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20대 국회의원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처음으로 입수해 공개한다. 20대 국회 개원 후인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지급된 특수활동비 52억 8천 6백만 원의 사용처다. 현직 의원들의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2019년도 예산에서 특수활동비를 10억 원 대로 감액하기로 했다.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수사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라는 이유로  현금으로 지급받아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 대표적인 ‘깜깜이 예산’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2016년 하반기 국회 특수활동비 52억 지급내역  첫 입수, 분석

국회 특수활동비는 의정지원, 위원회 운영지원, 의회외교, 사무처 기본경비 등 4개의 단위 사업으로 나눠져 있다. 2016년 편성된 특수활동비 예산은 총 78억 5,800만 원이었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예비금을 포함한 특수활동비 52억 8,600만원의 지급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의하면 ‘특수활동비는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며, 구체적인 지급대상, 지급방법, 지급시기를 감안하여 집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특수활동비는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또 국회의원들의 제 2의 월급으로 불린다. 특수활동비를 사용해야 할 구체적인 사유나 상황이 생긴 것이 아닌데도 우선 의원들에게 매월 고정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18개 국회 상임위원장들에게 특수활동비 매월 600만 원 지급

뉴스타파가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각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에게는 실제 위원회 회의 개최 일수나 활동과 무관하게 위원회 활동비로 매월 600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상임위원장직 수행 기간에 따라 지급 금액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7개월 간 권성동, 홍영표, 김현미, 조정식, 이철우, 조경태, 양승조, 유성엽 의원에게 각각 4천 614만 9천 원이 지급됐다.

▲ 위원회 위원장들에게 활동비로 지급된 특수활동비 내역

‘회의 4회’ 백재현 윤리특위원장도 매월 600만 원, 분당 90만 원 꼴

상설특별위원회인 윤리특별위원회는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동안 총 4회 회의가 개최됐다. 7월 4일 열린 회의는 17분만에 종료됐다. 7월 6일 2분, 7월 20일 8분, 12월 29일 17분 간 회의가 진행됐다. 4차례 회의의 총 소요시간은 44분에 불과했다.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백재현 의원에게도 활동비 명목으로 특수활동비가 지급됐다. 다른 상임위원장과 비슷한 3천 960만 원이다. 회의 시간으로 활동비를 계산해 보니 분당 90만 원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위원장 김성태 의원은 1회 880만 원

2016년 11월 17일 조사를 시작해 60일 간 활동을 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 김성태 (서울 강서을) 의원에게도 활동 한달여 만인 12월 15일 활동비로 880만 원이 지급됐다.

상임위원회 위원장 직이 아닌 국회의원들에게도 특수활동비는 매월 다양한 항목으로 지급됐다. 자료분석 결과 2016년 7월 부터 12월까지 매월 초 9천 9백 만원이 지급됐는데 수령인이  ‘농협은행 (급여성경비)’ 으로 표기 돼 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에 따르면 이렇게 지출내역이 표기된 것은 일정한 사람들에게 일정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대량이체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이 농협은행(금여성 경비)을 통해 특수활동비를 지급받은 수령자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국회의원 64명에게는 2016년 7월 530만 원, 9월 49만 원, 11월 75만 원이 국회의원연구단체 특수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됐다.

특정 국회의원 이름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 지급된 것은 ’교섭단체’ 관련 내역이다. 교섭단체정책지원비 2천 5백만 원, 교섭단체활동비 5천만 원, 교섭단체활동비(회기분) 5천만 원이 매월 지급됐다. 수령인은 각 정당의 원내대표 또는 정당 원내행정팀 담당자들이다. 당시 새누리당의 경우, 원내대표실 당직자 이름으로 수령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해 무소속 의원들에게도 매월 위 3개 항목으로 특수활동비가 지급됐다. 무소속 의원들에게는 짝수달 (2016년 6월, 8월,10월,12월)에 166,650 원, 홀수달 (7,9,11월)에  99,990 원을 지급했다.  

▲ 교섭단체 관련 명목으로 각 정당에 지급된 특수활동비 내역

우상호 의원실 관계자는 교섭단체 관련 특수활동비는 주로 의원 워크샵에 사용된다”며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워크샵은 책정된 예산이 따로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상임위 활동 지원비, 부대표 활동비’, ‘농성시 식사 및 피켓 제작’ 비용으로도 사용된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실 관계자는 교섭단체 관련 특수활동비는 “대변인실은 급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변인실 지원비나 원내행정실 지원비 또는 당 관련 행사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 외 이번 분석으로 새로이 밝혀진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으로는 의정지원 사업에 ‘국정감사 및 조사' 항목의 4억 1,360만 원이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인 9월 23일 국회 수석전문위원 등 국회사무처 소속 직원 16명에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래 표는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지급된 특수활동비 전체 내역이다. 원 데이터는 20대 국회의원 예산 사용내역 공개(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지급된 특수활동비 전체 내역 (단위 원)

데이터 : 최윤원
자료입력 : 신재용, 신동욱, 전현주
공동기획 :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