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 4천억 원의 행방은?
2015년 04월 02일 10시 08분
사. 자. 방. MB정부가 벌인 대형국책사업은 온통 의혹투성이다. 그 중 해외자원개발을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가 벌인 이른바 자원외교 비리는 4대강, 방산비리와 함께 이명박 정권의 부도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31조 원이 투입됐고 그 중 13조 원 이상이 날아갔지만 책임자가 누구였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MB정부 자원외교에는 공기업들이 대거 동원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KORES)는 그 중 하나다. 이명박 정부에서만 2조 원 넘는 혈세가 투입됐고 20개 넘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광물공사는 50년 역사를 뒤로한 채 간판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뉴스타파는 광물자원공사가 벌인 이명박 자원외교의 실체를 다시 추적, 앞으로 10회에 걸쳐 보도한다. 그 많은 혈세가 사라졌는데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이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없고 국격(國格)을 세울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뉴스타파는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 때도 확인되지 않았던 광물자원공사 내부문서와 MB자원외교의 산증인인 광물자원공사 전현직 간부들의 육성증언을 차례로 공개한다. - 편집자 주 |
2013년 초,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가 ‘MB자원외교’의 실상을 조사, 기록한 백서를 뉴스타파가 입수했다. 이명박 정권 마지막 해였던 2012년 8월, 광물자원공사에 비밀리에 꾸려진 비밀TF가 6개월의 작업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200쪽 분량의 백서 제목은 ‘해외자원개발의 반성과 과제’(이하 ‘반성과 과제’)였다.
백서에는 제작 배경과 과정이 아래와 같이 설명돼 있다.
백서를 준비한 ‘비밀 TF’는 2012년 8월 고정식 전 특허청장이 광물자원공사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꾸려졌다. 팀장을 포함해 모두 5~6명의 직원들이 백서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백서 ‘반성과 과제’는 총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3장 ‘주요 쟁점사업 진단 및 시사점’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광물자원공사가 전세계를 다니며 벌인 10개의 사업에 대한 조사결과가 여기에 담겨 있다. 점검 대상 사업에는 1조 원 이상이 투자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사업과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그리고 지난 10년 간 꾸준히 의혹이 제기돼 왔던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 아프리카 우라늄 사업, 인도네시아 유연탄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뉴스타파는 이 백서를 입수한 것과는 별개로, 백서 제작을 총괄했던 책임자도 만나 인터뷰했다. 박경규 전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개발본부장이다. 페루 사무소 법인장, 에너지팀장도 지낸 그는 이명박 정부 광물자원공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백서의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지난 5년간 공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문제가 생긴 뒤 국회 등에서 문제사업을 조사해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공사내부에서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래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백서를 만들게 됐다. 하지만 막상 조사를 마치고 백서를 만들고 나니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공개됐을 경우 광물자원공사의 존폐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일부 임원들만 공유한 채 비공개 자료로 처리해 보관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 광물자원공사 백서 ‘반성과 과제’의 주요 내용, 핵심 관련자들의 증언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취재 : 한상진
연출 : 박경현 신동윤
촬영 : 최형석 신영철
편집 : 박서영 윤석민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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