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부정선거 확인하려고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점검 했을까?
2024년 12월 20일 17시 25분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 절반에 육박-조직적 활동 드러나
사이버 사령부의 대선과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군 조사본부는 지금까지 군인과 군무원 7명이 인터넷에 정치적인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사 표현이었을 뿐 상부의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지금까지 분석한 결과 트위터나 인터넷 댓글 작업에 참여한 사이버 사령부 소속 군인과 군무원은 모두 31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이버 사령부 심리전단 소속 전체 요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뉴스타파가 이들의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부터 몰려 다니며 온라인 상에서 정치에 개입하는 댓글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부터는 일제히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한 명 당 하루 백 건 가까이 트윗 글을 올렸고, 사이버 사령부 사건이 터지자 문제가 될 글을 지우고 일제히 활동을 멈췄다.
하지만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들의 행태가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진상 규명 의지를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 의한 오염방지를 위해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전이 필요하다는 발언까지 했다.
군 외부의 독립적인 수사기관이 이번 군의 정치 개입 사건을 수사해야 하는 이유다.
<앵커 멘트>
사이버 사령부의 대선 및 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금까지 군인과 군무원 7명이 인터넷에 정치적인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으나 모두 개인적인 의사 표현이라고 진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 트위터나 인터넷 댓글 작업에 참여한 사이버 사령부 소속 군인과 군무원이 모두 31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1명입니다.
박경현 피디가 보도합니다.
<박경현 PD>
“노사모와 좌익들의 조직적인 여론 조작활동 포착”
좌익세력이 추천수 조작과 댓글달기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 이 글들은 조 모 중사가 지난 2010년 트윗과 블로그에 작성한 것입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을 수주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치켜세웠습니다. 또 2012년 대선을 가리켜 ‘종북들의 광란의 12월’이라고 하는 등 종북몰이와 대선 등 정치 관련 글들을 올해까지 꾸준히 올렸습니다.
조 중사의 이 블로그 글은 현재 모두 비공개 처리됐고 트윗도 상당수가 삭제됐습니다.
[조00 중사]
(정치적인 내용의 트윗이나 블로그 글을 삭제하셨던데 어떤 이유인 지 알 수 있을까요?)
“정치적인 걸 쓴 적은 없는데요.”
(이런 글을 작성하신게 지시를 받으신 게 아닌가요?)
“그런건 답변드릴 수가 없는데요.”
사이버사령부 530단 소속 군인으로 확인된 권 모씨.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국방부 장관을 옹호하는 글을 써왔습니다.
이 밖에도 군인 박 모씨, 권 모씨, 이 모씨, 조 모씨, 군무원 임 모씨, 서 모씨 등 뉴스타파는 댓글작업에 참여한 31명을 확인하고 이 가운데 24명의 실명을 파악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금까지 파악했다는 7명과는 크게 차이 나는 결과입니다.
[백낙종 / 국방부 조사본부장]
“언론이 18명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디나 이런 것은 전혀 없고 의혹만 제기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의원님 말씀대로 압수수색을 통해서 지금 (7명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타파의 실명확인으로 7-80명 규모로 알려진 사이버 사령부 심리전단 소속 요원의 정체가 절반 가까이 드러난 것입니다.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2009년까지는 주로 포털과 언론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고 2010년부터는 블로그와 트위터로 활동무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8년 10월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김지하 시인의 촛불시위 비난 발언 관련 기사에 사이버 사령부 요원들이 단체로 몰려와 김 시인을 옹호하는 글을 달았습니다.
이번엔 2008년 7월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당시 이상희 국방부 장관과 관련된 기사에도 몰려와 그의 발언을 옹호하는 글을 앞다퉈 달았습니다. 7달 뒤 이 전 장관과 관련된 또 다른 기사에도 집단적으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3개의 기사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27개 아이디가 일사불란하게 옮겨 다니며 집단적으로 댓글 작업을 벌인 행태가 드러납니다.
2008년 6월, MBC 피디수첩이 광우병 후속 보도를 하자 게시판으로 몰려가 피디수첩을 비난하는 글을 또다시 올립니다. 이들 아이디를 추적해보니 모두 군인이거나 군무원이었고 사적으로도 잘 아는 사이였습니다.
또 2010년 이후부터는 일제히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하루에 백 건 가까운 트윗을 매일같이 올렸다는 점도 똑같습니다. 사이버 사령부 사건이 터진 10월 14일 이후 정치와 대선 관련 글 등 증거를 모두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국방부 해명대로 개인적인 활동이었다면 왜 글들을 일제히 삭제했는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으로 리트윗 관계를 그려봤습니다. 하나의 단일한 그룹으로 밀접하게 묶여 있는 것이 드러납니다. 각자의 글을 자주 리트윗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또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은 트위터를 하면서 대부분 트위트케이알이나, 트윗애드온즈 같은 국산 트위터 앱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외국산 앱을 사용했던 국정원 직원들과 달리 이들 업체의 서버를 확인할 경우 접속 IP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은 그저 잘 수사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김관진 / 국방부 장관]
“투명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완벽하게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수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군의 수사를 지켜봐주시고 우리 국민들께 잘 이해가 가고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설명할 예정입니다.”
뉴스타파의 취재로도 인터넷 여론에 개입한 사이버사령부 소속 요원의 정체가 31명까지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조사본부는 현재 단 7명의 요원만 확인하고서도 “완벽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군의 정치개입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특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박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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