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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21일 19시 00분
일제 강점기 친일부역행위를 일삼은 친일파 가운데 해방 이후 교육계 고위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뉴스타파는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006명과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인사 4,389명의 해방 후 경력을 살펴봤다. 그 결과 중·고등·대학교 등 각급 학교를 설립하거나 대학에서 이사, 이사장, (부)총장 등을 지낸 친일 경력 교육자 87명을 찾아냈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중추원 참의를 지낸 김경진, 김원근, 박필병, 서병조 뿐만 아니라 일제 판사와 검사 출신의 계철순, 고재호, 김갑수, 김세완, 이호, 정재환, 그리고 조선총독부와 만주국 관료 출신의 김영훈, 박일경, 윤태림, 이인기, 최문경, 박이순 등이 해방 후 학교를 설립했거나 대학의 총장, 이사장 등을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일제 강점기 기준 경력으로 볼 때 교육·학술 분야에서 활동한 친일 인사가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교계에서 친일 활동을 한 인사가 21명, 총독부 관료와 군수 출신 16명, 일제 검사와 판사 출신이 6명, 중추원 참의 등 일제 고위직이 5명, 경제계 4명 순이었다.
학교별로 보면, 동국대학교에서 총장, 이사, 이사장 등을 지낸 인물 8명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표됐거나 친일인명사전 등재 인물로 나타났다.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 권상로, 일제판사 고재호와 김갑수, 조선임전보국단 상무이사 이종욱, 일본군의 무운장구를 기운하는 법요를 열고 시국강연회에서 강연을 한 조계종 승려 김영수, 임석진, 허영호 등이다.
이화여자대학교는 6명이 친일인사가 (부)총장, 이사, 이사장을 지냈다. 조선임전보국단 부인대 지도위원 김활란, 이숙종, 서은숙, 일제에 국방헌금 1만 원을 내고 경기도군용기헌납발기인회 발기인으로 참여한 김순흥, 미영격멸간담회 발기인으로 참여한 변홍규 등이다.
숙명여자대학교는 조선임전보국단 부인대 지도위원 이숙종과 임숙재, 친일판사 고재호,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위원 김두헌, 일제 군수 윤태림, 만주국 관료 출신의 이인기 등 5명이 총장과 이사장을 지냈다.
여러 대학의 총장과 이사장 등을 거친 친일파도 있다. 일제 징용과 학도병, 징병을 독려한 조동식은 상명학원 초대 이사장(1945), 성균관대학교 초대 이사장(1947)을 거친 뒤, 1950년 동덕여자대학교를 설립했다. 성신여대 설립자 이숙종은 성신여대 이외에도 숙명학원(숙명여대) 이사장(1964)을, 이화여대 이사(1952)를 맡았다. 신봉조는 이화예술고등학교를 설립(1953)하고, 상명학원(상명대) 이사장(1954), 이화학원 상무 이사(1961) 등을 지냈다.
고황경, 곽종원, 김영훈 등 15명은 1968년 박정희가 공표한 국민교육헌장을 사회에 구현했다는 공로로 박정희와 전두환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또 김준보, 윤태림, 조재호, 최문경 등은 5·16 혁명이념을 교육 현장에서 구현한 공로로 박정희에게 훈장을 받았다. 수여일은 1963년 12월 17일인데, 박정희가 구테타 성공 후 대통령에 당선돼 임기가 시작된 때였다. 박정희가 초대 총재를 맡은 ‘5.16 민족상 재단’의 이사와 심사위원을 맡거나 5.16민족상을 받은 인사도 송금선, 이병도 등 모두 5명이었다.
뉴스타파는 해방 후 대한민국 교육 분야에서 활동한 친일인사 87명의 명단을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제작해 공개한다. 짙은 붉은색 배경으로 표시된 인물은 친일 부역행위 뿐만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 정권에 부역한 이력도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독재 부역 이력과 훈장 내역도 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인물 사진을 클릭하면 이들의 친일행적과 해방 후 교육 관련 이력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006명에 포함된 인물인 경우 반민규명위원회가 2009년 작성한 결정보고서 원문을 볼 수 있다.
※ [민국100년 특별기획] 족벌사학과 세습⑧ '민족교육자'로 변신한 친일파 87명...13개교는 세습
데이터: 최윤원, 임송이
데이터 시각화: 임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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