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칼럼] 검찰은 '윤석열 내란' 수사에서 손을 떼라
2024년 12월 06일 20시 25분
리영희 선생 10주기를 앞두고 재단법인 ‘뉴스타파함께센터’(이사장 김중배, 이하 뉴스타파함께재단)는 리영희 선생의 미공개 친필 원고와 유품 상설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오늘(25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 ‘리영희홀’ 앞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는 리영희 선생이 남긴 저서 ‘스핑크스의 코’(까치,1998) 서문과 ‘노신을 좋아하는 까닭’ 등 친필 원고와 버클리대 교환교수 시절의 강의안, 자필 이력서, 그리고 말년에 선생과 함께 했던 지팡이, 모자, 손가방 등 모두 2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유필 원고와 유품은 선생의 유가족과 후배 언론인들이 보관해오다 뉴스타파함께재단에 기증한 것이다.
리영희 선생은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등 20편이 넘는 저서와 숱한 논문, 기고문을 세상에 남겼지만, 정작 남아있는 친필 원고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연행, 구금, 구속, 해직을 반복했고 끊임없이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기 때문에 자료와 기록을 제대로 간수할 수 없었다. 그나마 있던 자료도 수시로 공안기관에 의해 압수됐다.
이처럼 리영희 선생의 친필 원고가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뉴스타파함께재단이 상설 전시하는 선생의 원고는 매우 소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친필원고는 나중에 인쇄해 나온 책자와 달리, 단어나 글귀를 넣고, 빼고, 옮기고, 없애는 퇴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저자가 갖고 있는 사유의 얼개와 전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친필원고와 함께 출간한 책을 서로 비교해 살펴 본다면, 색다른 지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 유품 가운데는 ‘군사2급비밀’이라는 문건도 있다. 리영희 선생이 1988년 ‘남북한전쟁능력비교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해 당시 시민사회와 학계에 남북의 실제 군사력을 공론화하며 큰 파장을 일으킨 이후 선생의 서울 화양동 자택 마당에 누군가가 던져놓은 비밀 문서다. 모 정보기관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영희 선생은 이 문건에다 표지를 붙여 “나의 <남북한전쟁능력 비교연구> 논문에 대한 모 기관들(정체불명)의 비판연구(국방부, 중앙정보부, 군사학교?)”라는 제목을 달고 그 아래에 이 문건을 발견한 상황을 이렇게 메모했다.
“동대문 화양동의 집 울타리(담) 넘어로 밤 사이에 누군가가 던져 놓음. 아침에 일어나 뜰에 나가서 눈속에 발견”
리영희 선생이 1987년 8월부터 11월까지 미국 버클리 대학교 교환교수 시절 강의한 과목 ‘한민족 외세투쟁 백년사’ 강의안도 매우 소중한 자료다. 직접 메모한 수백쪽의 강의안을 보면 선생이 이 강의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실감할 수 있다.
뉴스타파함께재단은 이 방대한 자료를 관람객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 장씩 살펴볼 수 있도록 ‘디지털’ 방식으로도 전시한다.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를 방문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리영희 선생의 친필 원고와 유품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 가능 시간은 평일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현재 공개하는 전시 목록은 아래와 같다.
뉴스타파함께센터 전시 공간을 방문하면 한 자 한 자, 힘주어 꾹꾹 눌러 쓴 리영희 선생의 친필 원고와 메모를 통해 한평생 독재권력에 맞서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지키고, 권력과 언론의 추악한 야합을 질타했던 저널리스트이자 비판적 지식인이었던 그의 삶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리영희 선생 10주기를 맞는 올해 12월, 그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는 연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공개할 계획이다.
글 | 박중석 |
데이터 | 최윤원 |
친필 원고 정리 | 조연우 |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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