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저 남자가 무엇을 잡노'하는 생각에 가까이 가보니 두 다리가 빳빳하게 붙어 있어 시체구나 생각했고, 돌덩어리가 매달려 있어서 '누가 원한이 있어 시체를 집어넣었구나' 생각하고 허겁지겁 도망갔습니다.김ㅇㅇ / 해녀, 김성수 시신 최초 발견자
익사의 종류를 자살인지 타살인지 사고사인지 정할 때 여러 정황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신체적으로 머리에 출혈이 있어요. 이 분은 생활반응(출혈)이 있어서 사망 전에 손상이 생긴 겁니다. 일반적으로 스치거나 다친 게 아니라 머리 안에 출혈이 있다는 점에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민할 문제입니다. 이걸 경막하 출혈이라고 하는데 머리 속 뼈 안에 막이 3개가 있습니다. 그중 바깥쪽 막이 '경막'입니다. 그 안에 출혈이 있으면 100% 외상성 출혈입니다.유성호 /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경막하 출혈을 20cc이라고 수기로 기재했는데 사진상으로도 그보다 많은 양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면 극심한 두통, 머리가 이상하다고 느낄만한 것이어서 콘크리트로 몸을 묶고 떨어진 장소에서 일이 벌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상황을 잘 모르니 비난하기 어렵지만 눈에 보이는 뭔가를 기재한다는 건 100년 전이나 200년 전이나 똑같습니다. 머리에 피가 있다면 큰 상처고 우선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중요한 소견입니다.유성호 /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형사 A : 솔직히 사체를 보고 출장 갔다 왔으면 그런 수사보고서 쓰지 못했을 겁니다. 당시 이거 타살이라고 하면 뺨 맞을 정도의 분위기였습니다. 지금 보면 왜 이렇게 작성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잘못된 보고서입니다.
형사 B : 당시에 타살로 보고 수사를 했었습니다. 조장에게 말 한번 제대로 못할 시기로 잘못하면 소문이 나서 경찰 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형사 C : 타살 혐의점이 상당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살 의견을 초동 수사에 낸 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선의 판단이지 수사관의 결론은 아니었습니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기록 중 (일부 내용 편집함)
조사관 : 수사보고서에 김성수의 아버지 김종욱이 자살에 일체의 이의가 없었다고 썼는데 사실인가요?
형사 D : 직접 만나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조사관 : 그럼 왜 이렇게 작성된 것인가요?
형사 D : 그것은 잘 모르겠으나 잘못임을 인정합니다.
조사관 : 사건 현장 방파제에 실신 상태의 사람이라도 혼자서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썼는데, 2~3사람이 올리는 가능성도 수사했어야 하지 않나요?
형사 E : 네, 당연히 수사했어야 하나, 저로서는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조사관 : 수사보고서에 담임 위ㅇㅇ의 진술이라며 김성수의 성격에 대해 청취하는 부분이 있는데 당시 고교 선생 중에는 위ㅇㅇ이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형사 F : 잘 모릅니다.
조사관 : 심리적 갈등으로 무작정 부산에 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기술했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형사 F : 문구는 직접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그 정도의 용어는 제 지식수준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기록 중 (일부 내용 편집함)
당시 수사형사들이 국가기관이 개입했을 소지가 보이면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대공 부서에 판단을 떠넘겼을 수 있습니다. 또 암묵적으로 자살로 사건을 시급히 종결 처리하라는 지시가 있으면 나름대로 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합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찰 조직은 비밀이 쉽게 노출되는 곳이기 때문에 상부에서 공식적으로 자살로 빨리 종결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6월 24일 자 수사보고와 같이 몇가지 단서 만으로 염세비관 자살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는 것은 책임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단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없으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암묵적인 지시'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습니다.권ㅇㅇ / 당시 부산 서부경찰서 대공과장 (의문사위 조사 기록 중)
촬영 | 이상찬, 신영철 |
편집 | 박서영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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