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이명박 범죄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된 범죄일람표를 입수해 분석했다. 다스 비자금 내역, 다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내역 등이 들어 있는 115쪽 분량이다.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이명박은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을 수표와 약속어음, 현금 형태로 인출해 사용했다. 661회 돈을 빼냈고, 금액으로는 267억 6283만여 원이었다. 이명박 일가는 1995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총 1796회(4억 583만 1340원)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기록에는 법인카드가 사용된 일시, 장소, 금액이 모두 기재돼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는 4월 9일 검찰이 이명박을 기소하면서 밝힌 것보다 1억 원 가량이 적은 분량이었다. ‘이명박 범죄일람표’에는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을 대납한 기록도 월별로 기재돼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명박의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내용을 세 편에 걸쳐 싣는다.

1. 삼성, 미국소송 성공보수도 대납 정황
2. 한나라당 대표단 해외항공권도 다스 카드로 결제
3. 안마시술소, 나이트클럽...MB일가 다스 법인카드 돌려쓴 흔적

2001년 8월, 이명박이 한나라당 대표단의 싱가포르 방문 때 다스 법인카드로 일행이나 수행원 등의 항공권을 구매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도 뉴스타파 취재결과 드러났다. 비공개 방문이었던 당시 일정에는 이명박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남경필 의원(현 경기도지사), 권철현 대변인(전 주일대사), 김만제 정책위의장(전 포스코 회장)이 동행했다. 당시 이명박은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지 3년 만에 당에 복귀,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원회 미래경쟁력분과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다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이명박은 2001년 7월 25일 싱가포르항공 한국지점에서 81만 8000원씩 다섯 번 등 연달아 422만 3800원을 결제했다.

▲2001년 7월 25일, 이명박은 싱가포르항공 한국지점에서 총 6차례에 걸쳐 422만 3800원을 결제했다. 그리고 다음달 19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등 당 대표 4명과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2001년 8월, 싱가포르 항공료 422만 원 결제

공교롭게도 항공권 결제 20여일 후인 8월 19일, 이명박 등 한나라당 대표단 일행은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다스 법인카드가 당시 여행경비로 쓰인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 방문기간 동안 한나라당 대표단은 싱가포르 리콴유 선임장관과 고촉통 총리 등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양국간 우호증진 및 경제교류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나라당 대표단의 당시 외유는 이명박이 위원장을 맡고 있던 국가혁신위원회 활동의 일환이었다. 이명박 개인에게는 3년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한 자신의 당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일정이었다.

2001년은 이명박의 정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1998년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중 의원직을 던지고 유학길에 올랐던 그가 재기의 신호탄을 올린 때였다. 그 해 5월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는 이명박을 당 국가혁신위원회 미래경쟁력위원장에 임명해  재기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만약 이명박이 다스 법인카드로 당 대표단이나 수행원의 경비를 결제한 것이 사실이라면, 어려운 시기 자신을 받아 준 당에 대한 보은의 의미가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명박과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이들에게 연락했다.  먼저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측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당시 일정이 당의 공식행사여서 비용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라고 말했다. 2001년 당시 당 대표단을 이끌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권철현 당시 총재 대변인에게도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서울시장 땐 강북, 퇴임 후엔 논현동 일대서 사용

다스 법인카드의 사용처가 이명박의 주거지 변동에 따라 움직인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2002년 6월, 이명박이 서울시장이 된 후 다스 법인카드는 서울시장 공관이 있던 서울 혜화동에서 가까운 서울 종로구 북촌 일대에서 많이 사용됐다. 삼청동 식당, 경운동 중국집, 가회동 빵집을 비롯해 동소문동 빵집, 혜화동 슈퍼마켓 등이었다. 이명박의 단골 한정식집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유정집,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지리산에서도 수차례 결제된 기록이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시장 퇴임 이후에는 법인카드의 사용처가 강남으로 옮겨가면서 패턴도 달라졌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6년과 2007년 사이에는 이명박의 서울 논현동 자택 일대를 비롯해 압구정동, 청담동, 삼성동의 백화점과 호텔, 중식당, 미용실, 명품관 등에서 다스 법인카드가 주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취재 : 강민수 김강민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 회원들의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월 1만원 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