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전두환 프로젝트] ⑬ 전두환 측근 정호용의 부동산 내역 공개... 최대 천억 원대

2019년 11월 25일 14시 30분

뉴스타파는 <민국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의 일환으로 ‘전두환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전두환 세력이 쿠데타와 광주학살로 정권을 탈취한 뒤 부정하게 축적한 재산을 환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이 땅에 정의를 세우기 위한 기획입니다. 12·12군사반란 40년을 맞아 준비한 ‘전두환 프로젝트’는 오는 12월까지 방송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뉴스타파가 광주학살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인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일가의 재산을 추적했다. 정호용은 ‘전두환 쿠데타’ 세력 중 가장 돈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정호용과 그의 일가는 현재 1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두환의 육사 11기 동기인 정호용은 1980년 5월 ‘광주학살’ 당시 특전사령관이었고, 5공 내내 육군참모총장과 내무·국방장관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국회의원도 2번이나 지냈다.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목적살인죄로 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전두환과 마찬가지로 곧바로 사면됐다.

 
▲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일가 소유 부동산 지도. 서울 강남과 용산, 경기도 과천과 강원도 평창 등에 총 62건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정호용 일가, 전국에 땅·건물·아파트·오피스텔 62건 소유

정호용 일가 재산추적의 시작점은 1993년 국회의원 신분이던 정호용이 공개한 재산내역이었다. 당시 그는 자신과 가족 명의의 부동산 11건과 주식, 각종 예금 등을 합해 총 93억 원이 넘는 재산을 신고한 바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55억 원이 넘는 빌딩, 10억 원이 넘는다고 신고한 경기도 양주시 임야가 재산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뉴스타파는 이 재산내역을 단서로, 정호용과 그의 일가의 현재 재산을 추적했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변동내역을 확인하고 시세도 알아봤다. 그 결과, 26년이 지난 현재 정호용과 그의 일가가 전국에 총 62건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대 300억 원에 달하는 서울 강남의 건물부터 고가의 단독주택 여러 채, 아파트와 오피스텔까지 다양했다. 시세는 최대 1000억 원대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호용 일가는 경기도 과천에만 총 19개 필지에 걸쳐 1만 제곱미터가 넘는 땅과 3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논현동에 6개, 서울 용산에도 두 개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었고, 경기도 남양주시와 전라남도 무안군, 충남 서산시와 강원도 평창군에도 토지와 주택을 가지고 있었다.

취재진은 이 가운데 정호용이 소유했거나 현재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3건의 소유이력과 배경을 면밀히 따져봤다. 먼저 확인한 것은 정호용 일가가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과천 소재 부동산이다.

 
▲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에 위치한 정호용 소유 부동산과 주택. 정호용은 과천에만 1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부동산(19개 필지)을 소유하고 있다.

1. 경기도 과천시 ‘정호용 타운’

정호용은 30년 넘게 경기도 과천시에 살고 있다. 과천정부청사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문원동 금싸라기 땅에 집 3채를 짓고 사는데, 정호용 부부와 딸 부부가 각각 1채씩 쓰고 있고 나머지 집에는 관리인이 산다.

정호용이 과천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5공화국 출범 직후였다. 1982년 과천시 주암동의 일명 ‘장군마을’에 입주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정호용은 2000년대 초반까지 10여 년에 걸쳐 과천시 문원동과 과천동 일대 땅을 1만 제곱미터 넘게 사들였다. 정호용의 한 지인은 “5공때인 1980년대, 정호용이 이 인근 부동산을 쇼핑하듯이 사 모았다”고 말했다.

정호용이 과천에 땅을 사들이기 시작한 때는 과천정부청사 개발이 본격화되던 시점이었다. 그래서일까. 정호용이 사들인 과천시 소재 땅 중 일부는 지난 20여년 새 공시지가 기준으로만 40~50배 가량 올랐다. 정호용이 과천에 지은 3채의 집 가운데 하나(문원동 353-1)는 1993년 4만 5800원(제곱미터 당)에 불과했던 공시지가가 지난해 기준 232만 8000원으로 50배 가량 올랐고, 바로 옆 땅도 같은 기간 공시지가가 5만여 원에서 228만 원으로 45배 올랐다.

 
▲ 정호용이 육군참모총장이던 1985년 사들인 경기도 양주시 임야. 정호용은 국회의원이던 1993년, 6200만 원에 사들인 이 땅의 가치가 10억 원이 넘는다고 신고했다.

2. 정호용 부동산 투기의 시작 ‘경기도 양주 임야’

정호용이 1993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공개한 재산 중에는 군사보호구역인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소재 임야(은현면 산 87번지 일대)도 포함돼 있었다. 바로 정호용을 ‘1000억 원대 땅부자’로 만들어준 시작점이 됐던 부동산이다. 정 씨는 육군참모총장이던 1985년, 부인 김숙환 씨와 딸(당시 11살) 이름으로 30만 제곱미터가 넘는 이 땅을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 이 땅은 정호용이 투기의혹에 시달리는 이유가 됐다. 다음은 1993년 3월 26일 한겨레의 보도 내용.

민자당 정호용 의원이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 중 경기도 양주군 용암리 산87-1~3 일대 임야 40만 3700제곱미터를 부인과 두 딸 이름으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투기의혹을 사고 있다. 정 의원은 당시 이 땅을 평당 470원 꼴인 6200만 원을 주고 매입했으나 현재는 평당 8000~1만 원선에 거래돼 실제 땅값은 1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겨레(1993년 3월 26일)

정호용 소유 경기도 양주시 땅값이 폭등한 이유는 같은 날(1993년 3월 26일) 경향신문을 통해 알 수 있다. 정호용이 사들인 땅이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된 뒤, 개발 호재가 나오면서 땅값이 폭등했다는 내용이다.

민자당 정호용 의원이 육군참모총장 재직시 처자 이름으로 사들인 군부대 부변 임야가 4년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돼 투기 및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양주 지역은 군부대가 밀집해 있어 대부분 군사보호구역에 묶여 있으니 지난 88년 11월 정의원의 부동산이 있는 용암리 일부지역만 보호구역에서 해제됐으며 정의원이 부동산을 매입한 80년대 중반부터 ‘군사시설보호 구역이 해제되고 대형위락시설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아 서울의 투기꾼들이 대거 몰려들기도 했다는 것.

경향신문(1993년 3월 26일)

부동산 투기 의혹에 시달리던 정호용은 1993년 12월, 경기도 양주시 임야를 모두 재벌기업 창업주가 설립한 한 불교재단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 정호용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건물. 200~3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호용은 1992년 말 한 재벌기업으로부터 이 부동산을 매입했다

3. 서울 강남 논현동 소재 ‘최대 300억 원대’ 추정 건물

정호용 일가가 현재 가지고 있는 부동산 중 가장 비싼 건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산대로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2층짜리 건물(대지 443제곱미터)이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정호용은 국회의원이던 1992년 12월 한 재벌기업으로부터 이 건물을 사들였다. 오랫동안 수입자동차 전시장으로 사용돼 온 이 건물에는 한 때 정호용의 개인사무실도 있었다.

1993년 정호용이 국회에 신고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당시 이 건물의 가치는 55억 원이었다. 그럼 현재 가치는 어떨까. 취재진이 인근 부동산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호용 소유 건물 주변의 시세는 3.3제곱미터(1평) 당 최소 1억 5000만 원에서 최대 2억 원이었다. 만약 정호용 소유 건물이 지금 매물로 나온다면, 대략 300억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소개한 것들 외에도 정호용 일가는 현재 전국에 걸쳐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로 수익형 부동산을 여러 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 강남과 용산에 많았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만 총 3채(정호용 본인 명의 2채, 부인 김숙환 씨 명의 1 채), 서울 용산에도 시세가 15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한 채와 오피스텔 한 채를 가지고 있었다.

 
▲ 지난 10월 23일 노신영 전 국무총리 장례식장에서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난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전두환 쿠데타 주역’ 정호용, 5공서 장관 2번, 이후 국회의원 2번

12.12군사반란과 광주학살에 가담한 뒤, 정권 창출의 1등공신이 됐던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이후 그는 내무장관과 국방장관을 거쳐 국회의원도 2번이나 지냈다. 그리고 그가 5공시절 사들인 부동산은, 현재 1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정호용 일가 재산의 밑받침이 됐다.

‘전두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뉴스타파는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정호용을 찾아갔다. 광주학살 책임과 함께 1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재산의 형성과정 등을 묻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를 계속 만나지 못하다가 결국 지난 10월 23일 노신영 전 국무총리 장례식장에서 정호용을 대면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 2019년 현재 정호용 일가(부부와 자녀) 명의 부동산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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