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일보 한창원 사장,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됐다

2021년 08월 11일 16시 44분

인천·경기 지역 일간지 기호일보의 한창원 사장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뉴스타파가 '한창원 사장이 감옥에 간 측근에게 수감 중 월급을 주는 등 부당한 금전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지 6일 만이다.

기호일보 노조·시민단체 '한창원 사장 고발'...뉴스타파 보도 6일 만에

지난 6일, 뉴스타파는 2018년 '지방 보조금 횡령 사건'에서 한창원 사장과 공범으로 얽혀 실형을 살았던 전 기호일보 직원 조 모 씨의 음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서 조 씨는 "수감 중에도 기호일보에서 월급을 받았고, 출소 이후인 2020년 2월 말까지 기호일보 직원 신분이었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또 "퇴사를 하면서 퇴직금과 전별금도 받았으며 기호일보에서 사업 이권도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조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 씨에게 월급을 주기로 결정한 기호일보 경영진은 '업무상 배임' 혹은 '업무상 횡령'을 저지른 것이 된다. 구속·수감돼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겐 사업주가 급여를 줘야 할 의무가 없다. 감옥에 간 조 씨에게 임의로 월급을 준 것은 제3자에게 이득을 주면서 기호일보에는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혹은 기호일보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횡령)에 해당한다.
8월 6일 뉴스타파 보도 화면. 전 기호일보 직원 조 모 씨는 "수감 중에도 기호일보 직원 신분을 유지했고 출소 뒤인 2020년 2월 말에야 퇴사했다"고 주장했다.
8월 11일, 기호일보 노조와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은 공동으로 한창원 사장을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서 기호일보 노조와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은 "한창원 사장이 수감돼 있는 조 모 씨에게 급여를 주며 기호일보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한 사장은 2018년 보조금 횡령 사건에서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기간에 업무상 횡령을 또 저질렀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엄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8월 11일 이창호 기호일보 노조위원장과 염성태 인천참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가 인천지방검찰청에 기호일보 한창원 사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진제공 : 기호일보 노동조합)

"감옥 간 횡령 공범에게 왜 월급 줬는지 검찰이 밝혀야" 

기호일보 노조와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은 검찰 수사를 통해 특히 한창원 사장이 조 씨에게 수감 중 월급을 준 이유가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2018년 지방 보조금 횡령 사건에서 한창원 사장과 공범 관계였기 때문에 조 씨에 대한 부당한 금전 지원이 당시 사건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뉴스타파 보도에서도 변호사들은 "보조금 횡령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대가로 기호일보 경영진이 조 씨에게 계속 월급을 준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녹음파일에서도 조 씨가 "한창원 사장이 나에게 '내가 너 대신 (감옥에) 갔어야 했는데...'라고 말했다"고 말한 내용이 확인돼 의심을 키웠다.  
이창호 기호일보 노조위원장은 "뉴스타파 보도에 나온 녹음파일 내용을 보면, 조 씨는 어떤 특정한 목적 혹은 대가로 수감 중 월급과 전별금을 받고, 사업 이권까지 약속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창원 사장이 왜 그런 대가를 준 것인지, 그 내막은 무엇인지 검찰에서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에 이어 배임·횡령 의혹까지

이번 배임·횡령 논란은 한창원 사장을 둘러싼 논란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한창원 사장은 지난 5월, 해고된 계약직 기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같은 달 27일엔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노조 소속 계약직 기자를 부당해고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됐고,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기호일보의 편집권을 빈번하게 침해해 왔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창호 기호일보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한창원 사장은 범죄를 저질러도 집행유예와 기소유예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이번에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밝혀진 죄만큼 제대로 처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진도 인천참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언론사 사장으로서 이미 보조금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면 자숙을 해도 부족한데, 노조를 탄압하고 거기에다가 또 횡령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인천 지역의 신문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기에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제작진
취재홍주환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