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부산택시노조 간부, 협상 후 사용자 측 뒷돈 수수 의혹

2020년 08월 27일 13시 18분

부산지역 최대 택시노조의 간부들이 사용차 측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한 후 모두 세차례 1인당 1,000만 원씩 현금을 받은 정황을 보여주는 녹음 파일이 나왔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녹음 파일에서 이들에게 돈을 준 것으로 나오는 사람은 택시회사 사업자 단체인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 장성호 이사장이다. 이 때문에 택시회사 측에 유리한 임단협을 체결해 준 대가로 노조 간부들이 돈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부산 택시노조 간부들, 사용자측으로부터 3차례 각 1천만 원씩 받아


뉴스타파 취재인은 최근 한국노총 산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이하 전택) 부산지역본부 전 간부와 전택 지회장 D씨와의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이들이 전화 통화를 한 시점은 2019년 2월 12일이다.

녹음 파일에는 당시 전택 부산본부 의장을 맡았던 이 모 씨가 장성호 이사장으로부터 뭉칫 돈을 받아 노조측 교섭위원 6명에게 세차례에 걸쳐 모두 1,000만 원씩을 나눠줬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 전택 부산본부 노조측 교섭위원이었던 D씨는 “작년 3,4월에 교섭 끝나고 돈을 얼마 받았냐”는 부산본부 전직 간부의 질문에 “500만 원을 받았고, 각 교섭위원들에게 500만 원씩 다 준 것 같다”고 답했다. D씨는 또 “12월에는 기름값 명목으로 100만 원씩 받았고, 1월에는 부산 연산동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 의장 부터 400만 원씩을 또 받았다”고 말했다. D씨는 이 의장이 식사 모임 자체를 함구할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전택 부산본부는 부산시 전체 택시 회사 96개 가운데 71개사 노조가 가입한 조직으로 부산지역 택시 임단협 협상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단체다. 전택 부산본부 의장이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회사 측이 일방적으로 사납금을 올리기 어렵다.

전택 부산본부와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임단협을 통해 지난 2018년 사납금을 종전보다 103,500원 인상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149,500원을 올렸다.

이 때문에 택시운송사업조합측이 노조측 교섭위원들에게 돈을 준 것은 사납금 인상안에 합의해 준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전택 부산본부 전 의장 이 모 씨는 녹음 파일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임단협이 끝난 뒤 교섭위원들에게 교통비 조로 노조 조직기밀비를 100만 원씩 준 사실은 있지만 택시운송사업조합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아니다”며 “전택 부산본부 전 간부와 D씨가 짜고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없는 사실을 꾸며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상반기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장성호 이사장이 교섭이 끝난 뒤 돈을 준 사실을 인정하는 전화 녹음 파일도 입수했다. 전택 부산본부 전 간부는 D씨와 통화를 마치고 30여 분 뒤 장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교섭하고 돈을 왜 줬냐’고 질문했다. 이에 장 이사장은 “달라는데 안 줄 수 있나. 기본으로 들어가는 거다”며 돈을 준 사실을 인정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현재 전국택시노조 부산본부 간부들의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택시요금 3번, 사납금 7번 오를 동안 택시기사 기본급은 제자리


부산시는 2008년이후 세차례 택시요금을 인상했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로 택시 기사의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을 꼽았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택시 기사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지난 2008년 544,000원이던 부산 지역 택시 기사의 월 기본급은 13년째 단 한푼도 오르지 않았다. 반면 택시 기사들이 회사에 갖다 내는 사납금, 즉 운송수입금은 같은 기간 7차례 올랐다. 올해 사납금은 월 352만 원으로 2008년보다 115만 원, 50% 가까이 인상됐다.

한 달에 23일 일하고 사납급을 전부 채우면 각종 수당을 합쳐 110만원 남짓한 급여를 받는다. 만약 근무일수가 모자라거나, 사납금을 미처 채우지 못하면 쥐꼬리만한 월급도 반토막이 된다. 물론 사납금을 채우고 남는 돈은 기사들 몫이다. 하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사납금을 채우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30년 넘게 택시를 운전했다는 한 택시 기사는 “새벽 5시에 나와 오전 11시 47분까지 46,200원 벌었다”며 “ 저녁 9시, 10시까지 일해야 사납금 15만 원을 채울까 말까”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제작진
취재황일송
촬영김기철
편집정지성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