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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방통위 간부, 비상장 주식 부당거래 의혹

2018년 10월 25일 18시 56분

미공개 정보 이용 차익 거둔 혐의
검찰, 동아일보 계열사 압수수색

지난 2015년 1월과 7월 사이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과 방송통신위원회 서기관이 비상장 벤처기업 올리패스 주식을 부당거래한 정황이 나왔다. 김 사장은 동아일보 계열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주식을 사고팔아 특수관계자 거래 제한 관련법을 어겼다는 지적이 일었다. 방통위 서기관도 김 아무개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전무의 배우자여서 특수관계자다. 두 사람은 김 아무개 전무가 제공한 올리패스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샀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런 혐의를 밝힐 증거를 찾기 위해 지난 3일 서울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18층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대표 이희준)는 2014년 10월 16일 에스텍파마가 가지고 있던 올리패스 주식 1만7254주를 4억9919만2728원에 사들였고, 그해 12월 12일 2.75배 무상증자에 힘입어 주식 수를 4만3552주로 불렸다. 그 무렵부터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임직원과 올리패스 경영진이 미국 제약기업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와 맺은 기술 제휴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협의하기 시작했고, 2015년 1월과 7월 사이에 각각 일어난 김재호 사장과 방통위 서기관의 주식매매로 연결됐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4월 2일 올리패스 주식 2만1774주를 4만 원씩 8억7096만 원에 1차로 팔았는데 2015년 1월 22일 이 주식을 사들였던 김재호 사장도 이때 보유 물량 일부를 팔아 시세차익을 거뒀다. 매각 시점은 BMS로부터 올리패스에 입급될 60만 달러가 들어오지 않아 기술 제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던 때였다.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는 같은 해 7월 7일에도 2000주를 14만2000원씩 2억8000만 원, 6000주를 15만 원씩 9억 원에 팔았는데 방통위 서기관과 매각 시점이 같아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가 개인 자금까지 도맡아 함께 운영했을 개연성을 엿보게 했다. 이때에도 BMS로부터 올리패스에 추가로 입금될 70만 달러가 들어오지 않아 기술 제휴 관계가 크게 흔들리는 흐름을 보였다.

검찰은 이 같은 투자 인연으로 올리패스 경영진과 가깝게 맞닿아 있던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임직원의 휴대폰과 피시 안 문서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2016년 10월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내부 제보에 힘입어 중소기업청이 검찰에 조사를 의뢰한 데 따라 뒤늦게 시작됐다.

자본금 70억 원 규모로 2013년 5월 설립된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최대 주주는 마이다스동아로 57.14%를 가졌다. 김재호 사장은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지분 28.6%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마이다스동아 최대 주주(89.95%)인 동아일보의 대표이사다. 신문(동아일보)과 방송(채널A)을 겸영하는 사업자가 창업투자사까지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 검찰에 제보된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의 비상장 올리패스 주식 부당거래 흐름도

중소기업청과 검찰에 제공된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의 ‘비상장 장외시장 부당거래 현황’ 자료를 보면, 김재호 사장은 2015년 1월 22일 올리패스 주식 5625주를 9330원씩 5248만1250원에 사들였다. 그에게 주식을 판 사람은 정신 올리패스 대표이사의 배우자인 손 아무개 씨였다.

김재호 사장이 주식을 사들였을 무렵 올리패스는 BMS와 신약 개발 제휴를 맺었다는 호재를 등에 업은 상태였다. 2014년 10월 29일 한국경제신문이 전략 제휴 소식을 보도한 데 이어 동아일보도 그해 12월 26일 정신 올리패스 대표 인터뷰를 내보냈다. 잇따른 언론 군불에 힘입어 장외시장 올리패스 주가가 오르자 김재호 사장은 주식 매수 70일 만인 2015년 4월 2일 2000주를 4만 원씩 8000만 원에 팔았다. 애초 사들인 5625주의 절반도 되지 않는 2000주 만으로 원금 5248만1250원은 물론이고 수익 2751만8750원을 거둬들였다. 그 무렵 올리패스와 BMS 사이 기술 제휴 계약이 삐걱이기 시작했지만 시장에 공개되지 않아 주가는 2015년 5월 6만 원, 7월 15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해 7월 말 주가가 16만 원까지 올랐을 때에는 올리패스 시가 총액이 2조 원에 이르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거래 흐름을 두고 “동아일보에서 (올리패스 관련) 호재성 기사를 냈고, 그 기사가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사기적 부정거래'일 수 있다"고 짚었다.

▲2014년 12월 26일 동아일보 경제면에 보도된 정신 올리패스 대표 인터뷰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이 올리패스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담긴 2015년 4월 1일 자 이메일. 이튿날 김 사장이 가지고 있던 올리패스 주식 2000주가 대우증권에 팔렸다.

김재호 사장이 올리패스 주식을 사들인 날, 같은 매도자로부터 같은 양을 같은 값에 산 방통위 서기관은 돈을 더 벌었다. 주식 매수 166일 만인 2015년 7월 7일 2000주를 15만 원씩 3억 원에 팔아 시세차익이 2억4751만8750원에 달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주식을 팔았을 무렵 올리패스와 BMS 간 제휴가 도중에 멈추게 된 사실을 미리 알았는지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호 사장이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지분 28.6%를 가진 데다 동아일보 계열 총수여서 올리패스의 미공개 악재 정보를 안 뒤 주식을 팔았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서기관도 배우자인 김 아무개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전무로부터 올리패스와 BMS 제휴 종료 발표(2015년 8월 31일)가 임박했음을 알고 앞서 주식을 팔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검찰 수사 결과에 눈길이 쏠린다.

김재호 사장은 2014년 3월 4일에도 비상장 벤처기업 휴메딕스 주식 4000주를 2만5000원씩 1억 원에 사들였다. 김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김 아무개 씨는 휴메딕스 주요 주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올리패스 주식 장외시장 흐름에 밝은 창투사 한 임원은 “벤처캐피탈업계가 이런 거(부당거래)에 대해 너무나 도덕의식이 없다”며 “(3년 전) 올리패스 주식이 1년 만에 16배 올랐습니다. 그게 4분의 1 토막이 나는 데 불과 몇 개월이 안 걸렸고요. 이렇게 장외주식이 급등 급락했고, 여기에 미공개 정보가 분명히 있었는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주식을 사고팔았던 벤처캐피탈리스트와 회사 오너들에게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방통위 서기관(⚫⚫⚫)의 올리패스 주식 거래 흐름

방통위 서기관 친족도 큰 시세차익 거둬

방통위 서기관 동생의 배우자 한 아무개 씨도 비상장 벤처기업 주식 투자로 한 달여 만에 큰돈을 벌었다. 2015년 9월 15일 마이다스동아스노우볼투자조합으로부터 노바렉스 주식 1만6666주를 1만2000원씩 1억9999만2000원에 사들였다. 한 씨는 주식 매수 28일 만인 그해 10월 13일부터 42일 만인 10월 27일까지 1만6666주를 2만2000원에서 2만4000원씩 3억7711만8000원에 모두 팔았다. 시세차익이 1억7712만6000원에 이르렀다.

한 씨는 2014년 2월 21일 비상장 벤처기업 휴메딕스 주식 5000주를 2만3000원씩 1억1500만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그해 6월 9일에는 변 아무개 씨로부터 휴메딕스 주식 1000주를 2만3000원씩 2300만 원에 사들였다가 곧바로 또 다른 변 아무개 씨에게 같은 값에 팔기도 했다. 두 변 씨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서기관은 친족의 이런 주식 투자를 두고 “제가 직접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내역 같은 걸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의 올리패스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는 “(배우자가) 벤처업계에 있으니까 바이오 업계를 많이 알고 있고, 장외 주식을 이것저것 사는 게 많이 있다. 그래서 그중에 올리패스 주식도 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자 소개로 올리패스 주식을 샀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봐야겠다”고 답했다.

김재호 사장 쪽(동아일보 경영전략실)에선 올리패스·휴메딕스 주식 거래와 잔여 치 계속 보유 여부,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특수관계자임에도 주식을 사고판 데 따른 입장, 올리패스 주식 매도 시점을 직접 결정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 아무개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전무도 김재호 사장과 배우자와 친족에게 올리패스·노바렉스·휴메딕스 주식 장외시장 거래를 소개했는지, 특수관계자인 김재호 사장의 비상장 주식 거래가 적절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취재 : 이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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