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차명재산 의심 다스 하청업체 '지에스엠'

2018년 02월 07일 18시 02분

이명박 처조카 김봉조는 바지사장 의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조카 소유의 다스 하청업체인 ‘지에스엠’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정황이 확인됐다. 지에스엠의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는 이 전 대통령의 처조카인 김봉조 씨이지만 김 씨는 지에스엠의 설립과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바지사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규모와 형성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처가 쪽 친인척을 통해서도 재산을 숨겨온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만큼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경북 경주시 서면에 주소를 둔 다스의 하청업체 지에스엠의 등기부등본상의 대표이사는 김봉조 씨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즉 김윤옥 집안의 첫째인 김춘의 아들로 김봉조 씨에게 이  전 대통령은 이모부가 되는 셈이다. 김윤옥 집안이 소유한 다스 하청업체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다스에 의해, 다스를 위해 만들어진 지에스엠

문제는 이 회사의 설립 과정과 운영이다. 이 업체가 이 전 대통령의 처조카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라고 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이 업체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먼저, 회사 설립 과정이다. 이 업체 설립에 김봉조 씨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에스엠에서 일한 적이 있고 지금은 다스의 하청업체 대표인 한 모 씨는 지에스엠이 다스의 필요에 의해서 설립됐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에 차 시트를 납품하던 다스가 르노삼성자동차에도 납품을 하려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새 하청업체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하고 다스하고 계약해서 다스 안에서 하려고 하니까 현대(자동차)에서 못하게 해가지고 (공장) 라인을 깔아야 되는데 그 당시 깔 데는 없고 당시 다스 물량이 그때는 안 많았거든요. 그래서 다스에 있던 기계를 몇 개 빼가지고 다스 옆에 한 10분 거리 안에 임대 공장에 허름하게 한 개 얻었어요.

한모 씨 / 다스 하청업체 대표

김봉조 씨 자신은 본인의 의사가 아닌 누군가의 지시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불만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김봉조가) 실명은 얘기 안 했는데 지는 하기 싫은데 위에서 하라고 했다고 말했어요. 누구인지는 말 안 했죠.

두번째, 회사 설립 과정에 다스 직원이 동원돼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지에스엠이 다스의 위장계열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스 직원이 일부러 퇴사하고 지에스엠에 취직하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오직 다스를 위해서, 다스에 의해서 이 업체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스에서 오래되고 기계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계들이 (지에스엠으로)나가고  부품이 고장이 나면 항상 다스 직원이 가서 수리도 해줬어요.

공장 책임자 “김봉조는 한 달에 한두 번 출근”

뉴스타파는 실소유주를 확인하기 위해 지에스엠을 찾아 갔다. 공장 책임자는 등기상 대표이사 김봉조 씨는 한 달에 한두 번 공장을 방문할 뿐 자신이 공장을 관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자 : 김봉조씨는 출근 안 하시나요?
  • 지에스엠 공장 책임자 : 여기 내가 책임자인데 출근을 뭐하려고 해요
  • 기자 : 김봉조씨는 그럼 대구에 계신가요?         
  • 책임자 : 대구에 있어요. 대구서 안 내려와요
  • 기자 : 김봉조씨는 안 오시나요?
  • 책임자 : 가끔가다 한번씩 나와요.
  • 기자 : 가끔가다라는 게 한 달에 한번?
  • 책임자 : 한달에 한 두번?

김봉조 씨는 이명박 친인척 중에서 대통령 당선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인 ‘보름달’의 대표였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보름달은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아시아태평양 환경 엔지오 한국본부의 총재가 되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김봉조 씨를 만나기 위해 대구의 집을 찾아갔으나 김 씨는 없었다. 회사 주주로 이름이 올려져 있는 부인 조 모씨는 회사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저는 잘 몰라요. 나중에 되면 애기 아빠 만나서 얘기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조모 씨/김봉조 씨 부인

이미 다스의 고철 사업권을 받아왔던 이 전 대통령의 조카 김동석·김동혁 형제가 이 전 대통령의 100억 원대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본인의 형제와 조카 뿐만 아니라 부인 김윤옥 일가를 통한 차명재산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처조카 소유의 다스 하청업체가 새롭게 확인되면서 많게는 수십 명에 달하는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일가 전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취재: 최문호 한상진 송원근 강민수 임보영 김지윤
촬영: 최형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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