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MBC 김재철 "투표율을 높이지 마라!"

2012년 03월 31일 06시 35분

<앵커 멘트>

4.11 총선을 십여 일 앞둔 3월 28일. MBC 임원 회의에서 황당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총선 당일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 선거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입장은 여당 추천 방문진 인사의 말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차기환 방문진 여당추천 이사]
“젊은 층들이 투표를 4시부터 6시까지 많이 하는데 그 시간에만 실시간으로 투표율 보도하면서 투표하라고 독려한다면 누가 봐도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습니까.”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여당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방송을 미리 하지 않겠다는 결정. 파업 중에도 총선 당일만큼은 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해 방송을 하겠다는 조합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동건 선거방송기획단]
“수요일(28일) 오전에 김재철 사장 주재로 임원회의가 끝난 다음에 보도본부장이 선거방송기획단장에게 설명을 해줬어요. 임원회의에서 결정됐다. 4시에서 6시 방송은 안 된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그냥 위험하다. 인증샷 같은 거 나오는 거 아니냐. 이건 그야말로 좀... 인증샷은 선관위에서 이번에 해도 되는 거 선거법 위반 아니라고 괜찮다고 한 거거든요.”

더구나 투표 막바지 방송이 반드시 젊은 층만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기에 조합원들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전동건 선거방송기획단]
“6시에 시청률 1등 해야 그 뒤로도 유지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4시~6시가 제일 중요해요. 출구조사 발표 전에. 그런데 (방송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이거는 선거방송 상식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결정이었고. 그 이유가 위험하다는 거니까 어처구니없게 된 건데.”

이삼십 대 인구는 전체 유권자의 40%가 넘습니다. 꾸준한 캠페인을 통해 젊은 층의 투표율이 늘고 있는 추세에서 MBC 경영진이 엉뚱한 논리로 딴지를 걸고 있는 겁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가, 국민의 기본권을 행사하는 게 왜 중요한가. 이 부분을 독려하는 것은 기본적인 임무라는 거죠. 그런데 독려하기는커녕 혹시 방송하면 투표율이 올라갈까 그게 걱정이 된다니 기본적인 시민상식으로도 납득할 수 없고 공영방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있을 수 없는 생각이고 발언이라고 생각하고요. 투표할까봐 방송을 안 한다는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느낄 것 같아요. 왜 지금 방송국 직원들이 파업하는가. 저 상황에서 어떻게 방송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공감대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BC 노조 역시 경영진의 결정에 반발했습니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리려는 꼼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용마 MBC 해직 기자]
“선거방송은 공영방송의 의무, 시청자와의 약속 운운하던 이들이 4.11 총선에서 투표율일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여당에 불리하다며 총선 당일 선거방송을 투표가 모두 마감되는 오후 6시부터 하겠다는 결정.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김재철씨가 사장으로 있는 공영방송 MBC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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