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청년단체, 리베이트 통해 정부보조금 빼돌려

2018년 06월 25일 17시 01분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설립한 민간단체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DMZ(비무장지대) 자전거 캠프를 운영하면서 식비와 숙박비 등을 과다하게 지급한 뒤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으로 수백만 원의 보조금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

신보라 의원은 지난 2011년 ‘청년이여는미래’라는 민간단체를 설립, 2016년 3월까지 대표를 맡았다. 이 기간동안 신 의원은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주로 보수정권의 입맛에 맞는 활동을 펼쳤다.

당시 정부는 2012년부터 신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2016년까지 5년 연속 모두 2억63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정부 보조금은 주로 대학생들을 모집해 자전거 캠프를 여는데 사용됐다.

뉴스타파는 2016년 자전거 캠프에 지원된 정부 보조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검증했다. ‘청년이여는미래’가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회계자료를 보면 3박 4일 일정의 자전거 캠프에 모두 90명이 참가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 캠프 참가자 수는 최소 10명이상 부풀려졌다. 뉴스타파는 이 단체가 자부담으로 결제한 입장료 영수증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청년이여는미래’는 자전거 캠프 첫날 강원도 양구의 제4땅굴 입장료로 14만2000원을 결제했다. 매표를 담당한 양구군청 관계자는 “총 75명에게 입장권이 발행됐는데 운전기사 2명과 가이드 2명을 제외하고 71명의 단체 입장료를 1명당 2000원씩 계산해 결제했다”고 말했다. 양구군청이 보관중인 입장권 발매 영수증철에는 ‘청년이여는미래’ 측이 제출한 DMZ자전거 캠프 명단이 아직 남아 있었다. 이 명단에는 행정안전부에 보고된 90명이 아니라 80명의 인적사항이 담겨 있었다. 취재결과 명단에서 누락된 10명은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다. 방모 씨는 뉴스타파와의 전화 통화에서 “캠프 참가 신청을 한 적 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실제 참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청년이여는미래’는 캠프 참가자 인원을 늘린 것뿐 아니라 1인당 하루 숙박비도 부풀렸다. 실제 숙박비는 한 명당 하루 1만원 꼴. 숙박인원을 80명으로 계산할 경우 3박4일의 캠프 숙박비는 240만 원이다.

하지만 ‘청년이여는미래’는 숙박인원을 90명, 숙박비를 1인당 하루 3만 원으로 계산해 모두 840만 원을 지불한 뒤 차액의 일부를 되돌려받았다. 강원도 양구의 한 숙박시설 관계자는 “숙박료와 농촌체험활동비 명목으로 270만 원이 결제됐으나 나중에 151만 원을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한 숙박시설 관계자는 “숙박비 차액에서 닭볶음탕 등 음식값과 카드 결제 수수료 등을 제하고 70만 원을 환불해줬다”고 밝혔다. 경기도 연천의 한 수련원 관계자는 “‘청년이여는미래’가 지불한 숙박비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돌려준 것은 맞지만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년이여는미래’는 또 이동식 밥차 업체와 계약해 100명분의 식사를 1끼당 1만 원으로 계산해 모두 11번 제공받는 대가로 정부 보조금 1100만 원을 사용했다는 회계자료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동식 밥차 업체 대표 박모 씨는 “식비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한 명당 7700원이며, 부가세 비용을 보전해주면 식비 영수증 금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실제로 ‘청년이여는미래’에도 식대를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 단체가 진행한 자전거 캠프의 실제 밥값이 600만~700만 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청년이여는미래’가 숙박비와 식비를 부풀려 수백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빼돌린 의혹에 대해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제작진
취재황일송
촬영정형민 신영철
편집정지성
CG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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