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김진태와 권성동은 어떻게 '세금도둑'이 됐나

2022년 10월 06일 20시 00분

뉴스타파가 연속 보도하고 있는 <2022 국회 세금도둑 추적 프로젝트> 오늘 주간 뉴스타파에서는 그 두 번째 보도를 이어갑니다.
혹시 지난 주 보도해 드린 국민의 힘 부산지역 의원들의 '세금유용 카르텔'을 기억하시나요? 장제원, 김도읍, 박수영 황보승희 등 국민의 힘 부산지역 의원 14명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의원실 당 220만 원씩의 국회 예산을 빼돌려 도합 3천만 원을 마련해 부산지역 국민의 힘 씽크탱크에 지원해 준 사실을 폭로하는 보도였는데요,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와 협업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연루된 의원 14명을 모두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오늘 보도할 내용도 그 못지 않게 조직적이고 심각한 범죄입니다. 

1.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야인 시절 세금 빼먹기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야인이 됐습니다. 당시 그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사단법인 정치문화연구소'를 만들고 스스로 이사장이 되었는데요, 김진태 지사가 이 연구소를 개소하고 두 달 남짓 지난 시점부터 그와 가까웠던 동료 의원들이 '사단법인 정치문화연구소'에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이헌승, 김용판, 박대출, 김태흠 (현 충남도지사) 의원은 이곳에 정책 연구용역을 맡기고 각각 500만 원 씩, 모두 2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정책 연구에 쓰라고 국민이 준 세금을, 야인이 된 동료 의원의 정치자금으로 지급한 셈입니다. 500만 원씩을 지원받아 만든 정책연구 보고서의 내용은 어땠을까요? 예상하신대로 표절과 부실로 얼룩진 보고서였습니다. 심지어 '정치문화연구소'는 국회의원들로부터 수주한 연구용역을 다른 사람들에게 재하청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공사현장의 하청 업체와 재하청업체처럼, 중간에서 소개비만 떼어 먹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문화연구소'는 500만 원 가운데 얼마를 실제 용역업무를 수행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얼마를 자신들이 차지했는지조차 밝히지 않았습니다. 

2. '이파라파 냐무냐무'와 김기현 의원

'이파라파 냐무냐무'라는 어린이 도서가 있습니다. 예쁘고 귀여운 그림체와 편견을 넘어서자는 메시지로 큰 인기를 끌었던 그림책인데요, 국민의 힘 김기현 의원은 지난해 11월, 이 책 300권을 구입해 국회 입법보조원과 인턴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여기에 쓴 돈은 '입법 및 정책개발비' 가운데 책정된 도서 구입비로 마련했습니다. 정책 연구를 하기 위해 좋은 책을 사서 읽으라는 취지의 돈 405만 원을 뜬금없이 선물용 책을 사는 데 쓴 건데요, 심지어 이 책의 권장 연령은 3-7세 사이의 아동이었습니다. 김기현 의원실은 뉴스타파 질의에 "새로운 입법이나 정책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그 저변에 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하게 이해를 해야 된다"라는 취지로 도서 구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역시 '입법 및 정책개발비'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전 고위공무원이 쓴 책 100권을 구입해 동료 의원들에게 나눠주는 등 선물용 책 170권을 사는 데 245만 원을 썼고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비례) 의원은 '전태일 평전' 200권을 구입해 동료 의원들에게 선물하는 데 270만 원을 썼습니다. 모두 '입법 및 정책개발비'의 사용 취지와는 맞지 않는 사례들입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까지 보도해드린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를 보면 국회의원들의 세금 오남용 실태는 두고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형편이 없었는데요, 이런 예산 유용 범죄를 관리, 감독해야 할 국회 사무처의 대응은 미온적이기만 합니다. 국회 사무처가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들이 예산을 제대로 쓰는지 감독을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타파의 <2022 국회 세금도둑 추적 프로젝트>는 올해 연말까지 계속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와 영상을 참고하세요! 
제작진
취재박중석 강민수 박상희
연출송원근 박종화
진행심인보
촬영정형민 오준식
편집 정애주 김은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