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실천선언 50년㉕] 자유언론의 길 ‘우리대장 천관우’
2024년 11월 22일 11시 00분
KBS 사장의 고급 관용차 위로 KBS 직원들이 몸을 날렸다. 자동차 지붕 위로 연달아 사람들이 몸을 날려 사장 차가 KBS에 진입하는 것을 막았다. 길환영 KBS 사장의 관용차 앞 유리가 깨졌다. 물병 세례도 이어졌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청와대와 길 사장의 KBS 보도 개입 실태를 폭로한 뒤 나온 길 사장의 첫 출근길 모습이다.
KBS 양대 노조와 KBS 기자협회의 길환영 사장 출근저지 투쟁이 시작되면서 KBS 본관 앞은 한 때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새벽 6시부터 정문 앞에 나온 기자와 프로듀서 등 KBS 직원들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길 사장의 아침 출근은 가로막혔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길 사장 퇴진과 KBS 독립 쟁취까지는 지난한 투쟁이 예상된다.
이날 노조와 기협을 중심으로 한 평직원들의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맞서 KBS 사측에서도 본부장과 주요 실국장 등이 사장의 출근을 보호하기 위해 대거 나섰다. KBS 내부에 여전히 청와대 등 권력의 눈치를 보는 세력이 엄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침 출근길은 막혔으나 그 이후 노조의 눈을 피해 사내로 들어간 길환영 사장은 오후에 열린 기자협회 총회에 나타나 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길환영 사장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와 자신이 KBS 보도에 개입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해쳤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주장은 과장되고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 새노조 등을 중심으로 한 평직원들은 더 이상 “길환영 씨를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계속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주요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과 보도국의 부장, 팀장들도 진행 거부와 보직 사퇴를 결의해 KBS 뉴스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KBS 새노조의 권오훈 위원장은 공영방송 KBS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로 명백히 드러난 만큼, 길환영 사장의 퇴진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번을 계기로 KBS 사장 선임 제도도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으나 참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 언론, 특히 KBS 등 공영방송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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