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통령 때 다스 변호사 직접 선임… 변호사비는 옵셔널에 떠넘겨
2018년 02월 03일 17시 45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조카 소유의 다스 하청업체인 ‘지에스엠’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정황이 확인됐다. 지에스엠의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는 이 전 대통령의 처조카인 김봉조 씨이지만 김 씨는 지에스엠의 설립과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바지사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규모와 형성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처가 쪽 친인척을 통해서도 재산을 숨겨온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만큼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경북 경주시 서면에 주소를 둔 다스의 하청업체 지에스엠의 등기부등본상의 대표이사는 김봉조 씨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즉 김윤옥 집안의 첫째인 김춘의 아들로 김봉조 씨에게 이 전 대통령은 이모부가 되는 셈이다. 김윤옥 집안이 소유한 다스 하청업체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문제는 이 회사의 설립 과정과 운영이다. 이 업체가 이 전 대통령의 처조카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라고 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이 업체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먼저, 회사 설립 과정이다. 이 업체 설립에 김봉조 씨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에스엠에서 일한 적이 있고 지금은 다스의 하청업체 대표인 한 모 씨는 지에스엠이 다스의 필요에 의해서 설립됐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에 차 시트를 납품하던 다스가 르노삼성자동차에도 납품을 하려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새 하청업체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하고 다스하고 계약해서 다스 안에서 하려고 하니까 현대(자동차)에서 못하게 해가지고 (공장) 라인을 깔아야 되는데 그 당시 깔 데는 없고 당시 다스 물량이 그때는 안 많았거든요. 그래서 다스에 있던 기계를 몇 개 빼가지고 다스 옆에 한 10분 거리 안에 임대 공장에 허름하게 한 개 얻었어요.
김봉조 씨 자신은 본인의 의사가 아닌 누군가의 지시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불만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김봉조가) 실명은 얘기 안 했는데 지는 하기 싫은데 위에서 하라고 했다고 말했어요. 누구인지는 말 안 했죠.
두번째, 회사 설립 과정에 다스 직원이 동원돼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지에스엠이 다스의 위장계열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스 직원이 일부러 퇴사하고 지에스엠에 취직하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오직 다스를 위해서, 다스에 의해서 이 업체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스에서 오래되고 기계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계들이 (지에스엠으로)나가고 부품이 고장이 나면 항상 다스 직원이 가서 수리도 해줬어요.
뉴스타파는 실소유주를 확인하기 위해 지에스엠을 찾아 갔다. 공장 책임자는 등기상 대표이사 김봉조 씨는 한 달에 한두 번 공장을 방문할 뿐 자신이 공장을 관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조 씨는 이명박 친인척 중에서 대통령 당선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인 ‘보름달’의 대표였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보름달은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아시아태평양 환경 엔지오 한국본부의 총재가 되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김봉조 씨를 만나기 위해 대구의 집을 찾아갔으나 김 씨는 없었다. 회사 주주로 이름이 올려져 있는 부인 조 모씨는 회사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저는 잘 몰라요. 나중에 되면 애기 아빠 만나서 얘기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이미 다스의 고철 사업권을 받아왔던 이 전 대통령의 조카 김동석·김동혁 형제가 이 전 대통령의 100억 원대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본인의 형제와 조카 뿐만 아니라 부인 김윤옥 일가를 통한 차명재산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처조카 소유의 다스 하청업체가 새롭게 확인되면서 많게는 수십 명에 달하는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일가 전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취재: 최문호 한상진 송원근 강민수 임보영 김지윤
촬영: 최형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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