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주기] ② 엇갈린 판결들...진짜 진상규명은 지금부터
2024년 10월 31일 20시 00분
뉴스타파가 세월호 구조 작업에 투입된 잠수사들의 작업일지(잠수 로그북)를 확인한 결과 해경과 해군은 사고 초기 일주일 간 정조시간을 잘못 판단해 물살이 셀 때 구조작업에 나선 사실이 재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잠수사 로그북을 분석한 결과, 강한 조류 때문에 선체 진입이 불가능해 잠수사들이 퇴수했다고 기록된 건수는 사고 초기 1주일 간 모두 38건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침몰 후 지난 6월 23일까지 두 달여 동안 퇴수 및 상승으로 사실상 잠수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기록된 것은 모두 49건. 이 가운데 무려 78%가 사고 초기 1주일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 첫날인 4월 16일 해경과 해군은 모두 8번 잠수를 시도했으나, 이중 5번은 강한 조류로 잠수가 불가능했다. 17일에도 15번의 잠수 시도 중 6번이 물살이 셀 때 진행됐다.
해경이 세월호 침몰지점의 정조시간을 잘못 예측해 물살이 강한 시간대에 잠수사를 투입했고, 정작 잠수가 가능한 정조시간 대에는 구조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 때문에 실종자들을 구출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조류 예측 정보가 실제 현장의 조류와는 달랐다는 해경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지난 4월 17일 오전 3시10~43분, 6시~8시15분, 낮 12시37~52분, 오후 9시45~10시34분이 유속 1노트 이하의 정조시간이었고, 이때 잠수사들을 투입했다고 해명 보도자료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잠수 로그북을 보면 이날 오전 3시에 투입된 해경 잠수사 2개조는 강한 조류 때문에 선체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오전 7시와 8시에 투입된 잠수사들의 활동 기록은 아예 적혀 있지 않았고, 이날 마지막 정조시간에 투입된 해군 SSU 잠수사 2명은 조류에 밀려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10여분 만에 구조를 포기했다.
세계 최강이라는 해군 특수부대가 유속 1노트 이하의 잠수에 실패했다는 것은 당시의 실제 유속이 1노트 이하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해양조사원은 SSU 대원들이 잠수한 시간대에 맹골수도에는 시간당 3노트 이상의 강한 조류를 예측했다.
조류의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한 해경의 헛발질은 일주일이나 계속되다가, 4월23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소속 조류 연구원이 사고 현장에 상주하면서 비로소 바로 잡혔으나 이미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보낸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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