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부정선거 확인하려고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점검 했을까?
2024년 12월 20일 17시 25분
뉴스타파가 지난해 보도한 윤석열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의 수상한 금전 거래와 관련해, 한겨레 신문이 어제 (2021.7.7) 두 사람 사이의 추가적인 증권 거래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김건희-도이치모터스 수상한 증권거래 또 있었다.) 뉴스타파 역시 최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실의 제보를 통해 해당 공시 내용을 인지하고 분석해왔다. 분석 결과 김건희 씨는 일련의 거래로부터 많게는 2억 1천여만 원, 적게는 6천5백여만 원의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권오수 회장은 2012년 11월 13일 도이치모터스의 신주인수권 51만 464개를 김건희 씨에게 장외 매도했다. 신주인수권이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예를 들어 전환가가 5천 원으로 되어있는 A사의 신주인수권 한 개를 백 원에 샀다면 정해진 기간 안에 이를 행사해 A사의 주식 1주를 5천 원에 살 수 있다. 행사 시점에 A사의 주식이 만 원이라면,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만 원 짜리 주식을 5천 원에 사는 것이므로 5천 원의 차익을 곧바로 얻게 된다. 신주인수권을 사는 데 백 원이 들었으므로 정확한 차익은 4,900원이다.
권오수 회장이 김건희 씨에게 장외 매도한 신주인수권 51만 464개는 개당 195.9원으로 전체 매매가격은 1억 원이었다. 그러니까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51만 464주, 20억 원 어치를 1주당 3,918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개당 195.9원, 즉 1억 원을 주고 산 것이다.
그해 12월 김건희 씨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은 51만 3,874개로 늘어났다. 도이치모터스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3,918원에서 3,892원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회사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낮출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낮추면 신주인수권 개수는 늘어난다. 김건희 씨의 경우 20억 원 어치 주식을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샀는데 1주당 행사 가격이 낮아지니 그만큼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건희 씨가 보유한 권리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51만 3,874주를 주당 3,892원에 주고 살 수 있는 권리로 변경됐다.
그런데 이듬해인 2013년 6월 27일, 도이치모터스는 미국계 투자회사인 ‘코스톤 아시아’의 투자를 유치했다. 코스톤 아시아는 동양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타이코사모투자전문회사2013’, (이하 약칭 ‘타이코 사모펀드’) 이라는 사모펀드를 만들었다. 이 사모펀드는 도이치모터스의 신주인수권을 사들인 뒤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때 타이코사모펀드가 사들인 신주인수권 중 일부가 바로 김건희 씨가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이었다.
타이코사모펀드가 공시한 내용을 보면, 이 펀드는 2013년 6월 27일 김건희 씨와 이 모 씨 두 사람으로부터 327만 588개의 신주인수권을 사들였다. 그런데 같은 날 이 모 씨는 자신의 신주인수권 288만 3,795개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따라서 김건희 씨가 타이코사모펀드에 매도한 신주인수권은 43만 6,793개다. (327만 588개에서 288만 3,795개를 빼면 된다.) 가격은 개당 358원, 전체 매매 가격은 1억 5천 637만원 가량이다. 17억 원 어치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정리해보자. 김건희 씨는 2012년 11월 신주인수권 51만 466개(이후 51만 3,874개로 늘어남)를 1억 원에 사서 7개월 만에 이 가운데 약 43만 7천여 개를 1억 5,637만 원에 팔았다. 원금 1억 원을 회수하고도 차익 5,600여만 원과 신주인수권 7만 7,081개가 남은 것이다.
윤석열 캠프는 7월 7일 낸 입장자료를 통해 신주인수권을 살 당시 “신주인수권 행사의 최저 가액이 3,892원인데 반하여 당시 주가는 3,235원으로 더 낮아 신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투자한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물론 그렇다.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오르는 쪽에 배팅을 했고 그게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김건희 씨에게 신주인수권을 장외매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 즉 회사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내부자였다. 7개월 뒤에 있었던 투자 유치를 권오수 회장은 몰랐을까? 알았다면 그런 정보가 전달되지는 않았을까?
본전 1억 원을 회수하고도 5천 6백만 원의 차익을 챙긴 김건희 씨는 남은 신주인수권 7만 7,081개를 어떻게 했을까? 윤석열 캠프는 어제 발표한 입장문에서,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3개월 뒤인 2013년 9월 말 기준으로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주요 주주로 등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유 주식이 7만 7,079주로 되어 있다. 김건희 씨가 사모펀드에 팔고 남은 신주인수권은 7만 7,081주다. 숫자가 거의 들어맞는다. (이와는 별도로 지분율이 0.32%밖에 되지 않는 김건희 씨를 왜 도이치모터스가 주요주주로 등재했는지는 의문이다. 통상 상당한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 사람만을 주요 주주로 등재하기 때문이다.)
타이코사모펀드는 김건희 씨와 이 모씨로부터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당일, 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전환했다. 만약 같은 날 김건희 씨도 남은 신주인수권 7만 7천여 개를 주식으로 전환했다면 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면, 여기서도 차익이 발생한다. 그날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종가는 4,596원이었는데 전환가격은 3,892원이었기 때문이다. 1주당 704원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7만 7,079주로 계산해보면 대략 5,400만 원의 차익이 발생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3억 5,400만 원 어치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3억 원에 샀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김건희 씨가 일련의 거래를 통해 얻은 차익은 앞서 벌어들인 5,600만 원과 합쳐 약 1억 1천만 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3년 연말 까지 주요 주주로 등재되어 있던 김건희 씨의 이름은 2014년 3월 말, 즉 1분기 보고서에서는 사라진다. 이 사이에 김건희 씨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았든지 아니면 별다른 이유없이 주요주주로 되어있던 김건희 씨를 기타주주로 분류해 이름을 뺐든지, 둘 중 하나다. 만약 김건희가 보유주식 7만 7천여주를 팔았다고 한다면 매도 시기는 2013년 12월 말에서 2014년 3월 말 사이다. 이 시기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4,012원에서 5,932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가장 비싼 값에 팔았다면 1억 297만 원 가량의 이득을, 가장 싼 값에 팔았다면 4,500만 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라고 가정할 경우 김건희 씨는 일련의 거래에서 모두 2억 1천만 원 가량의 이득(5,400만 원 + 5,600만 원 + 1억 297만 원) 을 봤을 것으로, 반대로 후자일 경우에는 이득 규모가 줄지만 약 6천 5백만 원의 이득(5,400만 원 + 5,600만 원 - 4,500만원)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2013년 6월 김건희 씨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사들였던 타이코사모펀드는 2014년 3월 24일과 25일 이틀동안 929,887주를 주당 5,377원에 시간외 매도해 13억 8,000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 (나머지 주식 234만 여주는 2017년 7월 14일 5,880원에 매도해 46억 5,000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
김건희 씨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 사이의 수상한 거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도이치모터스의 2014년 3분기 공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김건희로부터 10억 원을 단기로 빌렸다. 상장회사가 대주주와 특수 관계가 아닌 개인에게 자금을 단기차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자율이다. 도이치모터스 공시에는 김건희 씨가 빌려준 돈의 이자율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것이 이자율 0%, 즉 무이자 대출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자율을 따로 표시하지 않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모종의 ‘사연’이 있어 보인다. 뉴스타파는 윤석열 캠프에 정말 무이자로 빌려준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무이자로 거액의 자금을 빌려준 이유가 무엇인지 질의했으나 역시 답변을 받지 못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2월 경찰의 내사보고서를 입수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하면서 김건희 씨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의 10년 거래를 정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윤석열 아내 김건희-도이치모터스 권오수의 수상한 10년 거래) 이번에 새로 나온 사실들을 추가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 원 어치 장외 매수 (2009.5.19.)
2. 주가조작 의혹 (2009.11.-2011.11.)
3.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 1억 원 어치 매수 (2012.11.13.)
4. 김건희,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억 원어치 액면가 인수 (2013.7.1.)
5. 김건희, 도이치모터스에 10억 원 대출 (2014년 3분기)
6. 김건희,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0억 원어치 헐값 인수 계약 (2017. 1.)
이 외에도 도이치모터스는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 주최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후원이나 협찬을 해왔다. 아래는 10년에 걸쳐 이루어진 두 사람 사이의 거래를 시간 순에 따라 자세하게 정리한 타임라인이다.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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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9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두창섬유가 배정받은 도이치 주식 124만 주 가운데 24만 8천 주를 8억 원에 장외매수했다. 두창섬유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지배하던 회사였다.
2009.11.01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은 2009년 11월 주가조작 '선수' 이00을 만나 주가 조작을 모의하고 자신의 주식 100만 주를 맡겼다.
2010.02.01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은 2010년 2월 초 주가조작 '선수' 이00에게 김건희를 소개해주었고, 김건희는 이00에게 자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10억 원이 들어있는 신한증권 계좌를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