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5천억 투자 '오파리노' 수익률 극히 저조

2014년 12월 02일 19시 49분

2011년 감사원이 ‘부적정’ 했다고 지적한 국민연금의 프랑스 오파리노 쇼핑센터 투자가 실제 운용 성과도 저조한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오파리노 지분 75%를 매입하면서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고, 이후 쇼핑센터 리노베이션에 3천만 유로를 추가로 넣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오파리노 전체 투자금은 5,500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이처럼 거액이 투입된 부동산에서 과연 얼마나 투자 성과가 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여러 차례 수익률 공개를 요청했지만 국민연금 측은 위탁운용사와의 비밀 계약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오파리노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계 부동산 회사 해머슨의 경우 임대 수익 등이 포함된 재무제표를 매년 공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뒤 국민연금은 뒤늦게 국회 정의당 박원석 의원과 뉴스타파에 오파리노 쇼핑센터 배당금 현황을 공개했다.

처음 공개된 국민연금 오파리노 투자성과... 결과는 “부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위탁운용사인 락스프링으로부터 오파리노 투자로 배당받은 돈은 756만 유로, 한화로 1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500억 원 가까운 총 투자액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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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측은 오파리노 쇼핑센터 투자금 중 차입금을 제외한 자기자본은 1억 7,400만 유로라고 밝히고, CAPEX(자본적 지출) 등을 반영하면 자기자본 대비 배당률은 3.8%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오파리노 쇼핑센터가 국민연금의 유럽 부동산 포트폴리오 중 가장 실적이 안 좋은 곳이라고 시인했지만 리노베이션 등을 통해 건물 가치를 올려 매각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연금은 또 오파리노를 담보로 2억 1,900만 유로를 대출받은 것은 맞지만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다른 곳에 재투자해서 수익률을 높이는,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스스로 밝힌 오파리노의 지난해 배당률 3.8%는 당초 위탁운용사인 락스프링이 제시했던 수익률 9.8%는 물론 국민연금 내부의 해외부동산 투자 기준인 명목수익률 6.7%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파리노 쇼핑센터에 대해 감사원이 투자 기준에 미달되는 ‘부적정’한 투자였다고 지적했는데, 실제 운용성과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지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지나친 비밀주의... 해외 연기금들은 다르다.

국민연금의 이런 비밀주의는 해외 연기금과 비교할 때도 매우 유별난 것이다.

지난 2013년 국민연금은 런던 부동산 ‘88 우드 스트리트’ 오피스 빌딩을 말레이시아 연기금 펀드(KWAP)에 매각했다. 2009년 국민연금이 이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보도 이후 지난해 매각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이 부동산과 관련한 수익률 등 운용 성과는 국내에 알려진 바가 없었다.

하지만 2013년 이 빌딩을 매입한 KWAP의 경우 홈페이지에 자신들이 투자한 부동산 목록을 다 공개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 내역을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을 때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 암호명 같은 프로젝트 이름만 공개했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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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8 우드 스트리트’를 포함해 영국 내에서 투자한 부동산 2곳의 평균 연간 순수익률도 공시하고 있다.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 캘퍼스는 자산운용사들이 관리하는 순자산 금액은 물론 투자운용 수수료까지 종합 연간재무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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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컨설팅을 받은 경우에도 어떤 내용에 관한 것인지와 더불어 이에 대한 수수료 내역까지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위탁운용사들과의 비밀 유지 계약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틴 항목들이다.

국민연금의 비밀주의와 불투명성 뒤에 감춰져 있던 해외 부동산 부실 투자 실태의 일부분이 이번 뉴스타파의 오파리노 쇼핑센터 관련 보도로 처음 드러났다.

국민연금의 다른 해외 부동산 투자 실태는 어떤지 전면적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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