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기자 인터뷰 "한국산 전자개표기는 부정선거와 관련없다"
2024년 12월 19일 20시 00분
<기자>
올해 1월말부터 여름까지 170일 동안 파업을 벌였던 MBC. 파업이 끝난 뒤 예년에 없던 풍경이 연출됩니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천정. 곳곳에 CCTV가 촘촘하게 설치돼 있습니다.
[직원 MBC 시사제작국]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CCTV가 막 생기더라고요. 이렇게.”
(CCTV가요?)
“네. 거의 없었어요. 제가 5년 일했는데 거의 없었고 어느 순간 되니까 막 이렇게 생기더라고요.”
(이게 파업 때부터 생긴 건가요? 올해에?)
“아마 그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시사제작국이 있는 6층. 천장 곳곳에 CCTV를 새롭게 설치해 놨습니다. 이 사무실은 피디수첩과 2580 등 시사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곳입니다. 새로 추가된 CCTV를 포함해 모두 8대에 이릅니다.
[직원 MBC 시사제작국]
“뭘 해도 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고 그래요. 원래 이렇게 (CCTV를) 설치할 필요가 없었죠. 이렇게 없었죠. 도난 목적으로 (CCTV가) 이용되는 건 좋은데 그게 아니니까 좀 다른 기분이 들죠.”
[직원 MBC 시사제작국]
(CCTV가 설치된 걸 보면 좀 기분 나쁘거나 그렇진 않으세요?)
“좀 신경 쓰이긴 해요.”
(어떤 게 신경 쓰이세요?)
“뭐하고 있는지 다 보이니까.”
이번엔 3층 교양제작국을 가봤습니다. 지난해 말 CCTV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불과 1미터 남짓 거리에 두 대. 심지어 세 대가 촘촘히 들어선 곳도 있습니다. 노조 조합원이 근무하는 책상 바로 위에 부착된 경우도 많습니다.
[서현권 MBC 보도국 촬영기자]
“지금 제 자리에 불과 한 1~2m 상공 위에 하나 있고요, 그 다음에 제 앞에도 하나 있고요. 제 뒤통수에도 하나가 더 있는 걸로 파악이 되고 있는데 불과 몇 평 안 되는 제 책상 공간에 벌써 한 3개? 2개?”
이렇게 120명 남짓 직원들과 작가들이 근무하는 교양국엔 모두 13대의 CCTV가 있습니다. CCTV 한 대 당 9명 꼴입니다. 이렇게 직원 머리 위에 설치돼 있는 CCTV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취재팀은 CCTV의 기종을 확인한 뒤 전문 상가를 찾아 물어봤습니다.
[CCTV 판매자]
“HDTV 보는 거 있잖아요. 그 정도의 화질로 나오는 거고요.”
(HD?)
"네.“
“지금 TV 해상도가 나와요.”
(그러면 사람을 정확하게 식별하고요?)
“HDTV를 보면 얼굴점도 나오잖아요. 그렇게 나와요. 이렇게 사람 눈으로 보듯이 ‘아 저기에 점이 있으시네, 털도 있으시네’ 그런 식으로 다 나와요.”
방범용 치곤 HD급 고화질에 해당한다는 이야기.
[CCTV 판매자]
(이게 방범용으로 이런 게 많이 쓰여요?)
“HD카메라는 아직 크게 유통은 안 되고 있습니다. 고가품이라 아직은 저희도 갖다 놓지 못합니다.”
실제 CCTV에 촬영된 화면을 보면 사람의 얼굴은 물론 문구까지 선명하게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서현권 MBC 보도국 촬영기자]
“무섭죠. 물론 코를 파는 것도 알 것이고, 무좀이 있거나 그래서 발이 간지러워서 발가락을 꼬물거려도 알 것이고, 사소하게 작은 일이긴 하지만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소름끼치죠.”
문제는 모든 사무실에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3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 교양제작국 바로 옆 외주제작국. 이곳에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네트워크 서버 등 중요 자료가 보관돼 있는 9층의 정보 콘텐츠실 역시 CCTV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피디수첩 제작 피디들이 있는 시사제작국과 보도국 등에만 집중적으로 설치돼 있는 셈입니다. 지는 몇 달 사이 이들 사무실에만 10대가 넘는 CCTV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
“지금 기존에 있던 도난 감시용 CCTV 이걸로도 도난 감시용으로는 크게 부족하다고 할 순 없어요. 그런데도 HD급 CCTV를 8대 파업 이후에, 총 보도국에 8대인가 더 늘어났고요. 시사제작국에도 추가로 설치를 했고.”
[MBC 시설관리부 직원]
“위에서 지시를 해서 설치를 한 건데 보도국 요청에 의해서.”
(아 그래요?)
“우리는 어차피 시설관리부서니까요. 설치하라면 설치하는 거죠, 뭐.”
(그러면 보도국하고 시사제작국, 교양제작국에만 집중 됐나요?)
“그거는 그쪽(각 부서)에서 요청해 왔죠. 윗선에서 결정된 일로 알고 있고요.”
절도 등을 막기 위한 방범용이라는 게 MBC 사측의 공식 입장. 하지만 고화질의 CCTV를 기자, 피디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집중적으로 추가 배치했다는 점에서 상시적인 직원 감시가 주된 목적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입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방법용을 넘어서는 이런 고화질 CCTV나 또는 해킹용을 넘어서는 채증 행위 이런 게 있을 수가 없어요. 구성원의 머릿속을 다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는 사람은 철저하게 순치 시키겠다’라는 목적을 깔로 이런 행위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아닌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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