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공군 부사관 가혹행위 책임자를 처벌하라"

2014년 08월 22일 22시 47분

지난 8월 21일 국방부 앞에서는 다산인권센터,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등 16개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5월 뉴스타파가 보도한 <한 군인의 절규, ‘나는 벌레가 아니다’>를 통해 드러난 공군 소속 부사관 이 모씨에 대한 가혹행위에 대해 국방부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요구한 것이다.

이 하사의 아버지와 변호인 측은 이 하사를 음해하는 메일을 보낸 양 모 상사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이 하사의 선임수사관을 비롯한 상급 수사관 5명과 공군 헌병단장에 대해서는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국방부에 고발할 예정이다. 또한 양성수사관 해임의 부당함을 군법이 아닌 헌법으로 따져 묻겠다며 공군을 상대로 지난 21일 행정심판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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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혁(가명) 하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19살의 나이로 헌병 수사관의 꿈을 안고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했다. 그러나 입대 후 그를 기다린 것은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된 고참들의 폭행과 성추행, 집단 따돌림 등 가혹행위였다. 이 하사는 일 년이 넘는 시간동안 괴로워 하다 결국 공군 헌병단에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이 아닌 ‘조직의 배신자’라는 낙인이었다.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형편없었다. 당시 수사를 통해 8명의 간부가 이 하사를 상대로 폭행, 욕설, 성추행등의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공군은 가해자 중 3명에게만 징계중 가장 수위가 낮은 견책 처분을 내렸을 뿐이었다. 나머지 가해자 5명에 대해서는 폭행 등의 가혹행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리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가해자 중 한 간부는 5년이 지난 뒤 다른 부대에 배치된 이 하사의 상급자에게 이 하사를 음해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양성수사관 과정이던 이 하사가 수사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해당 부대의 수사관들은 이런 음해성 메일을 보낸 간부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고, 이 하사는 결국 공군 수사관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이를 자책하던 이 하사는 결국 지난 2월 자살까지 시도한다.

이러한 내용이 뉴스타파 방송을 통해 소개된 후 공군 측은 이 하사에게 허락없이 방송에 출연했다며 징계 절차에 들어갔고, 공군 내부에서는 자신의 피해사실을 가족과 언론에 알린 나약한 군인이 됐다. 또다시 조직을 배신한 군인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그렇게 조용히 묻힐 뻔 했던 이 하사의 억울한 사연은 육군 28사단에서 발생한 윤일병 구타 사망사건이 사회에 일파만파로 충격을 주면서 비로소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뉴스타파를 통해 처음으로 아들의 사연을 공개하고 공군 측과 지난한 싸움을 벌여온 이 하사의 아버지는 21일 국방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그동안 자식을 지키지 못 한 아비로서 맺혔던 억울함을 쏟아냈다. 그는 윤 일병이 만약 살아서 자신의 일을 신고했다면 그 역시 이 하사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배신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가혹행위를 당해놓고도 그 어린 나이에 법무실이나 헌병대에 끌려가서, 니가 잘못했지 니가 나쁜 놈이지 니가 죽일 놈이야. 책상 때리면서 조사해서 다 무혐의 처리해주거나 견책 처분만 내리는 데가 우리나라 군대입니다.

이 하사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 역시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아닌 미온적인 수사와 처벌, 그리고 결국 피해자에 대한 왕따와 보복 행위를 통해 더는 내부 고발을 하지 못 하도록 만드는 군대 문화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군 내부 문제를 덮으려고만 했던 관행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 하사의 아버지는 지난 6년 간 자신의 아들이 겪어온 군 생활의 실체를 밝혀주기를 촉구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한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이 하사가 겪어온 군 생활의 참상에 공감하는 1112명의 온라인 서명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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