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다양성 국회 ③'젊은 국회'를 상상하다

2024년 02월 15일 20시 00분

'국회의원의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청년이라고 뽑아줘야 하느냐'는 말이 있다. 50~70대가 80%를 차지하는 지금의 국회를 바꾸고, 세대적 다양성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할 때 주로 등장하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국회의원을 뽑으며 직업과 학력·계층·지역·성별 등은 따지면서도 '그가 어떤 세대적 경험을 통과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까. 뉴스타파가 만난 다수의 2030대 국회의원과 시민, 전문가들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국회의 '세대 편향성', 법안 논의에도 영향 끼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는 2030대 26.67%, 4050대 32%, 6070대 22.74%다. 반면 21대 국회 재적의원 298명 중 2030대(당선 당시 나이 기준)는 4.3%(13명), 4050대는 71.14%(212명), 6070대는 24.5%(73명)다. 연령 구조로만 따지면, 우리 국회는 중장년은 과대대표하고 2030대는 과소대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국회의 '세대 편향성'은 계속 지적돼 왔지만,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나마 지금 21대 국회가역대 국회 중 2030대 의원이 가장 많은 때(4.3%)다. 18대부터 20대 국회까지 2030대 의원 비율은 2.34%, 2.67%, 1%였다. 
시대가 흐르면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고, 기존의 가치관도 변화한다. 이에 대한 세대 간 시각차도 생긴다. 그리고 대부분의 법과 제도는 이러한 시각차를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과정 속에서 조정된다. 그런데 만약 법과 제도를 만드는 입법기구인 국회에 2030대는 계속 1~4% 수준이고, 중장년이 항상 90%에 육박해 왔다면 어떨까. 국민 일반의 세대 간 시각차가 공평한 논의를 통해 적절히 조율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과거 여성가족위원회 회의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 여가위에서 샷다운제 폐지 논의할 때, 동료 의원들께서 '밤 10시 넘어서 PC방에 가게 되면 PC방은 청소년 우범지대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시더라고요. 아니 저도 PC방에서 자주 게임을 했는데, 그분들은 게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거죠. 제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더니 탐탁지 않게 생각하면서 '학부모님들이 싫어하는 것 아니냐'고 또 말씀하셨죠." 
뉴스타파는 국회의 '세대 편향성'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현직 국회의원 4명을 인터뷰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용혜인 의원, 장경태 의원, 전용기 의원, 장혜영 의원이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용 의원은 지난해 4월 '생활동반자 법안'을 발의했다. 이미 비친족 가구가 47만 개를 넘어선 시점에서 더 이상 혼인과 혈연으로만 가족 관계를 규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안에 따르면, 비혼·동거가구는 '생활동반자관계'로 인정을 받아 사회보험, 공공서비스 등에서 혈연·혼인에 따른 가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용 의원은 "꼭 성애적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양하게 가족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어요. 배우자와 사별한 뒤 친한 친구와 동거하는 노령층도 많아지고, 젊은 사람 중에도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동거하는 경우가 많고요. 이들을 그냥 계속 '법 테두리 밖의 존재'로 둘 것인가의 문제인 거죠"라고 말했다.
민법 개정 사안이었던 생활동반자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고, 지난해 6월 20일 회의가 열렸다. 법사위 소속이 아니었던 용 의원은 회의 참석하지 못했다. 회의록을 살펴봤다. '동성애 허용법', '동성혼 합법화 법'이라는 말이 가득했다. 비혼·동거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적 흐름에 대한 얘기는 적었다. 심지어 법에 찬성한다는 의원 중 하나는 '1인 가구 지원법'이라며 생활동법자 법안과 관계없는 엉뚱한 말을 했다. 결국 법사위 회의는 동성애에 대한 갑론을박으로만 마무리됐고, 이후 생활동반자 법안에 대한 논의는 멈춰버렸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 17명의 평균 나이(당선 시점 기준)는 51.8세, 2030대 의원은 1명도 없었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장경태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일 때 '1인 가구 지원법이 있는데 왜 2인 가구 지원법은 없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 장 의원에 따르면, 그러자 다른 의원들이 '같이 살 거면 왜 동거해? 그냥 결혼하면 되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요새 청년들 결혼이 힘들다고 얘기하면, 동료 의원들이 더러 그러세요. '우리 때는 반지하, 옥탑방에서도 어렵게 같이 시작했어'라고요."라고 말했다. 

상임위원회 17개 중 7개, 2030대 의원 0명이다 

올해 1월 기준, 전체 17개 상임위 중 2030대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곳은 7개다. 2030대 의원이 1명이라도 있는 곳도 4개 상임위다. 법안 통과를 위한 첫 관문에서도 청년의원들의 목소리는 작고, 중장년의 입김은 지배적이다. 용혜인 의원은 "그래도 저는 당이 다르니까 좀 존중하는 게 있어요. 아마 큰 정당에 소속된 (2030대 의원) 분들은 더 많은 무시와 하대를 경험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1월 기준 21대 국회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중 2030대 의원(당선 시점 나이 기준)이 0명인 곳은 7개다. 1명인 곳은 4개다.
결국 대다수 상임위에서 청년 법안은 뒤로 밀리기 일쑤다. 혹은 '이름만 청년 법안인' 포퓰리즘 법안이 통과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신혼부부에 대한 증여세를 최대 3억 원까지 면제해주고, 코인(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이 '청년 지원 정책'이라며 통과한 것이다. 
자녀가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3억 원 이상을 물려줄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까요? 아무리 넓게 봐도 10%대입니다. 사실상 대한민국 상위 10%만을 위한 법을 청년을 위한 것이라고 호도하는 거죠. 코인 과세 유예 법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년들이 주식으로도 큰돈을 못 버니까, 코인 투자에 빠져드는데 거기에 면세해  주겠다는 게 청년 법안인가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을 통해 더 나은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죠. 청년들이 처해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청년 정책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대신, 그냥 표심을 얻으려고 포퓰리즘적으로 이용만 하는 거죠.

장혜영 / 국회의원
21대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발의된 의원 법률안 2만2469개 중 뉴스타파가 창업·신혼·결혼·육아·대학생 등 27개 키워드로 추출한 980개 '청년 키워드 법안'의 가결률(원안 및 수정가결)은 2.45%다. 전체 법안 2만2469개의 가결률 5.13%의 절반도 안 된다.
당연히 (중장년이 많은 게) 영향이 없지 않죠. 청년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시급하다',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책 우선순위에서 항상 후순위로 밀린다든지 정책 예산이 항상 축소된다든지 다른 SOC 예산, 도로, 철도 예산보다 청년 문제 예산은 대폭 삭감한다든지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죠.

장경태 / 국회의원

청년의원 늘면 '청년 법안' 발의·통과 다 늘어날 수 있다

뉴스타파는 청년 키워드 법안 980개의 '연령별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도 계산해봤다. 2030대 의원은 13명이 89개 법안을 발의해 1인당 발의 건수는 6.8개다. 40대 의원은 39명이 140개를 발의해 1인당 3.6건다. 50대는 3.1건, 60대는 3.2건이다. 즉 40~60대 의원 한 명이 늘어나면 청년 키워드 법안은 3개 정도 발의되지만, 2030대 의원은 한 명이 늘 때마다 청년 키워드 법안이 6~7개 더 발의된다. 2030대 의원이 많아질수록 청년 법안의 수도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문제는 전체 평균에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결률이다. 법안을 많이 발의해봤자 통과가 안 되면 소용이 없다. 
2030대 의원이 늘어나면 가결률에도 영향을 끼칠까. 뉴스타파가 만난 여러 현직 국회의원과 시민, 전문가들은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2030대 의원이 늘면 중장년에 편중된 국회 내 담론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청년 법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져 종국에는 가결률도 높일 수 있다는 추론이었다. 
국회에 2030대 의원이 늘어나면, 청년 관련 법안의 발의 건수는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 뉴스타파가 만난 현직 국회의원, 전문가 등은 '가결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청년 관련 법안이 더 많이 발의됨과 동시에 더 많이 국회 문턱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국회가 거울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지방의회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2030대 당선자는 238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2년 선거에서는 2030대 당선자가 416명으로 늘어 전체의 약 10%가 됐다.
청년의원이 수가 늘자 활동도 활발해졌다.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줄임말)을 키우는 정치 플랫폼 '뉴웨이즈'의 박혜민 대표는 "전세사기가 터졌을 때도 피해자의 70% 정도가 2030대였잖아요. 당시 지역마다 각자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젊은 지방의언들이 동시 발의를 하거나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또 청년 지방의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전국적으로 조례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994년생인 박강산 서울시의원도 '서울시의회에도 젊은 의원들이 늘며 역동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 시의원은 "조례가 되게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고립 청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줍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신조어) 조례'를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요. 이를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만들고자 했어요. 다른 의원은 아이돌 연습생 보호 조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국회에서도 젊은 의원의 증가가 변화의 가능성을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가 법안 가결률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 관점과 우선순위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청년 법안 가결률 2.45%는) 국회의 '세대 편향성'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명 넘는 기초의회에 혼자 있던 30대 의원도 '진짜 정당 상관없어요. 또래 의원이 3명만 되면 좋겠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저희한테는 요새 당연한 것들 '왜 결혼 안 해?', '왜 혼자 살아?' 이런 게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혀 공감이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30대가 자기 혼자뿐이니까, 혼자서 그걸 설명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거에요. 

박혜민 / 정치 플랫폼 뉴웨이즈 대표
취재진이 만난 청년 시민, 현직 국회의원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대학생 오진서(가명) 씨는 "젊은 정치인이 TV에 나오면 저와 정치적으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도 더 귀담아듣게 되더라고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만날 국회에는 아저씨들만 나오잖아요. 좀 더 많은 젊고 다양한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국회에 청년의원이 한 20명이 되면 좋겠어요. 20명은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기준이거든요. 21대 국회에는 청년의원이 다행히 10명이 넘어서 연구단체를 등록했는데, 22대 국회에는 '청년 교섭단체'까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타파와 인터뷰 중인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뉴웨이즈는 일명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정치 플랫폼이다. 박혜민 대표는 우리 국회에 젊은 정치인이 늘어난다면, 근본적인 담론 구조에도 변화가 생겨 청년 법안의 가결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기회 박탈하는 정치권... 정치인은 '좋은 직업'이 아니다

현재 청년들에게 국회 입성은 '하늘의 별 따기'다. 정당의 청년위원회, 대학생위원회 등 청년 조직에 들어가 당직자로 오래 일하거나 보좌진으로 있어도 공천 기회는 거의 오지 않는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슬로건 아래 외부 인사가 공천을 받기 일쑤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당에 헌신했던 사람들은 갑자기 외부 인사가 들어오면 부당함을 많이 느끼죠. 그래서 '내가 꿈을 갖고 있어도 안 되겠구나'라는 실망 때문에 떠나는 청년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그게 청년 인재를 키우는 데 큰 장애물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당 내 무급노동도 견뎌야 한다. 현행 정당법상 정당은 인원이 제한된 유급사무직 당직자 외에는 급여를 줄 수 없다. 원외 '청년위원장', '청년 대변인', '청년 혁신위원장' 등 정무직 당직자는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는다.
전용기 의원은 "정무직 당직자로 급여를 받지 않고 활동하게 되는데, 그 시간에 토익 공부하고 자격증 하나 더 따는 게 인생에 더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정당 내에 청년들이 있을 자리가 없어요. 영리 활동을 하면서 국회 또는 정당 활동을 하는 것도 당연히 한계가 있고요. 저도 만 36세에 국회의원이 될 때까지 정당 활동하면서 한 번도 4대 보험을 다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열악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어렵게 공천을 받으면 상황이 나아질까. 지역구 공천을 받는다고 해도 청년은 '험지'에 갈 가능성이 높다. 뉴스타파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2030대 후보자 공천 결과를 분석했다. 민주당은 총 7명을 공천했는데 이 중 1명만 우세지역(최근 4번 선거에서 3번 이상 승리)에 배치했다. 국민의힘도 12명을 공천하며 1명만 우세지역으로 보냈다. 
지난 1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의 기자회견.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에 적극적인 청년 공천을 요구했다. 
무급 노동에 공천 기회도 요원하고, 그마저도 험지 공천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당장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정치인'은 직업으로서 절대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장혜영 의원은 "큰 정당일수록 당에 들어와서 올라가려면 미래가 잘 안 보이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제2의, 3의 장경태가 나오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선뜻 답변을 못하겠어요. 우리가 30대 중반 정도면 꿈꾸는 것들 어떤 집과 차, 가정. 저는 그런 것들을 사실상 거의 포기한 채로 전념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결국 청년들에게 더 많은 정치적 기회와 안정적인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청년 정치를 키우겠다'는 정치권의 말은 선거만 끝나면 바로 사라지는 포퓰리즘일 뿐이다. 장혜영 의원은 "제도적으로 청년들에게 계속 공간을 열어줘야죠. 한두 번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해서 '이제 청년 안 돼'라고 덮어두는 게 아니라요. 정치에 청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대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22대 국회는 더 젊고, 다양해질 수 있을까 

불투명한 정치 현실 속에서도 다가오는 22대 총선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있다. 뉴스타파는 국민의힘에 인재 영입된 22대 총선 출마 예정자 정혜림 씨를 만났다. 1992년생인 혜림 씨는 대학원에서 녹색경영정책을 공부한 뒤, 국내 대기업에서 ESG 부문을 담당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최근 퇴사했다. 그가 꼭 다루고 싶은 것은 기후위기 의제다. 21대 국회에는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있었지만, 설치 이후 회의는 6번이 전부였다. 
정치에 들어서며 혜림 씨는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느냐', '다시 생각해 봐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누가 말하지 않아도 혜림 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기성정치에 의해 '청년이라는 액세서리'로 이용만 당한 뒤,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상처받을 일이 굉장히 많을 거다', '데리고 와서 사실 별로 활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청년들이 그렇게 '활용'되기 위해서 데려간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에요, 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기후위기) 아젠다를 위해서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었잖아요. 제가 하는 말을 어떻게든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예요.

정혜림 / 22대 총선 국민의힘 영입 인재
혜림 씨는 곧 결혼을 생각 중이다. 가능하면 내년에 출산도 하고 싶다. 혜림 씨에게는 지금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청년 세대로서 느낄 수 있는 고민이 있다. 혜림 씨는 "육아휴직을 하면 '내가 도태되는 것 아닐까? 회사에서 쓰임이 없어지는 것 아닐까?'라고 너무 두려웠어요. 지금도 또래 친구들과 얘기하면 '기후나 환경이 갈수록 안 좋아질 텐데 애한테 무슨 좋은 일이라고 애를 낳냐'는 말도 합니다. 저희는 이 기후위기 시대에 60년, 80년을 살아야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국회를 바라보고 있는 22대 총선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정혜림 씨. 국내 대기업에서 ESG 부문을 담당했던 1992년생 정혜림 씨는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22대 총선 출마를 결심했다. 
정치에 뛰어든 다른 청년들도 혜림 씨와 비슷하다. 자신의 미래를 어른들의 손에만 맡겨둘 순 없다는 생각이다. 박강산 서울시의원은 "모든 세대는 앞선 세대를 넘어설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86, 97세대라고 부르는 세대와는 다른, 지금 청년들만이 주도권을 갖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발굴하고 연대해야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지금의 과정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제가 꼭 청년들이랑 공유하고 싶은 경험은 '내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를 정치인들도, 정치권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그리고 '이게 조금씩 해결되고 있구나'입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내가 아이를 낳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게 간절한 바람입니다.

정혜림 / 22대 총선 국민의힘 영입 인재
뉴스타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개혁신당, 새진보연합에 연락해 22대 총선의 청년 공천 계획에 대해 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선거구를 만들지, 만들면 어디에 둘지 검토 중이다"며 "공천 심사에서도 여성, 청년과 정치신인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답변이 없었고, 녹색정의당은 "당 차원에서 지역구 청년 후보에겐 선거 비용을 위한 특별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고, 비례대 후보 4번 이후로 전략 공천도 고려 중이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은 "아직 공천관리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아 청년 공천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진보연합은 "전신인 기본소득당은 창당 때 당원의 85%가 30대 이하였을 만큼 청년 비중이 높았다. 그래서 별도의 청년 공천 할당이 필요 없다. 다만 22대 총선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전체 심사위원 중 40% 정도를 청년으로 임명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양성 국회'를 위한 특별 페이지>
https://pages.newstapa.org/2024/dashboard/
※법안 분석, 이렇게 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른바 '청년 키워드 법안'을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서 2023년 12월 31일 기준 21대 국회 재적의원 298명의 대표발의 법률안 2만2469개를 추출했습니다. 결의안, 탄핵소추안, 특별검사 임명안, 징계안 등은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청년·육아·신혼·출산·결혼·대학생·창업·채용·비혼 등 청년의 생활과 밀접하다고 자체 판단한 27개 키워드를 통해 1차로 법안을 분류한 뒤, 2차 개별 검수를 통해 '청년 키워드 법안' 980개를 추출했습니다.
국회의원 298명의 연령은 '당선 시점 기준 만 나이'로 계산했습니다. 절대다수는 당선일이 21대 총선날인 2020년 4월 15일이었습니다. 다만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들어온 13명은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법안 가결률은 [(원안 및 수정가결된 법안 개수) ÷ (발의된 법안 개수) X 100%]로 계산했습니다.
의원 1인당 청년 법안 발의 건수는 [(대표발의자 연령대별로 발의된 청년 법안 개수) ÷ (연령대별 의원 수)]로 계산했습니다.
제작진
취재홍주환 최기훈
촬영김기철 이상찬 오준식 정형민
편집윤석민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