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실은 제 3자 계좌를 차용해 국회 예산을 1000만원 이상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비자금을 조성한 건데, 이 의원실은 이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있다.

“보좌관 친구에게 소주 한잔 얻어먹고 통장 빌려줬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 병)은 지난 2016년 9월 ‘국가정보활동 관련 국내외 입법례 및 판례 동향’이라는 소규모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연구 수행자는 ‘자유기고가’ 홍모(50) 씨로, 연구비 500만 원이 지급됐다.

이 의원은 지난 2017년 11월에도 홍 씨에게 ‘1947년 이후 미국정보공동체 개혁에 관한 연구 번역’ 업무를 맡기며 500만 원을, 또 비슷한 기간 ‘미국의 정보기관과 연방의회의 감시기능강화 관련 번역’ 연구를 맡겨 220만 원을 지급했다. 불과 1년 사이 홍 씨에게 모두 1220만원의 연구비가 지급된 것이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결과 홍 씨는 위 3건의 연구를 하지 않았고, 이은재 의원실에 계좌만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홍 씨는 용역 결과물을 공개해달라는 취재진에게 “보좌관 친구의 부탁으로 계좌만 빌려준 것”이라며 본인은 “이 의원실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용역 보고서도 쓰지 않았고, 받은 연구비도 보좌관 친구에게 모두 보내줬다고 말했다. 계좌를 빌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소주 한 잔 얻어먹고 해줬다”고 답했다.

실제로 홍씨의 휴대전화 메시지에는 2016년 12월 국회사무처로부터 세금을 제외한 연구비 480여 만원을 받은 기록이 남아있었다. 통장에도 2017년 12월 2건의 연구를 수행한 대가로 받은 480여만원(세제), 210여 만원(세제)의 연구비 기록이 찍혀 있었다. 며칠 뒤 이 돈이 이은재 의원실 박 모 보좌관의 계좌로 송금된 내역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홍 씨는 뉴스타파 취재가 시작되자 거짓해명을 종용받은 사실도 털어놨다. 홍 씨는 “(친구 박 모 보좌관이) ‘사실 내가 한 거다’ 라고 하라는데 그러지 않았다. 내가 괜히 피해를 떠맡을 일 있느냐”며 박 씨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은재 의원실은 지난 2016년 10월 박 보좌관의 친동생에게 ‘국가정보활동 관련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번역’이라는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긴 뒤 국회 예산 425만 원을 지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씨의 친동생은 번역 전문가가 아니었다.

이은재 의원실 “관행이지만 편법 인정”

계속 답변을 거부하던 이은재 의원실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자 잘못을 시인했다. 이 의원실 박 모 보좌관은 “관행대로 해왔다. 아무튼 편법을 썼다는 건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돈을 돌려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박 씨는 “돌려받은 연구비는 개인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고, 의원실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친동생에게 연구비를 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급해서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박 보좌관이 친구의 명의와 계좌를 이용해서 돌려받은 돈 1,200만 원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의원실 운영비로 썼다는 박 보좌관의 말은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박 보좌관의 해명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돌려받은 돈을 의원실 운영비로 사용한 증빙서류 등을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이은재 의원에게 정식 인터뷰도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취재 : 문준영, 박중석, 김성수, 심인보, 김새봄, MBC탐사기획팀 공동취재
촬영 : 정형민, 김기철, 최형석, 신영철, 오준식
편집 : 정지성, 윤석민, 박서영
CG : 정동우
데이터 : 최윤원
공동기획 :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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