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한체대 감사 흐지부지…"면죄부 준 꼴"

2014년 08월 29일 19시 56분


감사원이 지난해 두 차례나 한국체육대학교를 감사하고도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않은 채 감사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원은 뉴스타파가 앞서 보도한 교수채용 비리, 연구비 횡령 의혹 사례에 관한 자료 대부분을 확보하고도, 이 가운데 단 한 건도 지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 감사 의혹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 한국체육대를 포함 국립 특수목적대 7곳을 상대로 특정감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800여만 원의 연구비를 횡령한 한국해양대 교직원에 해임 처분을, 470만 원 상당의 연구비를 부정 수령한 서울과기대 직원에 대해서도 주의조치를 요구하는 등의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한체대에 대해선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감사원은 4개월 뒤 한체대를 상대로 또 다시 감사를 벌였다. 이번에는 감사원 특별조사국 내 꾸려진 교육비리 TF가 나섰다. 경기도 분당 LH공사에 감사장을 마련, 한달 가량 교수채용비리, 논문표절, 연구비 횡령 등의 사안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당시 감사원은 감사원측에 한체대 교수들의 채용비리, 논문표절 등 연구부정 사례를 제보한 제보자를 감사에 함께 참여시켰다. 제보자는 감사원측의 요구를 받고 100여편이 넘는 문제 논문을 정리해 제공했고, 감사원측에서 위촉한 외부전문가와 함께 논문 검증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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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감사원은 두차례에 걸쳐 한체대에 대한 광범위한 감사를 벌였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떠한 감사결과도 내놓지 않았다. 감사에 참여했던 제보자에게도 감사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 제보자는 “아직까지도 감사가 진행 중인 줄 알고 결과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한체대 감사를 진행했던 감사원 교육비리 TF는 올해 초 해체됐고, 한체대 감사 건은 일반감사로 다른 부서에 이관된 채,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이익형 대변인은 “교육비리 TF에서 감사를 벌이다가 중요한 비리를 포착하지 못해 종결했고,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따로 만든 감사결과보고서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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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시 감사원이 조사를 벌인 교수들을 중심으로 뉴스타파가 취재를 해보니, 무자격자 교수채용, 연구비 횡령 의혹 등 문제점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 한체대의 학술연구를 책임지는 체육과학연구소장을 지낸 이미숙 교수의 경우, 재임 기간 40편에 달하는 논문에 이름을 올리고 연구비를 받았다. 그런데 이 교수가 쓴 논문을 확인해 보니 실제로 직접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논문이 상당수인데다, 표절이 의심되는 논문도 발견됐다. 이 교수 역시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선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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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에 제보를 했던 제보자는 “뉴스타파에 제보한 것을 1년 전 감사원에도 똑같이 제보했는데, 한 달이상 감사를 벌이고도 아무런 지적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감사원 감사가 이제는 한체대측에 ‘문제없는 대학’ 이라는 면죄부를 준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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