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외과,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기록 작성 않아...특별대우"
2019년 03월 20일 19시 35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마약류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증언을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김민지(가명)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근무할 당시인 2016년,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H성형외과를 방문해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강해 지난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지난 2013년에는 일부 연예인들이 상습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하루에 서너 곳의 병원을 옮겨다니며 프로포폴 주사를 맞는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16년 9월 경, 김 씨는 H성형외과에서 이부진 사장과 대면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장과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병원에 혼자 남아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과정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이 “프로포폴을 더 주사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원장인 유모 씨와 전화통화도 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부진 사장과 호텔신라측에 질의서를 보내 입장을 요청했다. ‘H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부진 사장 측은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한 채, 질의서를 보낸 지 3일 만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취재진은 이후 여러차례 “해당 성형외과를 다닌 적은 있는지” 등을 추가로 물었지만, 이 사장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제보자 김 씨는 “H성형외과가 이부진 관련 진료, 투약 기록을 작성하지 않았고 프로포폴 장부를 허위로 조작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고도 주장했다.
김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H성형외과는 환자 차트나 예약 기록 등에 이부진 사장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프로포폴 투여 날짜와 용량 등을 기재하는 ‘장부’는 다른 환자들에게 투여한 량을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이 성형외과가 엄격하게 작성해야 하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멋대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또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은 일반 환자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반 환자들이 거치는 일반적인 예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장과 직거래를 하는 식으로 H성형외과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취재진은 김 씨의 증언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병원 관계자들에게 연락하고 찾아갔다. 유 모 H성형외과 원장, 제보자인 김민지 씨와 함께 근무했던 성형외과 총괄실장 신 모 씨 등이었다.
먼저 신 씨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부진 사장이 H성형외과에 드나든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병원방문 목적이 “프로포폴이 아닌 보톡스 시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차례 만남 이후 신 씨는 모든 취재를 거부했다.
유 모 원장 역시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해당 의혹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취재진과의 수차례 만남에서 “인터뷰를 거부한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2016년 경 제보자 김민지 씨와 H성형외과에서 같이 근무했고,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직원 2명도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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