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 이하 순복음교회)가 지난 10여년 간 미국 베데스다대학으로 보낸 수백억 원대 선교비를 부동산투기 등에 써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부인 김성혜(77) 씨가 한세대 총장에 또 다시 연임됐다. 또 조용기 목사와 김성혜 씨 부부의 3남 승제 씨는 최근 한세대 법인이사에 새롭게 임명됐다.

이런 가운데 한세대에선 장애를 가진 직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사건으로 한달 가까이 ‘부당해고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취재결과, 장애인 직원에 대한 해고를 결정한 사람은 김성혜 총장이었다.

▲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부인이자 한세대 총장인 김성혜(77) 씨

순복음교회 조사위 6개월 째 조사중… ‘조 목사 일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집중

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부터 총 여섯 번에 걸쳐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일가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을 연속보도한 바 있다. 조 목사가 설립한 미국 베데스다대학에서 사라진 수백억 원대 선교비, 외화밀반출 의혹, 순복음교회와 한세대 돈으로 매입한 조 목사 일가의 차명부동산, 조 목사 아들 3형제의 교회 관련 각종 특혜 의혹 등이었다. 의혹의 중심에는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있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순복음교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용기 일가와 관련된 각종 의혹 조사에 나섰다. 특히 선교비를 동원한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에 집중했다. 지난 2월에는 김성혜 씨 측근들로 구성된 한세대 이사회를 바꾸라고 권고했다. 총 9명인 한세대 이사의 절반 이상을 교회 추천 인사로 구성하라는 요구였다. 현재 한세대 이사회는 9명 중 과반수 이상이 김성혜 총장 본인과 측근인 장로들로 구성돼 있다.

▲ 여의도순복음교회 진상조사위원회는 한세대 이사진 중 절반을 교회 추천 인사로 교체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사회 측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한세대 이사회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했다. 지난 2월, 이사회는 임기가 4달이나 남은 김성혜 씨를 다섯번 째 연임시켰다. 이로써 김 씨는 2023년까지 한세대 총장을 맡게 됐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조용기-김성혜의 3남 승제 씨를 한세대 이사로 새로 선임한다고 결정했다. 승제 씨는 교육부 승인절차를 거쳐 한세대의 새 이사가 될 예정이다.

조승제 씨는 2007년~2008년 미국 베데스다대학의 부총장을 지낸 인물로 김성혜 씨와 함께 선교비 유용 의혹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김성혜 씨의 전직 비서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김성혜 총장이 미국 베데스다대학을 조승제 씨에게 물려주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세대 안팎에선 “김성혜 씨가 학교 후계 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도 학교 지배구조가 상당히 폐쇄적인데 아들까지 이사로 선임한 것은 상당히 부적절해 보인다. 특히 감성혜 총장 이후의 한세대 지배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우려된다.

한세대 교수

취재진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김성혜 씨를 한세대 총장에 또 다시 연임시킨 이유를 듣기 위해 한세대 법인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희열 순복음부평교회 목사에게 연락했다. 장 목사는 “뉴스타파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김성혜 총장의 선교비 유용과 부동산투기 의혹 등에 대해선 별다른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김 총장을 연임시킨 결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또 총장 자격 검증의 책임은 진상조사위원회나 학내 구성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혜 총장은 큰 과오없이 한세대 총장직을 수행했다. 최고는 아니어도 잘 해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연임시킨 것이다.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검증을 하지 않았다. 현재 순복음교회가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니 기다려보는 게 좋겠다. 재임 중이라도 진상조사 결과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그만두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장희열 한세대 이사장

취재진이 접촉한 한세대 이사 중에는 조승제 씨의 이사 선임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4월 열린 한세대 이사회 회의록에 ‘이사회에 참석해 조 씨의 이사 선임에 동의’한 것으로 나오는 백모 이사였다. 백 이사는 “이사회를 어디서 했었는지, 내가 참석했었는지 잘 생각이 안 난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한세대 측에 이사회가 제대로 개최된 것인지, 조승제 씨를 이사로 선임한 이유가 뭔지를 물었다. 하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 지난 5월 31일 한세대학교에선 김푸름 씨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평가 절차도 없이 장애인 직원 해고…한세대 노조, “노조 탄압” 주장

김성혜 씨가 총장에 연임되고 아들인 승제 씨가 한세대 이사에 선임되던 시기, 한세대에서는 장애를 가진 한 비정규직 직원의 해고문제로 학교와 노동조합간에 분쟁이 시작됐다.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진 24살의 김푸름 씨였다.

2년 전, 김푸름 씨는 장애인고용공단의 소개로 한세대학교에 입사했다. 연봉 1800만원의 계약직이었지만 2년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말에 입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약속했던 평가도, 정규직 전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절이던 지난 5월 1일, 한세대는 김 씨에게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입사 당시 채용 공고문에도 ‘평가 후 정규직 가능’이라는 문구가 있었고, 그동안 한세대는 관행처럼 평가절차를 거쳐서 계약직 정규직 전환을 해 왔다. 취업 이후 장애인 고용공단에서 사후관리를 이유로 학교측에 물어봤을 때도 ‘일을 잘 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달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왜 내가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해고돼야 하는 지 모르겠다.

김푸름 한세대학교 전 직원

실제로 김 씨가 입사 당시 확인했던 구인신청서에는 ‘업무평가에 따라 정규직 전환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김 씨와 함께 일했던 전현직 상사들도 김 씨의 계약해지가 부당하다며 학교측에 계약해지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세대학교 구인신청서. 여기에도 업무평가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취재진은 한세대 측에 연락해 김 씨를 해고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학교측은 “처음부터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 구인 신청서에 대해선 담당자가 바뀌어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세대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뉴스타파가 장애인고용공단에 의뢰해 받은 답변서에는 “한세대가 김푸름 씨를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업무평가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했고, 정규직 전환 후 사학연금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해 그렇게 안내했다’고 적혀 있었다.

해고 이틀 전 바뀐 학교정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불허"

취재진은 한세대 측에 다시 연락해 장애인고용공단의 설명을 들려주고 입장을 요구했다. 한세대 측은 이번에는 학교정책이 바뀌었다고 말을 바꿨다. ‘학교 정책상 앞으로 비정규직은 정규직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세대 인사총무팀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평가에 대한 공정성 시비 우려도 있고, 재정 절감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 앞으로 정규직이 필요하면 신규채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세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불허’를 정책으로 결정한 것은 김 씨가 계약해지를 통보받기 이틀 전의 일이었다. 김푸름 씨는 정책변경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채용조건과 다르게 정책이 바뀌었다는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 왜 나를 시작으로 학교 정책이 바뀐 것인지도 모르겠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대적인 추세인데, 공공성을 띤 교육기관에서 왜 비정규직은 무조건 정규직화 하지 않기로 한 것인지 궁금하고 개탄스럽다.

김푸름 한세대학교 전 직원
▲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진 24살의 김푸름 씨는 장애인특별채용으로 한세대학교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그런데 노동절이던 지난달 1일, 아무런 평가절차 없이 해고를 통보받았다.

한세대 노조 측은 “김푸름 씨가 노동조합 조합원이었기 때문에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푸름 씨 이전에는 평가기준이 공정했든 공정하지 않았든 간에 평가절차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김 씨에 대해선 채용 조건에도 나와있던 평가를 하지 않았다. 워낙 일을 잘한다는 평을 들었던 직원이라 평가절차가 있었다면 당연히 정규직 전환이 됐을 것이다. 또 이상한 점은 김 씨와 비슷한 시기에 장애인특별채용으로 입사한 또 다른 계약직 직원은 6개월 전에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김 씨만 전환이 안 됐다는 점이다. 둘의 차이는 노조 가입 여부 밖에 없다. 평소 노조 활동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김성혜 총장이 노조탄압 차원에서 김 씨를 해고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황병삼/ 전국대학노조 한세대지부장

취재진은 노조와 김푸름 씨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김성혜 총장 측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역시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비정규직 연봉보다 비싼 ‘백일홍 나무'... 노조, “직원이 꽃보다 못 한가”

▲ 올 봄 한세대가 교비 2500만 원을 들여 심은 백일홍 나무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전국대학노조 한세대지부의 ‘김푸름 씨 부당해고 규탄’ 시위는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철야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고, 700명 가까운 학생들이 해고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한세대 측은 문제해결은 외면한 채, 노조가 학내 곳곳에 설치한 현수막을 대부분 떼어 버렸다. 노조는 한세대가 김푸름 씨에 대한 부당해고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푸름 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고작 1800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일했지만, 정규직 전환의 꿈을 품으며 행복하게 일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내가 계약해지된 뒤, 한세대는 교비 2500만 원을 들여 학교 곳곳에 백일홍 나무를 심었다. 그걸 보면서, 함께 일한 직원이 꽃보다도 못한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취재: 홍여진
촬영: 김기철 오준식
편집: 박서영 김은
CG: 정동우
디자인: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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