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이명박 범죄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된 범죄일람표를 입수해 분석했다. 다스 비자금 내역, 다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내역 등이 들어 있는 115쪽 분량이다.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이명박은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을 수표와 약속어음, 현금 형태로 인출해 사용했다. 661회 돈을 빼냈고, 금액으로는 267억 6283만여 원이었다. 이명박 일가는 1995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총 1796회(4억 583만 1340원)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기록에는 법인카드가 사용된 일시, 장소, 금액이 모두 기재돼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는 4월 9일 검찰이 이명박을 기소하면서 밝힌 것보다 1억 원 가량이 적은 분량이었다. ‘이명박 범죄일람표’에는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을 대납한 기록도 월별로 기재돼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명박의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내용을 세 편에 걸쳐 싣는다.

1. 삼성, 미국소송 성공보수도 대납 정황
2. 한나라당 대표단 해외항공권도 다스 카드로 결제
3. 안마시술소, 나이트클럽...MB일가 다스 법인카드 돌려쓴 흔적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뿐만 아니라 성공보수까지 대납한 정황이 확인됐다. 2011년 다스가 BBK 설립자인 김경준으로부터 140억 원을 받아낸 직후 매달 정액 지원된 소송비용 외에 성공보수로 추정되는 돈 27만여 달러를 추가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검찰의 이명박 구속영장과 공소장에 별지 형태로 첨부된 ‘이명박 범죄일람표’를 입수,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명박의 정치활동 변천에 따라 다스 법인카드 사용액이 늘어났다가 줄어든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이명박의 정치활동에 다스 자금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라 할 수 있다.

뉴스타파가 이명박의 ‘범죄일람표’ 중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부분은 이명박 일가가 12년에 걸쳐 사용한 다스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다스가 미국에서 김경준을 상대로 140억 원 반환소송을 할 당시 삼성이 변호사비를 대납한 내역이었다.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 뿐 아니라 횡령, 뇌물 등 이명박의 주요 범죄혐의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4월 9일 이명박을 구속 기소하면서 밝힌 범죄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조세포탈, 국고손실 , 업무상 횡령 등 16개다. 그 중 결정적인 것은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였다.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명박으로 특정한 뒤 여타 혐의를 덧붙였다. 다스에서 벌어진 비자금 조성과 사용, 허위급여 지급, 다스 법인카드를 이용한 다스 지금 횡령 등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이 다스에서 조성해 사용한 비자금 규모는 339억 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다스 법인자금 5억 7000만 원 가량을 이명박과 부인 김윤옥이 갖다 쓴 혐의도 있다. 다스가  발행한 법인카드를 이명박 가족이 들고 다니며 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은 기소된 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주장은 모두 날조라고 주장했다. 다스는 자신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검찰이 작성한 범죄일람표에는 이명박 일가가 사용한 다스 법인카드의 사용내역 전체가 들어 있다. 뉴스타파가 확인한 기록은 지난달 검찰이 이명박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을 기소한 4월 9일, 검찰은 구속영장 당시보다 1억 원 이상이 늘어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발표한 수사경과 보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피고인(이명박)은 1995~2007년 위 김성우(전 다스 사장)로부터 (주)다스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여행경비, 김윤옥 여사의 병원비 등으로 약 5억 7000만 원을 사용하고, 1999년 개인 승용차인 에쿠스 구매비용 5395만 원을 (주)다스 자금으로 지급하여 횡령하였음.

검찰 수사경과 보고서 / 2018.4.9.

이명박 정치활동에 동원된 다스 법인카드

뉴스타파는 먼저 이명박의 다스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연도별로 집계했다. 다스 법인카드를 처음 사용한 1995년에  총 42회에 걸쳐 2800만 원 가량을 사용한 기록이 확인됐다. 1995년은 이명박 실소유 의혹이 제기돼 온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들어간 해였다. 1996년에는 다스 법인카드 사용규모가 8000만 원대로 급격히 늘어났다. 당시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이명박이 서울 종로구를 지역구로 삼아 재선 출마에 도전하던 때였다. 재선에 성공한 뒤인 1997년부터 이명박은 연간 4000~5000만 원 가량을 매년 법인카드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다스 법인카드의 사용횟수와 금액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02년에는 900여만 원, 2003년에는 400여만 원 수준이었다. 이렇게 줄어들었던 금액은 2005년부터 다시 늘어났다. 2005년에는 2500여만 원, 2006년에는 1800여만 원이었다. 2006년 10월 이명박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을 감안할 때, 대선 출마를 앞두고 이명박의 씀씀이가 다시 커진 것은 아닌지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다스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지난 12년 간 이명박의 정치행보에 따라 줄거나 늘어났다.

이명박 미국 체류 시절에도 다스 법인카드로 골프치고 호텔서 식사

다스 법인카드를 이명박 일가가 실제 사용했다는 사실은 카드의 사용처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검증이 가능했다. 이명박 부부가 미국에 거주할 때에는 미국에서,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한국에서만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것. 이명박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중인 1998년 국회의원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나 2000년에 귀국했는데,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총 209번에 걸쳐 미국에서 다스 법인카드로 3400만 원 이상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확인결과 대부분 골프를 치거나 밥을 먹는 용도였다. 직업이 없던 이명박 부부는 미국에서의 생활비 상당 부분을 다스 법인카드로 충당했던 것으로 보였다.

다스 법인카드가 가장 많이 사용된 곳은 호텔이었다. 특히 이명박의 지역구였던 종로구와 가까운 프라자호텔과 조선호텔에서 주로 사용됐다. 프라자호텔에서는 총 99번에 걸쳐 2100여만 원, 조선호텔에서는 2000여만 원(66번)이 쓰였다. 인근에 있는 롯데호텔, 리츠칼튼호텔과 하얏트호텔에서도 700~800만원 이상이 사용됐다.

이명박 부부는 골프장에서도 다스 법인카드를 자주 사용했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남강CC가 36회(926만원)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용인에 있는 코리아CC가 12회(575만원)로 뒤를 이었다. 이명박의 별장이 있는 경기도 가평의 청평마이다스CC에서도 9번(369만원) 사용됐다.

▲삼성은 2007년 11월부터 매달 12만 5000달러를 다스 소송 비용으로 대납했다. 그러나 다스가 김경준측으로부터 140억 원을 반환받은  시기를 전후해 27만여 달러를 추가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40억 원 반환에 따른 성공 보수로 추정된다.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한 기록도 흥미롭다. 삼성이 다스 변호비용을 처음 대납한 시점은 대선을 한 달 앞둔 2007년 11월이었다. 당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결정된 거나 다름없던 때였다. 삼성은 이때부터 2011년 초까지 매달 12만 5000달러를 정액으로 대납했다. 그러다 2011년 1~3월 사이 매달 지급되던 것과는 별개로 27만 달러 이상을 추가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는 김경준을 상대로 140억 원 반환소송을 진행하던 다스가 김경준 측과의 합의를 통해 140억 원을 돌려받은 때였다.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로 지급된 27만여 달러는 140억 원 반환에 따른 성공보수로 판단된다. 매달 들어가는 변호사비도 모자라 당연히 다스가 변호사에게 지급해야 할 성공보수까지 삼성이 대납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삼성의 변호비용 대납은 같은 해 11월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삼성이 이명박 임기 내내 사실상 매달 뇌물을 갖다 바친 셈이다.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를 확인하기 위해 3가지를 확인했다. 창업계획을 누가 세웠고 자본금을 누가 댔는지, 다스의 주요 경영에 관한 결정을 누가 했는지, 회사의 경제적 이익을 누가 가져 갔는지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다스의 창업비용과 자본금을 댄 사람은 이명박이었다. 현대건설 재직 당시 부하직원이었던 김성우에 지시해 다스를 설립했다. 1995년 다스의 유상증자 대금도 이명박 주머니에서 나왔다. 모든 회사 경영에 관한 보고와 결정은 이명박을 통했다. 이명박은 아들인 이시형에게 다스를 상속하는 방법에도 일일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보좌진 7명 급여 4억 3천만 원도 다스에서 지급

이명박의 정치활동을 도왔던 참모들 중 일부는 다스에서 월급을 받기도 했다. 검찰이 작성한 범죄일람표에는 다스로부터 월급을 받은 이명박 측근 7명의 이름이 들어 있다. 이명박이 15대 국회의원에 출마할 당시 지구당 기획부장을 지낸 강 모 씨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총 2억 원이 넘는 월급을 다스에서 받았고, 이명박이 국회의원 시절 4급 보좌관을 지낸 권 모 씨는 2년간 무려 1억 6700만 원이 넘는 돈을 다스에서 받아갔다. 이명박의 측근들이 이런 식으로 다스에서 받아간 월급은 모두 4억 3400만 원이 넘었다.

취재 : 한상진 김강민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 회원들의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월 1만원 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