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업

가짜학술단체 오믹스에 570억 과징금…美법원 "기만적 영업 금지"

2019년 04월 05일 14시 43분

미국 법원이 대표적인 가짜 학술단체 ‘오믹스’(OMICS International)에게 수백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기만적인 영업 행위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연방지방법원의 글로리아 나바로 판사는 지난 3월 29일(현지시각) 인도계 학술단체 오믹스 그룹과 계열단체, 운영자 스리누바부 게델라에게 과징금 5천10만 달러(한화 약 570억 원)를 지불하라고 약식 판결을 내렸다. 오믹스를 제소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법원 판결을 받았다고 4월 3일 밝혔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오믹스가 2011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 학자들에게 벌어들인 수익을 산정해 과징금을 청구했다. 연방법원은 공판 절차 없이 FTC의 과징금 청구액수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법원은 과징금과 더불어 오믹스의 기만적인 영업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오믹스가 연구자들을 속여 이익을 챙기는 영업 방식을 모두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오믹스가 정상적인 동료평가(Peer review) 과정 없이 논문을 심사·게재했으며, 연구자들에게 논문 게재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오믹스가 학자들의 동의 없이 학술지 편집위원으로 명의를 도용하거나, 학술대회 발표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허위 광고를 해온 혐의도 인정됐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2016년 오믹스를 연방법원에 제소했고, 법원은 이듬해 오믹스에 영업 중단 예비명령을 내렸다. 연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오믹스는 5천10만 달러의 과징금을 납부하고 기만적 영업 행위를 모두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캡처: FTC 웹사이트)

국내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뉴스타파의 ‘가짜학회’ 연속 보도 이래 오믹스 활동 이력이 교수·학자의 연구 수준과 윤리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조 씨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재직하던 2017년 12월, 대학과제 연구비를 이용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오믹스 계열 학술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인사청문회 이후 드러났다.

당시 오믹스 계열 학술대회에는 조 전 후보자를 비롯해 서울대(6명), 동의대(4명), 부산대(3명), 카이스트(2명), 아주대(1명) 등 국내 대학·기관 소속 연구자 17명(공동저자 중복 집계 시 33명)이 포스터(초록 전시)를 게재했다. 문제의 학술대회 프로그램북을 보면 이들이 정식 세션의 구두발표자로 참여한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포스터 총 34편 가운데 무려 11편(32%)이 국내 연구자들이 낸 포스터다. 동의대 소속 4명은 공동저자로 제1저자 순서를 바꿔가며 총 4편의 포스터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대 소속 1명도 총 4건의 포스터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뉴스타파는 국내 대학·기관 소속 연구자들이 오믹스 산하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전수를 우선적으로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로 공개하고 있다. 자체 분석 결과, 최소 1천876명(연인원)이 총 534건의 논문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 데이터팀은 오믹스 학술대회 참가 이력을 나타내주는 발표논문 초록(프로시딩)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학술지 논문 게재 기록에다 학술대회 참가 기록까지 더하면 오믹스를 이용한 국내 연구자들의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취재: 홍우람, 김지윤, 신우열
데이터: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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