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제국의 황제’ 양진호(1) 사무실서 前직원 무차별 폭행

2018년 10월 30일 13시 00분

국내 웹하드 업계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이자 최근 디지털성범죄 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전직 직원을 무차별 폭행한 영상을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또 양 회장이 그동안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엽기적인 가혹행위와 지속적인 인권침해를 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함께 양 회장의 폭력과 갑질, 각종 엽기 행각과 관련한 영상 증거와 내부 관계자의 증언을 공동으로 확보, 취재했다. 취재결과는 오늘(10월 30일)부터 사흘에 걸쳐 차례로 공개한다.

뉴스타파는 최근 한 제보자로부터 양진호 회장의 폭행 모습이 담긴 2분 47초 분량의 영상 원본을 입수했다. 2015년 4월 8일 경기도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찍힌 이 영상에는 양 회장이 위디스크 전직 개발자인 A씨를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무실서 공개적으로 무차별 폭행…”뒤질래” 협박, 욕설도

폭행영상을 보면, 양 회장은 피해자 A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위디스크 사무실로 데려가 여러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린 뒤 협박과 폭언,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피해자의 얼굴을 가격했고, 폭행당한 피해자의 얼굴엔 시뻘건 상처가 생겼다. 양 회장은 폭행 직후 피해자를 협박하면서 굴욕적인 사과도 강요했다.  

너 살려면 똑바로 사과해. XX새끼, 네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지. 내가 사과할 기회를 줬는데 네가 거부한 거야. 그럼 뒤져(죽어). 이 XX놈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당시 피해자는 양 회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기도 했지만, 양 회장의 폭행은 계속됐다. 피해자가 심각한 폭행 피해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도 양 회장의 가혹 행위를 제지한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평소 회사 직원들이 느끼는 양 회장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해자 A씨 역시 전직 직원임에도 양 회장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다. A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 회장은 내가 일하고 있는 IT업계에서 갑의 위치인데다 돈도 많기 때문에 맞서 싸우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더 컸다.

양진호 폭행 피해자

A 씨는 “회사 고객게시판에 양 회장과 관련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적인 폭행을 당했다. 한 개인의 인권을 이런 식으로 묵살해도 되는지 (양 회장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링크: '몰카 제국의 황제’ 양진호2...폭행 피해자 "인생 망가져").

뉴스타파는 양진호 폭행 사건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기업 소유주의 갑질과 비민주적인 기업 문화를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하고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이 영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재벌과 기업인의 ‘갑질 영상’이 그간 언론에 공개된 경우는 있지만 기업 오너가 회사 사무실에서 직접 피해자를 구타한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격적 폭행 영상, 양진호가 직접 촬영 지시…개인 소장용

특히 이 영상은 CCTV나 사건 관계자 모르게 찍힌 영상과 달리 양 회장이 직접 촬영을 지시해 기록한 영상이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회사 임원 중 카메라맨이 있는데 양 회장이 그 카메라맨에게 시켜 폭행 영상을 찍었다. 양 회장은 이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공개하는 양 씨의 폭행영상을 검토한 이윤호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원장은 “양 회장이 직원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개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A씨 공개 폭행을) 회사 직원의 관리, 통제 수단으로 활용했을 수 있다. 일부러 보란듯이 ‘너희도 까불면 죽는다’ 이런 의도를 갖고, 누구 한 사람 거역할 수 없게 만든 걸로 보인다. 웹하드 사업이란 것이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사업이다보니 직원들을 강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약 불법적인 조직을 느슨하게 관리한다면 ‘내부 고발자’가 넘쳐날 것 아닌가.

이윤호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원장

취재진은 양 회장에게 옛 직원을 폭행한 이유와 당시 폭행 현장을 촬영한 경위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취재 : 강현석, 강혜인
촬영 : 최형석, 신영철, 김남범, 정형민
편집 : 정지성, 윤석민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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