이 하사의 선임수사관 앞으로 보낸 이메일을 이 하사가 읽고 삭제한 행위도 해임 사유라고 판단했다. 다른 사람의 메일을 들여다 본 것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고, 수사관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법령을 준수하고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하사의 변호인은 이 하사의 이런 행위는 5년 전 사건의 가해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 하사 역시 당시 가해자의 메일을 삭제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캡처해 선임수사관이 휴가에 복귀한 후 바로 보고했다고 주장한다. 메일 내용이 부대 내에 확산되는 것을 막자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휴가 중인 선임수사관의 PC에서 특정 파일을 허락없이 이 하사의 메일로 이동시켜 보관했다.”

공군은 이 하사가 선임수사관의 PC에서 범죄 정보 등의 파일을 열람하고 특정 정보가 담긴 파일을 압축해 보관한 것 역시 양성수사관 해임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하사 변호인의 주장은 다르다. 이 파일을 이용해 어떠한 사적인 이득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을 뿐더러 양성수사관으로서 수사관이 되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군이 이것을 사적으로 사용한 흔적이 있었는지를 밝혀내 그에 따라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이 하사의 변호인은 이 하사가 양성수사관에서 해임될 수 밖에 없었던 네 가지 사유가 ‘해임을 위한 해임 사유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공군 측이 주장하는 이런 해임 사유가 오히려 이 하사가 수사관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을 보여주고 객관적인 정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 하사의 양성수사관 해임건의서는 2014년 2월 24일 공군 헌병단장에 의해 최종 승인됐다. 별다른 소명 기회도 갖지 못 하고 해임이 결정된 것이다. 다음 날인 2월 25일 이 하사는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하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자신이 당한 인권침해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진성서를 제출했다. 또 양성수사관 해임이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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