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뉴스타파가 연속 보도한 LG유플러스 통신상품 연체료 불법 추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과징금 6억2400만 원이 부과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2021년 제23차 위원회를 열어 2016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5년 동안 LG유플러스 이동전화요금 미납 1개월 차 고객 1만 6835명의 이용정지일을 ‘임의’로 바꾼 책임을 물어 과징금과 함께 업무 처리 절차를 개선할 것을 명령했다.
고객 이용정지일을 마음대로 앞당긴 건 LG유플러스로부터 채권 추심을 위탁받은 미래신용정보와 MG신용정보였지만,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를 했을 때에는 위탁한 사업자의 행위로 보기 때문에 LG유플러스가 책임을 진다.
미래신용정보와 MG신용정보는 요금 미납 2개월 차(요금 청구월 + 미납 안내월)부터 이용정지가 가능함에도 ‘미납 안내’에 그쳐야 할 ‘1개월 차 8일로부터 말일 사이’로 이용정지일을 앞당겨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동안 미납 1개월 차로 앞당겨 이용정지 조치를 한 고객 7만 3269명에게는 ‘이용정지 7일 전 고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2021년 6월 기준 이동전화 이용정지일 임의 변경 짜임새. 자료 방송통신위원회.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은 “5년 동안 1만 6000여 명이 부당하게 (이동전화) 이용 정지를 당해야 했다. 심지어 7일 전에 제대로 고지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되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룡 위원도 “장시간 피해가 일어났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방통위) 사무처 규제안이 타당하다”고 짚었다.
LG유플러스 쪽에선 채권 추심 위탁업체의 위법행위를 “전혀 인지할 수 없었다”며 “선처를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약관 외 (이동전화 이용) 정지는 불가하다”고 해명했으나 사실과 달랐다. 미래신용정보 쪽도 “당겨 봐야 3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매달 7일을 기준으로 10일로부터 20일을 넘겨 임의 날짜로 앞당긴 사례가 나왔다.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언론에 보도가 되고 방통위도 인지해 조사한 (지난) 11개월 동안 엘지가 (시스템 등의) 개선 대응을 안 한 건 안이하지 않았나 싶다”며 “피심인(LG유플러스)의 진정한 사과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구체적으로 게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21년 3월 검찰이 경찰의 미래신용정보 불법 추심 의혹 관련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미래신용정보를 압수수색한 뒤 불법 추심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던 경찰에게 LG유플러스 고객의 통신 이용정지일을 “(앞)당긴 부분이 주 논점”이라며 보완 수사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해 이용정지일 당기기 여부를 거듭 조사했음에도 ‘혐의 없음’으로 다시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가 확인한 ‘이용정지일 앞당기기’와 위법행위 조사 초점이 같았지만 다른 결론을 낸 것이다.
이규동 영등포경찰서 수사과장은 “당기기가 일부는 있다고 얘기하나 엘지에서 위임했던 범위 안에 들어갔다고 판단했고, (위계 관련)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고 말했다. 미래신용정보 압수수색에서 확인된 ‘당기기 일부’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두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앞으로 검찰이 보완 수사를 다시 요구할 수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도 미래신용정보의 채권 불법 추심 여부를 두고 지난해 말 현장 조사를 벌였으며 곧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 금융감독원의 미래신용정보 현장 조사 관련 정보 공개. 조사했으되 아직 제재 내용을 통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