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의

"조국 수사와 비교하면 직무유기 명백" 전현직 검사 11명 고발

2020년 02월 03일 16시 00분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의 스폰서 김 씨가 사건이 벌어졌던 2016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김수남 변호사를 비롯해 전현직 검사 11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스폰서 김 씨는 지난 30일 대검찰청 반부패부에 접수한 고발장에서, 김형준 검사가 박수종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 등을 인지하고도 해당 검사들은 감찰이나 수사를 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행위가 형법상의 직무유기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의 특수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스폰서 김 씨는 고발장을 접수하는 동시에, 대검찰청에 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 요청서도 접수했다.

▲ 최근 전현직 검사 11명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한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의 스폰서 김 씨

“김형준-박수종 뇌물 덮은 것은 직무유기” 

스폰서 김 씨는 고발장에서, 지난 2016년 피의자 신분이었던 박수종 변호사가 수사 책임자였던 김형준 전 검사에게 4천만 원의 금품을 건넨 사실이 있다며, 이는 피의자가 현직 검사에게, 그것도 증권범죄를 관장하거나 증권범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검사에게 돈을 지급한 것이기 때문에 명백한 뇌물로 보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검사들이 이를 알고도 입건하거나 수사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죄수와 검사> 6편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박수종 변호사는 2015년 서울 남부지검에서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남부지검의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장을 지냈던 김형준 전 검사에게 세 차례에 걸쳐 4천만 원의 금품을 건넨 바 있지만 뇌물 혐의로는 어떤 수사도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스폰서 김씨는 지난 10월 25일, 김형준과 박수종 두 사람을 뇌물 수수와 뇌물 공여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김형준 전 검사와 박수종 변호사는 사건이 불거진 당시 이뤄진 대검 감찰팀 조사에서 “문제의 4천만 원은 박수종 변호사가 김형준 검사에게 빌려준 돈이며 나중에 모두 갚았다”고 해명했다. 또 돈이 오간 시기인 2016년 3월부터 9월 사이에는 김형준 전 검사가 남부지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장을 떠나 예금보험공사에 파견을 가 있던 시기였고, 따라서 박수종 변호사에 대한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스폰서 김 씨는 이에 대해 김형준 전 검사가 박수종에게 돈을 돌려준 것은 대검 감찰팀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도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돈을 건네기 이전에도 박수종 변호사가 김형준 검사에게 천만 원 이상의 향응을 지속적으로 제공했던 점, 김형준 검사가 박수종 사건의 담당 검사에게 조속한 수사 진행을 지시했던 점으로 미루어 단순한 금전 대차 관계라는 두 사람의 해명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금품 수수 시기와 관련해서는 “뇌물성을 인정하는데는 금품수수 시기와 직무집행 행위의 전후를 가릴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 장래에 담당할 직무에 대한 대가로 이익을 수수한 경우에도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례가 존재한다며 금품의 수수 시기는 뇌물죄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고도 덧붙였다.

박수종, 김형준 두 사람의 뇌물 혐의를 인지하고도 수사하지 않은 직무 유기와 관련해 스폰서 김 씨가 고발한 전현직 검사는 2016년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과 김주현 대검 차장, 그리고 당시 대검 특별감찰팀 소속 검사였던 윤병준, 정수진, 조철, 안병익, 이선봉 검사 등 모두 7명이다.  

“뇌물 액수 축소한 것도 직무유기” 

스폰서 김 씨는 이와 함께 자신이 대검 특별감찰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김형준 전 검사에게 준 뇌물과 향응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는데도 이 가운데 일부를 검사들이 누락시켰고, 자신이 진술한 성접대와 성매매 혐의 역시 수사하지 않았다며, 이 역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스폰서 김 씨는 지난 9월, 검찰이 기소과정에서 축소한 뇌물과 누락한 성매매 혐의에 대해 경찰에 추가 고발을 한 바 있다. 당시 스폰서 김 씨는 김형준 전 검사를 고발하는 동시에 뇌물 공여자인 자신도 추가로 처벌해달라며 자신의 이름도 피고발인에 포함시켰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 씨가 누락됐다고 주장한 뇌물 가운데 일부를 인정해 지난 11월 일부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해당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김형준 전 검사의 뇌물 축소와 성매매 누락에 대해 스폰서 김 씨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검사는 당시 대검 특별감찰팀 소속이었던 윤병준, 정수진, 조철, 안병익, 이선봉 검사 등 5명이다.  

“범죄 파악하고도 언론보도 전까지 뭉갰다” 

스폰서 김 씨는 이와 함께, 검찰이 김형준 검사의 비위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언론보도가 나올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사실 역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고발 사실에 포함시켰다.  

뉴스타파가 <죄수와 검사> 3편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서울 서부지검은 2016년 5월 스폰서 김 씨의 또 다른 고교동창 한 모 씨가 스폰서 김씨를 고소한 사건을 통해 김형준 검사의 비위 사실을 파악했고, 이를 대검 감찰1과장에게 이메일로 보고했지만 대검 감찰팀은 한겨레 신문의 보도가 있었던 2016년 9월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스폰서 김 씨는 당시 서울 서부지검이 김형준 검사의 비위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과 대검찰청이 감찰 착수를 하지 않은 것은 “검찰 공무원의 뇌물 수수 범죄의 경우 지체없이 입건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있는 <검찰 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처리 지침> 3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폰서 김 씨가 보고와 감찰, 수사를 지체했다며 직무유기로 고발한 검사는 당시 서울 서부지검에서 스폰서 김 씨에 대한 고소 사건을 담당했던 박정의 검사와 김현선 부장검사, 당시 대검 감찰본부장이었던 정병하 검사와 감찰1과장이었던 조기룡 검사 등 4명이다.  

“조국 수사와 비교해보면 직무유기 명백” 

스폰서 김 씨는 고발장에서, 처벌을 감수한 자신의 폭로가 없었다면 검찰은 김형준 검사 사건 자체를 은폐했을 것이라며, 폭로 이후에도 자신은 그에 따른 처벌을 감수하고 있는 반면 검찰은 범죄를 면밀하게 수사해야 할 엄중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검찰이 지난 몇 달 동안 벌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김형준 검사 사건을 비교하면 검사들의 직무유기는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스폰서 김 씨의 고발 사건을 대리한 법무법인 민본의 민병덕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보아 2016년 당시 대검찰청을 비롯한 검찰은 김형준 부장검사와 관련한 대부분의 비위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덮거나 범죄를 축소하려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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