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미군기지 반환'...용산기지는 전체의 2%에 불과

2020년 12월 11일 17시 05분

정부가 오늘(12월 11일) 반환 대상이던 주한미군기지 가운데 12곳을 미국 측으로부터 반환 받는다고 발표했다. 반환 받는 기지 중에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일부도 포함돼, 용산미군기지 사상 첫 반환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정부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공원으로 추진하는 ‘용산공원’ 조성 계획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에 반환 되는 용산기지는 용산공원이 들어설 용산미군기지 전체 면적의 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 용산의 ‘캠프킴’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등 반환대상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오염 정화비용 관련 합의도 없이 미국 측과 기지 반환에 합의하면서 “굴욕적 반환 합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12개 미군기지 반환 받는다" 발표

정부는 11일 국방부·외교부·국토부·환경부 등 정부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반환대상이었던 미군기지 중 12개 기지를 반환받는다고 밝혔다. 
최창원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제 201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화상으로 개최한 뒤 11개 미군기지와 용산 사우스포스트 일부 구역(이하 12개 기지)을 반환받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12개 미군기지는 서울의 폐쇄된 미군기지와 경기, 대구, 경북, 강원 등에 산재해 있다. 
서울의 극동공병단(중구), 캠프 킴(용산구), 용산기지 2개 구역(용산구), 니블로배럭스(용산구),서빙고부지(용산구), 8군 종교휴양소(용산구), 캠프워커 헬기장(대구 남구), 성남골프장(경기 하남), 캠프 잭슨(경기 의정부), 캠프 모빌 일부(경기 동두천), 해병포항파견대(경북 포항), 필승사격장 일부(강원 태백) 등이다. 

용산미군기지는 전체의 2% 정도만 반환

이번에 반환 받는 용산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일부 두 구역. 5만 3천여 제곱미터로 전체 용산기지 면적의 2%에 불과하다.
앞서 뉴스타파는 한미 양국 정부가 반환 협상을 진행 중인 기지 중 용산기지는 전체의 극히 일부인 사우스포스트 스포츠필드와 소프트볼경기장 단 두 구역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참고 기사 : [미군기지반환 현주소①우리는 용산공원을 가질 수 있을까) 
이번 정부 발표에 포함된 용산기지 일부는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한 것과 같다. 정부는 “미군이 사용 중인 대규모 기지로 전체 기지 폐쇄 이후 반환을 추진할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어 2개 구역을 우선 반환받게 됐다”고 밝혔다.
반환 받는 용산기지 내 스포츠필드와 소프트볼경기장은 5만 3천여 제곱미터 크기로, 지난 8월 변경고시된 용산공원조성지구 계획안에 나온 전체 용산기지 290만 제곱미터(국방부 면적 제외시 약 260만 제곱미터)의 약 2%에 해당한다.
사우스포스트 나머지 구역과 메인포스트 구역은 반환 협상이 개시되지 않았다. 용산기지 동남쪽에 위치한 ‘수송부 부지’ 역시 반환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밖에 서울 남산의 통신기지로 쓰였던 ‘캠프 모스’ 역시 이번에 반환받지 못했다. 
수송부 부지와 캠프 모스, 용산 메인포스트, 용산 사우스포스트 나머지 일부 구역은 언제 반환이 이뤄질지 알 수 없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상 반환 미군기지 리스트에 따르면 위 기지들은 반환 대상 리스트에도 오르지 않았다. 

다이옥신 나온 캠프킴까지 반환받는 정부

이번 반환 대상 미군기지에는 서울 용산 남영역 인근의 캠프킴까지 포함됐다. 캠프킴에서는 환경부 환경조사결과, 발암물질과 유류오염물질, 중금속 오염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특히 토양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까지 검출된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참고 기사: 미군기지반환 현주소 ②) 
통상 환경오염 물질이 다량 검출되면 오염 책임과 정화 비용을 놓고 한미 양측간 협상이 첨예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용산 캠프킴과 사우스포스트 일부의 경우, 정부가 지난해 반환 협상을 개시한다고 발표한 뒤 1년 만에 반환이 이뤄진 것이다. 
이번에 반환 받는 사우스포스트 두 구역 역시 유류오염물질과 중금속 오염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그러나 정부의 미군기지 반환 발표에는 이 같은 환경 오염 얘기는 쏙 빠져있다. 정부는 다만 “▲환경오염정화 책임, ▲주한미군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 방안, ▲한국이 제안하는 소파 관련 문서에 대한 개정 가능성에 대해 지속 논의한다는 조건으로 12개 기지 반환에 합의했다”고만 밝혔다. 
이를 두고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준)’ 등 시민단체에서는 “신규택지로 개발하겠다는 남영동의 캠프킴에서는 심지어 맹독성 1군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오염까지 확인됐다. 서울의 다른 미군기지와 성남골프장 등에서도 경악할 만한 내부 오염이 공개됐다”며 미군기지의 오염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SOFA의 미군기지 반환절차상 '환경 정화 조치 이행 요구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1년 만에 협상 개시, 조사, 반환까지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협상을 포기한 것”이라며 "현 SOFA 환경 조항과 절차에는 시설구역을 반환한 이후에 책임을 묻거나 추가 협의를 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협의 지속을 핑계로 오염된 기지를 우선 돌려받고, 나중에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 입장은 철저히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