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
2016년 07월 21일 22시 00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마약류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증언을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김민지(가명)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근무할 당시인 2016년,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H성형외과를 방문해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다”고 말했다.
김민지 씨는 인터뷰에서 “H성형외과에서 일하는 동안 여러차례 이부진 사장을 봤고,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장면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을 처음 만났던 날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이부진 사장이 성형외과 건물 내 직원 전용 주차장을 사용해 곧바로 건물 3층에 있는 H성형외과 VIP실로 들어갔습니다. 이부진 사장은 오랫동안 그 방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같이 일하던 동료에게 ‘이부진 사장이 왜 안 나오냐’고 물었더니, 그 직원은 ‘지금 프로포폴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이 한 달에 최소 두 번 이상 H성형외과를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제가 H성형외과에 재직하던 동안에는 한 달에 최소한 두 번은 오셨고요. 이부진 사장이 (성형외과 측에) 한 달에 서너 번씩 연락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유OO 원장님이 ‘안 된다, 안 된다’고 거절하다가 한 번씩 ‘오셔라, 몇 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다른 예약을) 빼놓겠다’고 하시면 그 시간에 맞춰서 오셨습니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강해 지난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지난 2013년에는 일부 연예인들이 상습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하루에 서너 곳의 병원을 옮겨다니며 프로포폴 주사를 맞는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16년 9월 어느 날, 김 씨는 H성형외과에서 이부진 사장과 대면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원장과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병원에 혼자 남아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과정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이 “프로포폴을 더 주사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유 원장과 전화통화도 했다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이 자다 깨서 눈이 반쯤 감긴 상태로 핸드폰을 찾으셨어요. 제가 ‘핸드폰 여기 있다’라고 말하며 드렸더니, ‘원장님께 전화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곧바로 병원 전화로 원장님께 전화를 했고요. 그랬더니 원장님이 ‘안 된다고 해라, 원장님이 퇴근하셔서 더 이상 투약은 안 된다고 말씀드려라’고 했습니다. 제가 원장님 말씀을 이부진 사장에게 그대로 전했더니 이부진 사장은 직접 원장님께 전화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결국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머리 빗고 정리하시고 나오셨죠.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을 대면한 날, VIP룸을 정리하면서 프로포폴 두 상자를 발견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프로포폴 앰플 10개씩, 총 200ml 정도가 들어 있던 상자였다.
취재진은 수면마취제를 다루는 전문의를 찾아가 일정량 이상의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신체에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 물었다.
일반적으로 성인 체중 60KG에 적절한 프로포폴양은 한번에 6ml에서 12ml 정도입니다. 프로포폴 200ml는 과도한 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양의 프로포폴을 쓰게 됐을 때 호흡이 억제되고 맥박이 느려지거나 저혈압이 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부작용을 우려해서인지 김 씨는 이부진 사장이 프로포폴을 맞을 때면 원장과 직원이 번갈아가며 이 사장의 곁을 지켰다고 말했다.
프로포폴이 위험한 이유가 잠을 자다가 숨을 안 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이부진 사장 곁을 지켜요. 저희들은 그걸 ‘킵(Keep)’이라고 불렀어요.
제보자 김 씨는 이부진 사장과 대면한 이후 성형외과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계속 이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다가는 나중에 큰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걱정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나도 불법 투약에 연루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에 좀 무서웠습니다. 퇴사하고 생각해 보니까 이걸 계속 내가 숨겨야 될 필요가 있나, 나중에 터져서 나도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 성형외과에서 계속 불법을 저지르다 만약에라도 이부진 사장이 아닌 다른 분들한테까지 퍼져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는 알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 인터뷰에 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관련 취재를 마친 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부진 사장과 호텔신라측에 질의서를 보내 입장을 요청했다. ‘H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부진 사장 측은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한 채, 질의서를 보낸 지 3일 만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취재진은 이후 여러차례 “해당 성형외과를 다닌 적은 있는지” 등을 추가로 물었지만, 이 사장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취재 강민수 강혜인
촬영 신영철
편집 정지성 김은
CG 정동우
디자인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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