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v. 윤석열> 재판에서 재판부가 결국 공소기각 판결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건 재판장 허경무 판사는 “공소사실 불특정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할 것인가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지난 19일 제6차 공판에서 밝혔다.
이날까지도 검찰이 뉴스타파가 보도한 허위 사실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공소기각 검토를 밝힌 재판부는, 검찰이 '무엇이 허위인지'는 밝히지 않고 '왜 허위인지'만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재판을 돌이켜 보면, 제1차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었는데 뉴스타파의 범죄혐의가 특정되지 않았다. 앞서 공판준비 기일에서 재판부가 혐의를 특정하라고 했지만 특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시작한 재판이었다. 결국 제1차 공판에서도 공소사실을 특정하지 못하자, 일단 증인 신문을 시작해 공소사실을 특정하라고 했다.
검찰은 남욱 증인과 조우형 증인을 제2차~제6차 재판에 불렀다. 남욱 증인은 기존 대장동 관련 사건 법정 진술을 뒤집으면서 뉴스타파를 비롯한 피고인들이 유죄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를 위해 앞서 증언에 대한 위증 처벌도 받겠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가 남욱 증인에게 뉴스타파 기사를 읽어보고 어느 부분이 허위인지 특정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남욱 증인은 특정하지 못했다. 애초 검찰 기소가 허위 사실을 특정하지 않았기에, 검찰에 우호적인 남욱 증인도 갈피를 잡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상황은 조우형 증인 신문에서도 반복됐다.
결국 재판부는 제6차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중단하고, 서증조사를 하면서 검찰에 뉴스타파 기사에서 무엇이 허위인지 밝히라고 했다. 검찰이 허위 사실을 특정해야 그걸 두고 재판부가 유무죄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도 검찰은 뉴스타파의 범죄사실을 특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재판장이 공소기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이날 재판을 보도하면서 “(허위) 핵심 내용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나 커피를 타 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뉴스타파 기사에 없다는 것은 검찰도 인정하는 것이다.
재판부가 공소기각 판결을 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검찰이 다음 재판 전에 법관 기피 신청을 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허위 사실을 특정하는 대신, 재판 자체를 부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 재판부는 오히려 뉴스타파에 엄격한 재판을 하고 있다. 피고인인 한상진 기자는 법정에 앉은 자세가 바르지 않다고 지적받았고, 뉴스타파 기자들은 기자단 소속이 아니어서 노트북을 쓰지 못하는데, 이번만 사용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무시됐다. 최근에는 검찰이 뉴스타파 등의 증거기록 보도를 문제 삼자 그대로 뉴스타파에 전달하며 경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다음 공판일인 12월 10일까지 뉴스타파의 범죄를 특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이 대통령이 피해자라며 언론사를 기소한 사건에서, 법관 기피를 신청하는 것은 불법 기소 자백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