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기자 인터뷰 "한국산 전자개표기는 부정선거와 관련없다"
2024년 12월 19일 20시 00분
<기자>
지난해 9월 열린 정수장학회의 임시이사회 회의록입니다. 최필립 이사장은 2012년 재단창립 50주년을 맞아 설립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구상했다고 밝힙니다. 박 전 대통령 희귀사진을 모아 사진집을 출판하는데 1억 원을 지원하자고 제안하자 김 모 이사는 박정희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설립자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며 동의했고, 예산 지원안은 통과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08년 11월 정수장학회 이사회의 회의록입니다. 한국 정수문화예술원 주체로 열린 정수대전에 209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고 결의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정수대전은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인 11월 14일에 맞춰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입니다.
정수장학회는 지난 2000년에 열린 제1회 정수대전부터 해마다 재단 예산에서 정수대전 사업비를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 1억8천만 원 가량이 지원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같은 사실은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수 공동대책위원회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받아낸 자료로부터 드러났습니다.
“여기 장학재단 설립자가 박대통령이시니까.“
(지원하는 것을 박근혜 의원도 알고 계시는가요?)
“박근혜 의원요? 알고 계시겠죠.”
(언론사 지분도 갖고 있는데,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하고, 선양사업 하는 것이 부적절하지는 않은지?)
“아니죠. 그게 왜.. 장학회에서 설립자에 대해서 선양사업을 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죠.”
정수장학회는 196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시해 부산의 사업가 고 김지태씨가 소유한 언론사 지분을 강제로 헌납 받아 만들어진 재단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동서인 조태우씨가 14년 동안 이사장과 이사를 맡았고.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의원이 지난 2005년까지 10년 동안 직접 이사장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자신과 정수장학회가 이제 법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정수장학회 이사장에서 물러난 2005년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정수장학회 예산이 계속 지원돼 온 것입니다.
특히 대선이 실시되는 올해 박정희 전 대통령 희귀사진집 출간사업을 지원하는 것도 정수장학회와 박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습니다.
이밖에 정수장학회가 공익법인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감독기관인 서울시 교육청 감사 결과 정수장학회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지분 100%와 30%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부산일보와 mbc로부터 모두 115억 원을 기부받아 이 가운데 86억 원을 감독관청 승인 없이 직접 사업비로 사용했습니다. 대부분 박근혜 의원이 정수장학회 이사장 재임 중에 지출됐습니다.
기부 받은 재산을 직접 사용하고자 할 때는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어겨온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은 이런 위법 사실을 적발하고도 주의조치를 내리는데 그쳤습니다.
[서울시교육청 담당자]
“공익법인법.. 그렇죠. 위반이죠. 위반. 승인만 안 받았지. 사용 용도가 목적사업에 부합되게 썼다고 한다면 절차상의 하자다, 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 설립 이후 그때가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고요.”
(감사를 처음 했다고요?)
“네. 그랬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좀 뭐 그런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정수장학회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치공세라고 위축하면서도 정수장학회는 성실 공익법인이라고 주장해 온 박근혜 위원장. 하지만 정수장학회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을 계속 지원해왔고. 재단의 위법적 운영 사실도 드러난 이상 이에 대한 박 위원장의 해명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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